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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중지란 닮은 꼴 여야, '민생 패싱'에 지지율 동반하락 [6·1지선 한달 후]

김나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7.03 17:02

수정 2022.07.04 09:05

큰 선거 끝낸 여야, 자중지란 심화
3고 경제위기에도 한달이상 '국회 공백'
與, 이준석-친윤계 힘겨루기
野, 전대 앞두고 이재명 대 반이재명 구도
"2030대 민심 이탈.. 정치 무관심 조장" 지적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오른쪽)가 6월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악수를 청하는 배현진 최고위원의 손을 뿌리치고 있다. 공동취재, 뉴스1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오른쪽)가 6월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악수를 청하는 배현진 최고위원의 손을 뿌리치고 있다. 공동취재, 뉴스1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재명 의원이 6월 24일 오후 충남 예산군 스플라스 리솜에서 열린 국회의원 워크숍 ‘팀별 토론 결과 종합 발표’를 마친 후 인사하고 있다. 뉴스1.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재명 의원이 6월 24일 오후 충남 예산군 스플라스 리솜에서 열린 국회의원 워크숍 ‘팀별 토론 결과 종합 발표’를 마친 후 인사하고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6.1 지방선거를 치른 여야가 민생보다는 정쟁에 몰두하는 '자중지란' 행보를 보이면서 지지율이 동반 하락하는 모양새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3고(高) 경제위기에 민생 어려움이 가중되는 가운데 국회가 한 달 이상 공전하면서 민심과 멀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 등 각당 간판급 정치인을 중심으로 내홍이 커지면서 정치 무관심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승리해도 웃지 못하는 與
3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대선에 이어 지선까지 2연승을 거뒀지만, 연일 계속되는 내홍과 거대 의석수를 차지한 야당 공세에 내우외환을 겪고 있다.

당 혁신위원회를 둘러싼 이준석 당대표와 친윤석열계의 힘겨루기가 내홍의 핵심이다. 친윤계로 분류되는 정진석 의원이 "이준석 사조직"이라고 깎아내리는 등 22대 총선 공천룰 결정권을 가진 혁신위 구성을 두고 양측간 파열음이 터져 나왔다. 최재형 혁신위원장이 중재에 나섰지만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공천룰을 두고 기싸움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당 최고위원 인선을 두고 벌어진 이 대표와 안철수 의원의 갈등, 이준석 대표의 성비위 의혹도 여당의 자중지란을 심화하는 원인으로 꼽힌다.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은 이 대표에 대한 윤리위 결정이 미뤄진 데 대해 "결론을 빨리 내야 하는데 언제까지 이준석 대표 끌어안고 있어야 하냐"며 쓴소리 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물가 및 민생 안정 특별위원회(물민특위), 정책 의원총회 등을 열어 '책임 여당'의 면모도 부각하려는 모양새다.

다만 여야가 원 구성 협상에 이르지 못해 한 달 이상 국회가 공전하면서 집권 여당으로서 '민생 그립감'이 미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70석의 민주당에 의석 수가 밀리는 데다 여당이 뚜렷한 정책 방향을 제시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여당이 해양수산부 공무원 피격사건 진상조사 태스크포스(TF) 구성한 것 등을 두고 야당에서는 "국정 운영을 책임 진 여당이 맞나"라며 책임을 묻고 있다.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6월 15일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열린 2022 국민공공정책포럼에서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6월 15일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열린 2022 국민공공정책포럼에서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野, 전당대회까지 대혼란 예고
민주당은 우상호 비대위 체제로 전환한 후 '투쟁 야당'과 '민생 야당'을 내세워 투트랙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민주당은 민생우선실천단, 경제위기대응특별위원회 구성 등 민생 행보에 열을 올리는 동시에 정치보복수사대응위원회, 윤석열 정권 경찰장악 저지 대책단 등을 구성해 정부 견제에 나섰다.

문제는 8월 28일로 예정된 전당대회를 앞두고 커진 '이재명 대 반이재명' 대립 구도 심화다.

친문계 중진 전해철·홍영표 의원 등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계파 갈등이 일단락되는 듯 했지만 97(90년대학번·70년대생) 재선 그룹이 전면에 나서면서 '이재명 대 97그룹'의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여기에 박지현 전 공동비대위원장까지 당 대표 출마를 공식화,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저지'에 나서 전당대회 전까지 당 내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거대야당이 된 민주당 또한 정책 주도권 잡기가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입법 개정 사안은 주도할 수 있지만 시행령 개정 등 정부 협조가 필요한 게 상당수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 민주당은 국민의힘에 법제사법위원장을 양보하면서 국회 개원에 나섰지만 여야 간 협상에는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여야의 '닮은꼴 자중지란' 행보에 지지율은 동반 하락하는 양상이다.

한국갤럽이 6월 28일부터 30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에게 물은 결과(표본오차: 95%신뢰수준에 ±3.1%p, 응답률: 9.1%) 국민의힘은 40%, 더불어민주당 28%로, 6월 첫째주에 비해 각각 5%p, 4%p 하락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국내외 경제 현안이 산적해있는데 양당이 민생 돌보기보단 권력투쟁에 몰두하면서 지지율이 하락하는 것"이라며 "지선이 끝나고 국회가 계속 공전하면서 양당에 대한 비호감이 커지고 있다.
계속되면 2030대 등 실용주의 세대의 '정치 무관심'을 조장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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