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K-조선, 러 수주계약 줄해지… 현대차는 현지공장 가동 불투명 [러시아 리스크 확산]

구자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7.04 18:32

수정 2022.07.04 18:32

러 선주들 LNG선 건조대금 못 내
대우조선 등 수천억원 물량 줄어
현대차, 5월 러 판매 82%나 급감
항공업계는 유류비 급등에 시름
K-조선, 러 수주계약 줄해지… 현대차는 현지공장 가동 불투명 [러시아 리스크 확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장기화로 인한 피해가 국내 기업들에까지 확산되면서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국내 조선 '빅3'(대우조선해양·한국조선해양·삼성중공업)가 러시아 선주들과 체결한 수주금액이 약 9조원에 이르는 가운데 최근 선박계약 해지가 현실화되고 있다. 현대차도 연산 33만대에 이르는 러시아 공장 운영을 잠정 중단해 언제 생산을 재개할 수 있을지 막막한 상황이다.

■대금 미납에 조단위 계약 무산 위기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조선업계의 경우 올 들어 수주가 잇따르고 있지만 러시아와 체결한 계약 해지가 가시화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달 30일 2020년 10월 러시아 선주로부터 수주한 LNG운반선 3척 중 1척에 대해 추가로 계약을 해지했다. 선주가 선박 건조대금을 기한 내 입금하지 않은 것이 그 이유로, 금액은 3379억원이다.
대우조선해양은 5월에도 이 같은 내용을 공시해 러시아 리스크가 가시화되는 분위기다. 이로써 LNG운반선 3척 계약 중 1척만 남아 계약규모는 1조원대에서 3379억원으로 줄었으며 남은 1척도 계약해지 위기에 놓였다.

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도 러시아 선주로부터 LNG운반선을 수주했으며 삼성중공업은 현지 즈베즈다조선소와 장기 설비공급계약도 하는 등 국내 조선업체와 러시아의 거래금액은 71억5000만달러(약 9조2821억원)를 넘는다. 러시아 수주의 절반 이상을 갖고 있는 삼성중공업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대금 지급과 관련, 선주들과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조선업계 관계자는 "올해까지는 조선사들 실적이 적자가 예상되는 만큼 이번에 러시아 리스크를 떨어내고 가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면서도 "하지만 특수기능을 갖춘 쇄빙 LNG선은 일반 LNG운반선보다 가격이 비싸 재판매가 쉽지 않고, 이로 인해 국내 조선사들의 흑자전환이 다소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공장 중단에 원유·원자재 가격 폭등

현대자동차는 지난 3월부터 전쟁 여파로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위치한 현지 공장을 일시 가동중단한 상태다.

해당 공장은 연산 23만대 규모로 현대차 쏠라리스, 크레타, 기아 리오 등을 생산해 러시아 현지에 공급해왔다. 최근 인수한 GM 러시아 공장까지 합치면 생산능력은 연 33만대에 이르지만 공장 가동을 언제 재개할지 알 수 없다. 유럽기업인협회(AEB)에 따르면 현대차(제네시스 포함)의 지난 5월 러시아 판매량은 3004대에 그쳐 전년동월 대비 81.8% 급감했다. 같은 기간 기아의 판매실적도 3606대로 80.8% 줄었다.

코로나19 사태에서 벗어나 이륙을 준비 중인 항공업계는 유류비 부담에 시달리고 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기준 아시아·오세아니아 항공유 가격은 배럴당 164.76달러로 전년 대비 111% 상승했다. 대한항공은 연간 평균 2800만배럴의 유류를 사용하는데 유가가 배럴당 1달러 변동하면 약 363억원의 손익변동이 발생한다.


러시아 칼루가와 루자 지역에 각각 가전공장이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러시아 내수용 생산시설인 만큼 공장을 정상 가동하고 있지만 최근 경기침체 우려로 물류창고에 재고가 쌓이고 있다. 반도체 핵심소재인 네온가스 가격의 급등세도 이어지고 있다.
전쟁 여파로 네온가스 수입의 중국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5월 중국 네온 수입액은 t당 31만달러 수준에 이르러 1년 만에 가격이 6배 올랐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최종근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