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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기초의회 의장단 윤곽…"민주당 독점 폐해 우려"

뉴시스

입력 2022.07.04 14:41

수정 2022.07.05 17:47

기사내용 요약
북·남구의회 민주당 단독 출마 의장·부의장 선출
동·서·광산구의회도 이변 없이 민주당 독식 전망
지역위 순서 따라 의장 정하고 뽑기로 결론까지
호선 원칙은 뒷전…상임위원장도 사전협의·내정

[광주=뉴시스] 제 9대 광주 북구의회 의장단 선출. (사진=광주 북구의회 제공) 2022.07.0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광주=뉴시스] 제 9대 광주 북구의회 의장단 선출. (사진=광주 북구의회 제공) 2022.07.0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절대 다수를 차지한 광주 5개 자치구 의회의 9대 전반기 원 구성이 윤곽을 드러냈다.

민주당이 단독 출마하는 의장·부의장 자리를 두고 당내 잡음이 끊이지 않는 데다, 각 상임위원회에서 호선하는 위원장직까지 사전 합의를 거쳐 독점할 것으로 보여 논란이다.

일각에선 '일당 독점 폐해', '협치 실종'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4일 광주 각 자치구의회에 따르면, 북구의회는 이날 오전 9대 의회 첫 의사 일정인 임시회를 열고 민주당 김형수(재선) 의원을 전반기 의장으로 선출했다. 같은 당 4선의 최무송 의원도 부의장으로 선출됐다.

북구의회는 정수 20명 중 17명이 민주당 의원이다.
나머지 3명은 무소속 2명, 진보당 1명으로 후보를 내지 않았다.

국회의원 선거구에 따라 나뉜 갑·을 지역위원회가 전·후반기 의장 순서를 정하는 관례에 따른 것이다.

민주당 북구 갑·을 지역위원회는 협의를 통해 의장직을 맡을 순서를 정하고, 상임위원회 4곳의 위원장직도 안배했다. 상임위 배정 이후 구성된 위원회 내 호선이 원칙이지만, 민주당 의원 간담회 직후 일찌감치 각 상임위 위원장의 실명이 의회 안팎에서 거론됐다.

[광주=뉴시스] 광주 광산구의회 본회의 전경. (사진=뉴시스DB)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광주=뉴시스] 광주 광산구의회 본회의 전경. (사진=뉴시스DB)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광산구의회는 의장 후보 선출을 두고 민주당 안에서도 내분이 일어 결국 '뽑기'로 의장 후보를 정했다. 단독 입후보인 만큼, 사실상 '뽑기'로 뽑힌 의장이 선출되는 셈이다.

광산구의원 18석 중 14석은 민주당 소속 의원이다. 7명씩 광산 갑·을 지역위원회가 전·후반기 의장 순서를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이후 두 지역위에서 각기 의장에 도전한 의원들이 뜻을 굽히지 않아, 민주당 시당의 중재를 통해 '뽑기'로 후보를 정했다.

이 같은 우여곡절 끝에 민주당은 의장에 김태완 의원, 부의장에 윤혜영 의원을 후보로 등록키로 했다. 오는 5일 9대 의회 첫 본 회의에서 선출한다. 이변이 없다면 의장단에 오를 김·윤 의원 모두 재선이다.

상임위원장 자리를 두고도 두 지역위가 물밑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구의회는 정수 13석 중 11석을 차지한 민주당은 고경애(재선) 의원, 김수영(3선) 의원을 부의장 후보로 내기로 잠정 합의, 등록까지 마쳤다.

오는 7일 본 회의에서 의장단 공식 선출 절차가 남았지만 단독 출마인 만큼, 서구의회 개원 이래 처음으로 여성의원이 나란히 의장·부의장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서구의회 각 상임위원회 회의를 주재할 위원장도 사실상 민주당 의원들이 독점할 것으로 보인다. 전반기 의장을 배출한 서구을 소속 의원 중에서 상임위원장 1자리를 맡기로 했다. 이번에 부의장을 낸 서구갑 지역위에선 상임위원장 2자리를 보장 받는다.

남구의회는 민주당 소속의 3선 황경아 의원을 9대 전반기 의장으로 선출했다. 부의장 역시 같은 당 남호현 의원(재선)이 단독 입후보·선출됐다. 남구의회는 의원 정수 11명 중 무소속 1명을 제외한 10명이 모두 민주당 소속이다.

동구의회는 전체 7석 중 5석을 차지한 민주당이 김재식 의원을 의장 후보에, 이지애 의원을 부의장 후보로 냈다. 두 의원 모두 올해 6·1지방선거를 통해 의회에 처음 입성한 초선이다.

단독 출마한 의장·부의장 후보에 대해 이날 오전 선출까지 했으나, 일부에서 상임위원장 안배 등과 관련해 이견을 내 오후 2시부터 전 의원 간담회를 열어 원 구성을 논의한다.

이를 두고 민주당 일당 독점 구조에 따른 '나눠 먹기'식 폐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절대 다수' 민주당 안에서도 지역위 단위로 갈라져 잡음이 끊이지 않고, 사실상 '전·후반기 번갈아 의장 맡기' 관례나 민주당 광주시당의 중재에 따라 자치구별 대의기관의 지도부를 뽑고 있다는 지적이다.

의원 정수 대비 의석 비율로 따져도 상당수인 소수정당·무소속 의원들이 상임위원장을 비롯한 원 구성 협의 절차에서 원천 배제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광주 한 자치구의회 비민주당 의원은 "의정 활동, 경륜, 공정한 절차 등은 감안하지 않고 민주당 안에서만 지역위원회가 순서를 정하고, 상임위원회 위원들끼리 모여 호선하는 위원장 자리 배정까지도 민주당 의원들끼리만 사전 협의하고 있다"며 "다수결 원칙도 존중해야 하지만 특정 정당·정파가 단일 또는 과대 대표되는 현실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참여자치21도 논평을 내고 "협치 정신에 근거한 지방의회 구성을 촉구한다"며 "구 의회마다 우수한 의정 활동을 인정받아 다선에 성공한 의원도 있다.
광산구의 경우, 진보당·정의당을 합쳐 4석에 이를 정도로 진보적 목소리를 대변해달라는 주민 요구도 높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단지 소수당의 일원이기 때문에 원 구성에서 배제되는 것은 시민의 이익과 지역 정치 발전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며 "다수당인 민주당은 서로 치열하게 경쟁하되, 서로를 존중·인정하는 정치를 펼치는 지방의회에 대한 시민 열망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협치 정신에 근거한 지방의회 구성에 나서 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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