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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환율 1300원대 이제 뉴노멀 자리 잡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7.06 18:11

수정 2022.07.06 18:11

환율 장중 1311원 기록
한미 통화스와프 시급
원·달러 환율이 장중 1311원으로 13년 여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화상
원·달러 환율이 장중 1311원으로 13년 여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화상
지난달 물가가 6%나 상승한 데 이어 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장중 1311원으로 금융위기 이후 13년 여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이 같은 달러 강세는 언제까지 지속될지 예측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원·달러 환율 1300원은 이제 '뉴노멀'(새로운 기준)이 되었고 적절한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1350원, 1400원도 뚫고 올라갈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온다.

일반적으로 환율 상승은 수출품의 가격경쟁력을 높여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 경제에 호재로 작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경쟁국들의 통화도 가치가 떨어져 우리만 누릴 수 있는 메리트가 되지 않는다. 환율 상승은 오를 대로 오른 원자재나 원유, 곡물 등의 수입가격을 더욱 높여 국내 물가를 자극하며 경제를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공급 측면에서 전 세계적으로 촉발된 인플레이션 탓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도 큰 폭으로 기준금리를 올리며 긴축정책을 폈다. 그 결과 달러 가치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각국 중앙은행들은 달러 유출을 막고자 도리어 자국의 화폐가치를 끌어올리는 '역환율 전쟁'을 벌이는 중이다.

이런 마당에 한국은행의 '빅스텝'(기준금리 0.50%p 인상)도 시장에서는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물가앙등을 막고, 무역수지 적자와 외국인들의 주식매도로 줄어드는 외환보유액을 지키기 위한 자구책이다. 수출과 경기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으면서도 환율방어를 위해 금리를 대폭 올릴 수밖에 없는 딜레마에 한은도 빠져 있는 것이다. 기준금리 0.25%p 인상을 점치던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간스탠리도 이날 한은이 빅스텝을 단행할 것이라고 전망을 수정했다.

환율 상승은 물가를 밀어올리는 악순환의 중심축이다. 금리인상 이전에 비상사태에 임하여 전쟁을 치르듯이 최후의 방어벽을 쌓아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말한 '물가와의 전쟁'은 곧 '환율과의 전쟁'과 동의어다. 당국은 구두개입이나 소극적 대처로 그치지 말고 동원할 수 있는 대책은 모두 동원해야 한다. 환율안정이 곧 물가를 잡는 첫걸음임은 더 강조할 필요가 없다.

환율방어의 총탄 격인 외환보유액은 넉달 연속 감소해 여력이 크지 않다. 결국 가장 중요한 마지막 수단은 미국과 협의하는 것이다. 대통령실은 지난 5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 때 공동선언문을 발표하면서 '외환시장 동향 긴밀협의'라는 문구가 들어간 것은 처음이라고 자화자찬한 적이 있다. 그렇다면 지금 미국에 어떤 도움을 구하고 있는지 공개하는 게 마땅하다.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지만 합의문을 들춰보며 미국에 통화스와프 체결 등 지원책을 재차 촉구하기 바란다. 기업들이 힘든 상황이지만 수출에 매진해 달러를 많이 벌어오는 것은 더 거론할 필요가 없는 기본 중의 기본이다.
'보복여행'을 계획 중인 국민들도 해외여행을 최대한 자제하며 십시일반 힘을 보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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