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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이주노동자 단체 "외국인에 과잉 공권력 행사…인권위 진정"

기사내용 요약
"범죄 억지력이 폭력으로 변질된 상황"
"우범자 인식 기조로 한 강경 대응" 비판

(출처=뉴시스/NEWSIS)
(출처=뉴시스/NEWSIS)

[광주=뉴시스]이영주 기자 = 경찰이 조리용 칼을 들고 다니던 베트남 이주 노동자에게 테이저건을 발사한 것과 관련, 이주노동자단체가 과도한 물리력 행사라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광주전남이주노동자인권네트워크는 4일 "경찰이 위험한 물건을 소지했다는 이유만으로 아무런 저항을 하지 않는 베트남 이주 노동자에게 과도한 물리력을 행사했다"고 주장했다.

광주 광산경찰서는 지난달 29일 부엌칼을 들고 거리를 돌아다니며 불안감을 조성한 혐의(경범죄 처벌법상 불안감 조성)로 베트남인 A(24)씨를 입건했다. A씨는 광산구 월곡동 한 이면도로에서 부엌칼을 손에 든 채 걸어 다니며 시민들을 불안하게 한 혐의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5차례 경고에도 불구하고 부엌칼을 내려놓지 않는 A씨를 향해 테이저건을 쏴 제압했다. A씨는 한국어를 전혀 알아듣지 못해 경찰의 경고에 불응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와 관련, 과잉 대응 논란이 일자 자체 진상조사에 나섰다.

단체는 "경찰 법 집행 정당성 확보를 위한 기준 규칙에 따르더라도 이번 경우는 공권력 과잉 행사를 넘어 국가 폭력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번 사안은 위험한 사람에 대한 범죄 억지력이 폭력으로 변질된 상황을 국가 공권력이라는 이름으로 방패막이 삼은 행태다"고 비판했다.

이어 "광산경찰서는 해명 자료를 통해 해당 경위를 설명하며 '흉기소지자에 대한 초기 엄정 대응 기조에 따른 2차 피해 방지 목적의 신속 대응'이라고 밝혔다"며 "(그러나) 단체가 A씨 지인을 만나 사연을 들은 결과 체포 당시 A씨의 행동은 베트남과 한국의 문화 차이에서 비롯됐다는 결론에 다다랐다"고 말했다.

또 "경찰 내부에 공권력의 적법한 행사 방침과 외국인 대상 경찰 행정의 체계가 갖춰졌는지에 대해 의문이 남는다"며 "사건 당시 경찰이 당사자의 신원을 물었는지, 해당 국가의 언어로 흉기를 버리라는 말 등을 고지했는지,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등이 의문이다"고 밝혔다.


단체는 경찰이 외국인들에게 씌워진 우범자 인식을 기조로 한 강경 대응을 펼쳤다고 지적했다.

단체는 "이주외국인 범죄에 대한 국내 언론 보도가 내국인들의 이주외국인들에 대한 우범자 인식 형성·확산에 주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이에따라) 경찰은 언론의 우범자 인식에 따라 범죄 행각 여부를 확인하려는 생각에만 휩싸였을 뿐 칼을 거리낌없이 집 밖에서도 들고 다녀도 되는 베트남 문화는 꿈에도 몰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단체는 ▲외국인 포용적 경찰 행정 정책 마련 ▲언론의 외국인 대상 우범자 인식 일소 ▲한국 사회 내 외국인 혐오 근절 등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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