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소기업

간판 바꿔 달고 신사업 출사표… 中企, 미래 먹거리 승부 건다

장유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7.07 18:01

수정 2022.07.07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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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사명에 사업 확장성 담아
비즈니스 다각화 해피콜·KMH
기업이미지 바꾸고 재도약 알려
기술력 기반 급성장 스타트업들
글로벌 진출 노리고 사명 교체
간판 바꿔 달고 신사업 출사표… 中企, 미래 먹거리 승부 건다
사업다각화에 드라이브를 건 중견·중소기업들의 간판교체가 이어지고 있다. 미래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최장 수십년간 사용한 기존 사명을 과감히 버리고 확장성 강한 사명으로 변경해 기업이미지 탈바꿈에 나서고 있다. 신사업 영역까지 아우를 수 있는 사명으로 브랜드와 기업가치를 동시에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이다.

■사업다각화·사명교체로 제2의 도약

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주방가전기업 해피콜은 창립 23년만에 HC컴퍼니로 사명을 변경했다. 기존 '주방용품 강자' 이미지에서 가전까지 포괄하는 '종합주방기업' 이미지로 확장하기 위해서다.

지난 1999년 주방용품 제조·판매 기업으로 시작한 해피콜은 세계 최초로 양면 프라이팬을 선보이며 국내 주방용품 강자로 입지를 다졌다.
그러나 프라이팬 시장이 성숙기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 2015년 초고속 블렌더 출시하며 주방가전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후 인덕션, 에어프라이어, 밥솥 등 다양한 주방가전을 선보이며 종합주방기업으로의 확장을 꾀하고 있다. 해피콜 관계자는 "사명을 변경하고 기존 주방용품에 더불어 주방가전 라인업도 확대할 계획"이라며 "해외시장도 넓혀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0년 미디어 전문 기업으로 출범한 KMH그룹도 최근 KX그룹으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KX는 한국을 의미하는 'K'와 전문가(Expert), 고객경험(Experience)과 새로운 영역을 의미하는 'X'를 조합한 것이다. 새로운 영역으로 사업범위를 확장해 기업가치와 고객 만족을 극대화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실제 케이블 방송 송출과 채널사업으로 출범한 KMH그룹은 공격적으로 사업다각화를 추진해왔다. 지난 2016년 KMH그룹은 레저사업을 중장기 성장동력으로 판단, 신라CC 인수를 시작으로 골프 레저사업에 뛰어들었다. 이후 방송장비 제조업체 '인텍디지탈'과 보안솔루션 전문기업 '넥스지'를 운영하면서 IT제조업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지난 5월에는 AIM뮤직과 '메타버스 콘텐츠·플랫폼 개발사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메타버스 사업에도 출사표를 던졌다. KMH그룹 관계자는 "이번 사명 변경을 재도약의 계기로 삼고 비즈니스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스타트업도 간판교체 잇달아

스타트업에서도 사명을 변경하는 곳들이 등장하고 있다. 업력은 짧지만 스타트업이 지닌 기술력과 혁신성을 인정받으며 빠르게 사업이 확장됐기 때문이다. 지난 2012년 7월에 설립된 풀필먼트 테크 스타트업 '두핸즈'가 대표적이다. 두핸즈는 풀필먼트 서비스 '품고'를 운영하는 스타트업이다. 자체 개발한 창고관리시스템 솔루션 '핸디봇'을 기반으로 이커머스 판매자의 물류 전반을 책임지는 서비스가 주력사업이다. 지난해 12월 두핸즈는 설립 9년 만에 '두손컴퍼니'에서 '두핸즈'로 사명을 변경했다. 풀필먼트 사업 확장에 따른 기업 성장과 함께 글로벌 진출까지 염두에 둔 간판교체다.

현재 두핸즈는 자체 개발한 물류최적화, 수요예측 등의 인공지능(AI) 기술을 인정받으며 약 1000여 곳의 이커머스 기업 고객사를 확보했다. 올해 초 충북 음성군에 1만3223㎡(약 4000평) 규모의 다섯 번째 풀필먼트 센터를 신규 오픈하기도 했다. 글로벌 물류업체 페덱스와 제휴를 맺고 이커머스 판매자에게 220개 이상의 국가 및 지역에 대한 전 세계 배송도 지원하고 있다.

공간 출입을 쉽게 제어·관리할 수 있는 '스마트도어락'으로 성장한 IT스타트업 '키위스마트락'도 설립 약 3년 만에 '참깨연구소'로 사명을 바꿨다. 블록체인 및 NFT(대체불가능토큰) 기술이 접목된 '공동 현관 출입문 관리 솔루션' 서비스로 사업을 확장했기 때문이다. 참깨연구소 관계자는 "기존 사명은 스마트도어락 사업에 국한돼 교체를 결심했다"며 "'열려라 참깨' 주문과 같이 세상의 모든 문을 열겠다는 포부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참깨연구소는 사명 변경을 계기로 향후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보안 솔루션 개발 역량을 모두 갖춘 기업으로 도약할 계획이다.


황용식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기업 외형을 관리하는 가장 첫 단계가 브랜드 관리이다. 사명 변경은 이러한 기업 브랜드 전략의 일환"이라며 "기업들의 사명 변경은 기존의 이미지를 쇄신하고 사업 영역 확장에 대한 의지 표명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명 변경이 성공적일 경우 기업가치도 동반상승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welcome@fnnews.com 장유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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