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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러-우 전쟁'이 최대 변수…반도체마저 '먹구름'

(자료사진) 022.3.28/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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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 © News1 정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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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권혜정 기자 = 올해 하반기 국내 기업들의 실적에 빨간불이 켜졌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인플레이션 심화 등에 따라 국내 기업들의 경영환경이 더욱 악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자 하반기 기업 실적 눈높이도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하반기 국내 기업들의 실적을 좌우할 최대 변수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꼽힌다. 전쟁이 끝나느냐, 아니면 지속되느냐에 따라 국제 유가 고공행진 등이 촉발한 인플레이션, 인플레이션에 의한 소비 위축,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 정책 등의 방향성이 결정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결재무제표 기준 3곳 이상의 증권사 실적 추정치가 있는 215곳 상장사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는 연초 대비 2.5%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상장사 매출액 컨센서스는 올해 초 2147조9928억원에서 3월 말 2232조1630억원, 4월 말 2300조8557억원, 5월 말 2238조4406억원, 6월 말 2347조6050억원 연초 대비 늘었다. 인플레이션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반면 영업이익은 연초 229조9018억원에서 3월 말 225조6331억원, 4월 말 228조4571억원, 5월 말 227조4818억원, 6월 말 224조590억원으로 점차 낮아지는 추세다.

특히 하반기 영업이익 컨센서스 감소폭이 크다. 3분기 매출액 컨센서스는 6월말 기준 554조2204억원,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56조2727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7.2%, 2.2% 증가한 수준이지만 영업이익은 5월말 기준 57조8878억원보다 1조6000억원이나 하향 조정됐다. 4월말 기준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58조7854억원으로 5월말 기준보다 6000억원 많았다. 결국 두달 사이 2조2000억원이나 하향 조정된 셈이다.

4분기 상황도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6월말 기준 4분기 매출액 컨센서스는 580조3909억원, 영업이익은 52조543억원이지만 역시 영업이익은 4월 말 기준 55조2181억원, 5월 말 기준 54조5839억원보다 조단위로 낮아졌다.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도 실적 둔화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 등 정보기술 제품에 대한 수요가 둔화되고 있고 당초 하반기로 예상됐던 반도체 수급 개선이 지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액 82조6310억원, 영업이익 16조1486억원이다. 영업이익의 경우 5월 말 기준 17조3146억과 비교해 1조1660억원 줄었다. 3분기 실적 둔화 전망에 따라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도 올해 초 55조1609억원에서 4월 말 62조9986억원, 6월 말 60조124억원으로 낮아졌다.

남대중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하반기 기대치가 낮아지는 이유는 메모리 반도체의 수요 부진과 가격 하락, 세트 부문의 출하량 감소와 원가 부담 지속 때문"이라며 "메모리 반도체 가격은 당초 시장에서 하반기 상승을 예상했으나 글로벌 거시 경제의 환경 변화로 수요 불확실성이 확대됐다"고 했다.

SK하이닉스의 3분기 실적 눈높이도 5월 말 매출액 16조2347억원, 영업이익 4조8673억원에서 6월 말 16조91억원, 4조5214억원으로 낮아졌다. 현재 견조한 주문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서버와 아이폰 수요만으로는 하반기 수요 감소가 예상되는 스마트폰, PC를 상쇄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하반기 중국 IT 수요 개선 추세도 지연될 것으로 전망된다.

디스플레이 업종도 수요 부진과 상하이 봉쇄 영향에 따라 실적이 악화될 것으로 추정된다. LG디스플레이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4월 말 3610억원에서 5월 말 3455억원, 6월 말 2538억원으로 낮아졌다.

가전업계의 실적 개선 역시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의 6월 기준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조905억원으로, 4월 말 기준 1조1577억원, 5월 말 1조1386억원에서 매달 하향 조정됐다. 화학 부문에서 롯데케미칼도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4월 말 2296억원에서 5월 말 1909억원, 6월 말 1750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다만 자동차 부문은 비교적 견조한 실적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조금씩 완화 조짐을 보이고 있고, 전세계적으로 자동차 수요가 높기 때문이다. 현대차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4월 말 2조63억원에서 5월 말 2조376억원, 6월 말 2조652억원으로 조금씩 눈높이를 높이고 있다. 기아도 4월 말 1조3270억원, 4월 말 1조5968억원, 5월 말 1조6120억원, 6월 말 1조6396억원으로 높아졌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2분기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통과할 것이란 당초 전망이 어긋났다"며 "하반기 가계 소비 둔화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기업들의 재고 증가는 비용 부담을 높이는 것은 물론, 향후 기업들의 생산 활동 저하를 촉발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가전, 유통·의류, IT, 하드웨어 등의 상품 재고가 특히 증가하는 가운데 2분기를 비롯한 하반기 기업들의 실적 눈높이가 추가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올해는 매출 증가율이 영업이익 증가율보다 높은 시기로, 이는 곧 영업이익률의 둔화를 의미한다"며 "하반기로 갈수록 이익 증가율은 낮아질 것"이라고 했다. 이어 "공급망 차질 이슈 및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경제 성장률 보다 물가 상승률이 높은 국면이 지속될 것"이라며 "원자재 가격 지수와 매출 원가율 추이를 감안하면 기업들의 영업이익률 컨센서스는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 기업들의 현금 창출 능력이 약화됨에 따라 영업 활동 현금 흐름 감소, 투자 활동 정체, 자금 조달 증가 등이 예상된다"며 "재고자산과 매출채권 증가로 비현금성 이익 비중이 상승하면 향후 (기업들의) 수익성을 훼손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