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관계 경제로 푼다…"수출규제 폐지를" [한일재계 3년만에 만남]

3년만에 열린 양국 재계회의
무비자 재개 · CPTPP 가입 논의
전경련 가교 맡으며 역할 급부상
尹대통령 "교류활성화 계기되길"
모처럼 웃은 韓日 경제인

한일재계회의가 3년 만에 다시 열린 4일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앞줄 왼쪽)과 도쿠라 마사카즈 일본 경제단체연합회 회장(앞줄 오른쪽)이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제29회 한일재계회의'에 밝은 표정으로 입장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뒷줄 왼쪽 첫번째) 등 주요 기업 총수들이 대거 참석했다. 사진=서동일 기자

문재인 정부에서 경색됐던 한일 관계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기존에 막혔던 경제교류의 장벽이 뚫리면서 모처럼 양국 간 경제교류가 활성화될 것이란 기대감이 점차 고조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4일 방한한 일본의 경제단체연합회(게이단렌) 대표단을 만난 데 이어 앞서 한국 재계 대표 격인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게이단렌과 회의를 갖고 수출규제 등 그동안 쌓인 양국 간 해묵은 갈등이슈를 허물기 위한 방안 등을 논의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이전 정부에서 재계 대표자로서 위상과 역할에 제한적이었던 전경련의 역할론도 급부상하면서 한일 관계개선의 새 촉매제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한일재계회의 참석차 방한한 일본 게이단렌 대표단을 접견한 자리에서 "한일 양국은 미래지향적인 협력관계를 만들기 위해 함께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며 "앞으로 있을 경제안보 시대에 협력 외연이 확대될 수 있도록 양국 기업인들이 계속 소통해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한일 양국 관계의 현안 해결을 위해 양국 정부가 함께 노력해야 할 것임을 언급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최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순방기간 윤 대통령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5차례 이상 접촉하면서 관계개선을 시사한 바 있다. 아울러 나토 후속조치로, 아시아태평양 파트너 4개국(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과 협의 정례화 등을 검토하기로 하면서 일본 정상과의 접촉빈도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한국의 전경련과 일본의 게이단렌이 3년 만에 한일재계회의를 가진 것에 대해 "양국 간 실질적 교류 활성화로 이어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한일 양국 경제인들이 서로 신뢰하는 파트너로서 협력하는 것이 한일 관계를 이어주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왔다"고 높이 평가했다. 이에 게이단렌 측은 윤 대통령에게 한일재계회의 결과를 소개하면서 "양국 경제인들도 한일 관계개선과 경제협력의 확대·발전을 위해 노력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확인했다"고 소개했다.

전경련과 게이단렌은 이날 회의를 통해 중단된 상호 무비자입국 제도를 조속한 시일 내 부활시켜 인적교류를 활성화하자는 데 같은 목소리를 냈다.

이 외에도 한국의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필요성이 논의된 데 이어 미국 주도로 중국 견제 성격이 짙은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발전을 위한 한일 간 공동협력 방안이 논의됐다.

도쿠라 마사카즈 게이단렌 회장은 "한국과 일본은 중요한 이웃 국가로서 정치, 경제, 문화 등 모든 면에서 긴밀하고 호혜적인 관계"라면서 "일본 경제계도 한일 양국 경제분야에서 우호관계를 유지·발전시킬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mail] 김학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