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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원자재 공급난·잇단 파업에 '강남권 첫 신희타' 입주 지연 현실로

뉴스1

입력 2022.07.05 06:45

수정 2022.07.05 08:44

지난 2019년 12월 '수서역세권 A3블록 신혼희망타운' 홍보관에 전시된 견본주택. 뉴스1 DB © News1 이승배 기자
지난 2019년 12월 '수서역세권 A3블록 신혼희망타운' 홍보관에 전시된 견본주택. 뉴스1 DB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김진 기자,박승희 기자 = 치열한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던 '강남권 첫 신혼희망타운'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발(發) 원자재 공급난과 연이은 집단운송거부(총파업) 사태의 직격탄을 맞았다. 국내외 변수가 이어지며 입주예정일이 기약 없이 밀리는 모습이다.

5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급하는 '수서역세권 A3블록 신혼희망타운(이하 A3블록)' 입주예정자들은 지난달 28일 개최된 간담회에서 LH와 시공사에 입주예정일 변동 가능성에 대한 문의를 쏟아냈다. 내년 2월 중순으로 예상됐던 일정이 추가 연기될 것이란 우려가 고개들었기 때문이다.

당초 입주예정일은 내년 1월 말이었으나 지난 4월쯤 2월 중순으로 한 차례 연기됐었다.

그러나 5월 중 완료 예정이었던 골조 공사가 여전히 마무리되지 못하면서 추가 연기 가능성이 제기됐다. LH와 시공사 측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사태와 이달 초까지 연이은 화물연대와 레미콘운송노조의 파업으로 공사 지연이 불가피했다는 취지로 설명했으나, 구체적인 입주예정일엔 답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8개 동 가운데 대부분은 공사가 진행됐으나, 왕(王)자 구조의 전 세대 복도형으로 지어져 다수의 레미콘이 필요한 1개동에서 공사가 지연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장마 기간까지 겹치면서 골조 공사는 오는 9월에야 완료될 전망이다. 입주예정자협의회 측은 "공사 진행이 더디다고 생각했는데 더 밀릴 것 같다"며 "지연 기간을 감안하면 입주 시점은 내년 4~5월쯤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지난 2019년 12월 입주자 모집 공고를 낸 A3블록은 '강남권 첫 신혼희망타운'으로 전체 597세대 중 398세대를 공공분양했다. 당시 '로또 청약'이란 별명과 함께 접수에 총 2만4115명이 몰리면서 평균 6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공사 지연으로 입주예정자들은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입주예정일에 맞춰 전세 계약을 한 입주예정자의 경우 당장 계약만료일 이후 거주 문제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 입주예정자는 "입주일이 밀리면 초등학교 입학 예정인 자녀가 다른 학교에 입학했다가 입주예정일에 맞춰 다시 전학을 가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사비용 등 금전적 피해가 예상되는 만큼 보상을 요구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국내외 환경 악화로 인해 공기가 지연된 만큼 책임을 묻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특히 최근 사태의 여파가 공공분양까지 미쳤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구체적인 입주예정일은 이르면 이달 말 예상되는 추가 간담회에서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LH는 입주 지연 기간을 최소화할 대책을 마련 중으로, 우선 60일간의 입주지정기간 동안 입주를 최대한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LH 관계자는 "입주예정자분들의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분양업계에서는 상황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민간 건설사 관계자는 "원자잿값 인상으로 시장이 위축됐는데 파업까지 이어지면서 공기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라며 "대형건설사 대비 공사비 경쟁력도 상실됐다"고 호소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안고 갈 수 없는 만큼 손해가 커지면 공사비 증액 절차를 밟는데 그건 결국 소송이고, 마치 둔촌주공 사태처럼 공기나 입주가 밀리는 상황으로 갈 것"이라며 "관련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