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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매매 완화 조치에 한숨 돌린 개미들, 공매도 불만은 여전

이복현 금감원장이 2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한국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금융투자권역 CEO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이복현 금감원장이 2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한국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금융투자권역 CEO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파이낸셜뉴스]“주가가 조금만 더 빠졌으면 반대매매가 나올 뻔했는데 다행히 3개월은 버틸 수 있을 것 같습니다.”(40대 직장인 A씨)

최근 금융당국이 주가 급락으로 반대매매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증권사 신용융자담보비율 유지의무를 3개월간 면제해주기로 하면서 동학개미들도 한숨 돌렸다. 업계에서는 일반 개인투자자뿐 아니라 시장의 유동성을 공급해주는 슈퍼개미들에게도 호재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여전히 개인들은 공매도 조치에 대한 정부의 결정에는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1일 주식 시장 마감 직후 김소영 부위원장 주재로 증권 유관기관과 금융시장합동점검회의를 열고 증시 변동성 완화 조치를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일단 당국은 4일부터 올해 9월 30일까지 3개월간 증시 급락에 따른 신용융자 반대매매 급증 우려를 완화하기 위해 증권회사의 신용융자담보비율 유지의무를 면제하기로 했다.

신용융자담보비율 유지의무란 증권회사가 신용융자를 시행할 때 담보를 140% 이상 확보하고 증권회사가 내규에서 정한 비율의 담보비율을 유지할 것을 요구하는 것이다. 유지의무가 면제되면, 증권회사는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탄력적으로 담보 유지 비율을 결정할 수 있게 된다.

개미들은 이번 정부의 조치에 일단 급한 불은 껐다는 반응이다. 코스피 지수가 지난 1일 1.17% 하락한 2305.42로 연저점을 경신한 가운데 반대매매에 대한 공포심이 커지는 상황에서 정부의 조치로 인해 안도감을 느꼈다.

직장인 30대 직장인 최모씨는 “최근 주가가 빠지면서 반대매매를 당할까봐 회사 노동조합에 노조 대출이 있는지 문의를 했다”면서 “담보 비율을 맞추기 위해 추가로 돈을 구하느라 이리저리 도움을 구했는데 다행히 시간을 좀 더 벌었다”고 전했다.

기업들 입장에서도 반대매매로 인한 주가 하락률이 큰 상황에서 이번 조치가 주가 방어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코스닥 바이오 상장사의 한 관계자는 “주주 중에 일반 개인 투자자 이외에도 수십억원, 수백억원이 들어간 큰 손 투자자들이 많은데 이들이 반대매매를 당할 경우 주가가 1만5000원에서 1만원대까지 갑자기 빠질 수 있다”면서 “회사 입장에서는 악재도 없는데 갑작스레 주가가 빠지는 것에 대해서 일반 주주들에게 일일이 설명할 수도 없고 대응하기도 힘들어 곤혹”이라고 전했다.

일반 개인투자자들의 경우는 이번 정부의 조치 중에서 신용융자담보비율 유지의무이 외에도 공매도 개선에 대한 목소리가 컸다. 정부는 금융감독원·거래소 합동으로 공매도 특별점검을 실시해 공매도 현황 및 시장교란 가능성은 없는지 살펴볼 방침이다.

하지만 개인투자자들은 국내 증시가 세계 다른 국가보다 지수가 더 하락한 이유에 대해 공매도를 원인으로 삼고 있다. 그동안 개인투자자 연합인 한국투자자연합회(한투연) 등은 공매도가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에게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며 제도 개편을 요구해왔다. 그러던 중 최근 미국의 긴축정책에 증시 침체가 계속되자, 개인투자자 사이에 공매도 제도 개편을 넘어 한시적으로 금지하자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글로벌 주식시장 대표 지수 중 코스닥 하락률은 1위였고 코스피 하락률은 2위를 기록했다"며 "2020년 코로나19 위기 때도 우리나라 증시 하락률이 1위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매도에 취약하기 때문에 세계에서 꼴찌를 기록하고 있는데 하락 폭이 깊다는 것은 개인 투자자 피해로 이어질 수밖에 없고 그 피해 규모는 천문학적"이라며 "한시적 공매도를 시행하고, 금지 기간 안에 제대로 된 공매도 개혁을 반드시 실시해야 한다"고 했다.

반면 이복현 금감원장은 앞서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센터에서 열린 금융투자권역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서 공매도 금지에 대해 선긋기에 나선 상황이다.

이 금감원장은 "전문가들이 여러 방안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고, 기계적으로 정책을 똑같이 할 순 없다는 것을 다 이해하실 것"이라며 "변화하는 상황에서 정책 수단을 신중하고 세밀하게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도 공매도 금지는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새 정부의 기조도 일단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기 위해선 공매도 전면 재개의 방향으로 가야한다는 쪽이다. 다만 새 정부는 공매도 관련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국정과제에서 공매도 관련 내용은 '불법 공매도 근절 및 공매도 운영 개선'이라는 항목 아래 '개인투자자 담보비율 인하'와 '공매도 서킷브레이커 도입' 등이 있다. 현재 개인투자자 담보비율은 140%인데, 기관·외국인은 105%에 불과하다. 국정과제 실행방안에선 "기관과의 형평성, 해외사례 등 감안해 개선 방안 검토"한다고 명시했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