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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상징 수사권조정·검수완박 반격나선 尹정부…코너 몰린 경찰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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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승환 기자 = 윤석열 정부가 검경 수사권 조정과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박탈) 대응을 본격화하고 있다. 검찰권 축소·경찰권 확대로 요약되는 수사권조정·검수완박 모두 지난 문재인 정부 당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주축이 돼 추진한 제도다.

윤 정부는 축소된 검찰권을 가능한 범위에서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동시에 통제 방안 카드를 빼들어 경찰을 옥죄고 있다. 경찰 내부에서는 "경찰 통제 논란이 확산하는데 지휘부는 좌고우면해 경찰이 코너에 몰리고 있다"는 회의론이 나온다.

◇'검수완박' 후속 대책 논의하는 검경 협의체

3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30일 오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검경협의체 실무협의회 첫 회의가 열렸다. 법무부가 주관하는 협의체는 검찰의 수사권을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내용의 검수완박 법안인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과 관련한 후속 대책을 논의하는 기구다. 검수완박 시행이 2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검찰은 '서해 피살 사건' 등 문재인 정부 관련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

검찰 권한을 확대하는 방안이 본격 논의될 것이라는 애초 예상과 달리 협의체 첫 회의에서는 주로 회의 운영에 관한 의견이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앞으로는 검찰의 직접 보완수사 확대 등 윤석열 대통령의 후보자 시절 공약을 주요 의제로 다룰 것으로 보인다.

현재 경찰은 무혐의 등으로 판단한 사건을 자체 종결할 수 있다. 지난해 수사권조정이 시행되면서 검찰의 경찰 수사 지휘권이 폐지됐기 때문이다. 다만 검사는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한 사건에 보완수사를 요청할 수 있고 필요한 경우 직접 보완수사를 할 수 있다.

검찰의 직접 수사 범위도 6대 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로 제한된 상태다. 검수완박이 시행되면 직접 수사가 가능한 범죄도 부패·경제로 축소되고 선거 수사는 연말까지만 할 수 있다.

윤 대통령의 공약은 검찰의 직접 보완수사 범위를 확대하는 것이다. 수사권 조정으로 일선 수사관의 업무가 늘어난 만큼 경찰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의 공약을 지지하는 기류도 감지된다.

문제는 검찰의 보완수사 범위가 수사권 조정 시행 이전처럼 경찰을 지휘하는 수준으로 확장될 가능성이다. 시도경찰청의 한 일선 경찰관은 "협의체가 단순히 검찰의 수사 권한 확대에 그치지 않고 검찰의 경찰 지휘 복원 방안까지 논의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다"며 우려감을 숨기지 않았다.

검경 협의체 구성을 놓고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실무위원회협의회와 전문가·정책위원협의회로 구성되는 협의체에 친검찰 인사가 배치돼 경찰이 불리한 구조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협의체 실무협의회 구성원 10명 중 절반이 검사며 전직 검사까지 포함하면 그 수는 6명으로 늘어난다. 경찰 쪽에서는 최종상 경찰청 책임수사시스템정비TF단장과 이은해 경찰청 수사구조개혁1팀장, 도기범 해양경찰청 수사기획과장 등 3명이 참여한다.

전문가·정책위원협의회 구성원에는 '친검 학자'로 분류되는 정웅석 서경대 법학과 교수(형사소송법학회장)가 이름을 올려 논란이 되고 있다. 정 교수는 '경찰국 신설' 등 경찰 통제 방안이 경찰관들의 거센 반발을 산 행정안전부의 경찰 제도개선 자문위원회'(자문위)를 주도한 인물이다.

2009년부터 2019년까지 대검의 연구용역을 수차례 수행한 그가 회장으로 있는 한국형사소송법학회는 전체 임원 150여명 중 절반 가까이가 전·현직 검사로 알려졌다.

경찰은 '기울어진 운동장'이란 경찰 내부의 목소리를 반영해 협의체의 운영 방식으로 다수결이 아닌 만장일치의 '합의제 의결'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경찰청 고위 관계자는 "추진 목표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 수 있는 정권 초기인 만큼 경찰로서는 대응 동력을 발휘하기 힘들다"며 "협의체에서는 경찰 쪽 입장을 상당 부분 반영하기 힘든 구조"라고 말했다.

◇수장 공백 상태…경찰 통제안 대응 동력 약화

이상민 행안부 장관이 경찰국 신설 등 경찰 통제 방안도 공식화했으나 경찰은 수장 공백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김창룡 경찰청장은 경찰 통제 방안에 반대하며 지난 27일 사의를 표명한 뒤 출근하지 않고 있다. 청장 다음 계급인 치안정감 7명 가운데 6명이 윤 정부에서 임명한 인물들이다.

이상민 장관의 계획대로 오는 8월 말 행안부에 경찰 관련 조직이 설치되면 경찰 고위직 인사권을 강화해 경찰 통제를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계급 정년이 있는 경찰 조직 특성상 인사에 매우 민감한 만큼 경찰 수뇌부가 수장인 경찰청장보다 행안부 장관의 눈치를 더 볼 것이라는 분석이 벌써부터 나온다.

이 장관이 지난 30일 홍익지구대를 방문해 일선경찰서를 격려하는 행보를 놓고 "경찰 그립(장악) 강도를 높였다"는 우려도 많다.
경찰 내부망 '현장활력소'에는 "경찰청장의 면담 요청을 거부했던 장관이 지구대를 방문해 경찰국 설치와 관련한 의견을 듣겠다는 것은 무언의 압박"이라는 취지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일선 경찰관들은 행안부의 경찰 통제 움직임에 반발하고 있으나 수뇌부는 지나치게 신중한 행보를 보여 엇박자가 난다는 지적도 있다.

경찰 관계자는 "행안부의 경찰 통제안과 관련해 현수막을 걸거나 1인 시위를 한 경찰관 가운데 고위직은 손으로 꼽을 정도로 적다"며 "새로 포진된 치안정감(경찰 서열 2위 계급)과 치안감(경찰 서열 3위 계급)의 상당수가 현 정부에서 승진한 인물이라 정부에 반대 목소리를 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