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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안개 걷히면 드러나는 水려한 합천의 여름 [Weekend 레저]

조용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7.08 04:00

수정 2022.07.08 04:00

여기가 영화 택시운전사 촬영장? 합천영상테마파크로 떠나는 '시간여행'
황강 끼고 이어지는 합천호 둘레길 드라이브에 딱… 대표 특산물은 빙어
가야산 별빛농장에서 가족과 힐링…1박2일 자연미식여행에 요리수업도
7억9000만t의 저수량을 자랑하는 합천호는 지난 1988년 황강 물줄기를 막고 합천댐을 지으면서 생겨난 인공호수다. 합천호를 따라 걸을 수 있는 합천호둘레길은 이른 새벽 산안개와 물안개가 서로 섞이면서 그림같은 풍경을 만들어낸다. 사진=조용철 기자
7억9000만t의 저수량을 자랑하는 합천호는 지난 1988년 황강 물줄기를 막고 합천댐을 지으면서 생겨난 인공호수다. 합천호를 따라 걸을 수 있는 합천호둘레길은 이른 새벽 산안개와 물안개가 서로 섞이면서 그림같은 풍경을 만들어낸다. 사진=조용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합천(경남)=조용철 기자】 경남 합천은 남성적인 듯하지만 섬세하고, 고요한 듯하지만 역동적이다. '수(水)려한 합천'이라는 도시 슬로건에서 보듯 다양한 풍경을 간직한 하천과 독특한 산세가 조화를 이룬 아름다운 자연경관, 옛것 그대로 보존된 역사의 흔적, 합천에서만 누릴 수 있는 레포츠 시설과 체험관광자원 등 어느모로 보나 흥미롭고 아름다운 도시다.
사람으로 따지자면 '팔방미인'이라고 할 만하다. 합천영상테마파크에서 영화나 드라마 속 명장면을 따라다니고, 주변 명산의 그림자를 담고 있는 합천호의 멋진 풍경을 넋놓고 바라보고 별빛농장에서 농작물 재배부터 생산 판매, 농촌체험과 팜핑, 캠핑까지 체험하다 보면 무더운 여름에도 시간가는 줄 모르게 만든다.

찹천영상테마파크. 사진=조용철 기자
찹천영상테마파크. 사진=조용철 기자
찹천영상테마파크. 사진=조용철 기자
찹천영상테마파크. 사진=조용철 기자

합천영상테마파크는 드라마나 영화 촬영을 위해 만들어졌다가 촬영을 마친 뒤 폐기처분되는 전국 각지의 수많은 세트장과는 달리 여행객들에게 사랑받으며 합천의 대표적인 명소로 자리잡은 살아있는 공간이다.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 '전우치', '써니', '고지전', '택시운전사' 등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 촬영지로 각광을 받으며 저마다의 스토리와 사연을 차곡차곡 쌓아나가고 있다.

시공간을 초월해 드라마와 영화 속 명장면을 찾아가는 재미가 합천영상테마파크의 가장 큰 매력이다. 합천영상테마파크에는 일제강점기와 1980년대 서울의 모습이 정교하게 재현돼 있어 중장년층에게는 과거에 대한 향수를, 젊은세대들에게는 마치 시간여행을 온 것 같은 특별한 경험을 제공한다.

합천영상테마파크는 지난 2003년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를 촬영하기 위해 처음 만들어졌다. '태극기 휘날리며'는 이듬해 개봉과 동시에 1000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해 '대박'을 터뜨린 이후 주요 촬영지였던 합천영상테마파크도 함께 유명해졌다.

합천영상테마파크에 들어서면 1920년대 경성(서울)의 거리 풍경과 건물들이 세트로 마련돼 있다. 1980년대 서울 거리를 재현해 놓은 장소도 있다. 1960~70년대 모습 그대로인 시외버스터미널도 있고, 당시 기차역도 있어 여기 서면 옛날 한복을 입은 노인들이 걸어나올 것 같기도 하고 일제강점기 전문학교 제복을 입은 학생이 여기저기 돌아다닐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합천영상테마파크가 새롭고 즐거운 공간인 이유는 현실에서 사라진 것들에 대한 추억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에 있다. 1970~80년대를 거쳤던 중장년에게는 이곳 풍경들이 몸소 겪었던 한 시대에 대한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역사 교과서를 통해 배웠거나 어른들에게서 옛 얘기를 들은 적이 있던 일제강점기 같은 지난 역사에 대한 공감대도 형성된다. 1980년대 이전을 겪지 않은 세대들은 새롭고도 즐겁다. 이전 세대와는 달리 현실이 아닌 영화나 드라마 또는 텔레비전에서나 봤던 거리와 건물들을 몸소 만지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합천영상테마파크는 입·출구의 경사로를 제외하면 테마파크 주요 도로에 단차가 없어 휠체어 이용자도 세트장 대부분을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 영상테마파크를 둘러본 뒤엔 정문 앞에 있는 황강자전거도로의 보조댐 구간을 산책하는 것도 좋다. 365m에 불과한 짧은 길이지만 합천호의 푸른 물줄기를 가깝게 끼고 걷는 데크 길이라서 운치가 있다.

합천호는 지난 1988년 12월 낙동강의 지류인 황강 물줄기를 막고 합천댐을 만들면서 생긴 인공호수다. 합천에 합천댐이 준설되면서 여러 마을이 물에 잠기는 아픔이 있었다. 하지만 이로 말미암아 생겨나거나 얻어진 것도 적지 않다. 우선 주변 명산의 그림자를 한 품에 담은 합천호의 멋진 풍경이다. 또 낚시와 수상 레저 스포츠를 즐길 수 있게 됐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면적 2595만㎡, 댐 높이 96m, 길이 472m, 만수위 176m, 총 저수량 7억9000만t으로 합천호 둘레길은 드라이브 코스로 유명하다. 합천호와 산허리를 끼고 약 40㎞에 걸쳐 도는 드라이브 코스는 동서로 길게 황강을 끼고 병풍처럼 이어진 그림 같은 능선을 감상할 수 있다. 합천댐 둘레에 나있는 길들은 '합천호수로'와 '합천호반로'라는 이름이 지어졌다. 합천호 인근에는 특산물인 빙어와 합천댐에서 잡히는 물고기 요리를 내놓는 음식점이 많다.

합천호 주변의 쉼터. 사진=조용철 기자
합천호 주변의 쉼터. 사진=조용철 기자

합천호둘레길에는 벚나무가 길게 줄지어 있어 봄에는 화려한 벚꽃을, 여름에는 시원한 그늘을, 가을에는 울긋불긋한 단풍을 여행객들에게 안겨준다. 겨울철 이파리를 떨군 앙상한 모습도 나름대로 독특한 느낌을 준다. 숲이 우거진 길목에서는 오밀조밀하고 시원한 합천댐과 합천호의 풍경을 눈에 담는 재미도 있다. 이른 새벽에 산안개와 물안개가 서로 섞이는 운치 있는 풍경은 합천호의 백미다.

합천영상테마파크 사진=조용철 기자
합천군 야로면에 위치한 농업회사법인 가야산 별빛농장은 농작물 재배부터 생산 판매, 농촌체험과 팜핑, 캠핑까지 체험할 수 있는 복합 문화 농장이다.

가야산 별빛농장. 사진=조용철 기자
가야산 별빛농장. 사진=조용철 기자

가야산 400고지에서 파프리카, 새싹삼 등 건강한 먹거리 생산을 통해 일본 수출과 다양한 가공제품을 개발한 16만5000㎡ 대단지 별빛농장에서는 등산, 황토 둘레길, 요가, 걷기, 숲속 명상, 캠핑 등을 접목한 1박2일 자연미행 여행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또 시설원예, 창업아카데미, 초보 농부들을 위한 각종 작물 재배교육과 작목별 재배 전문가 양성 청소년 직업교육 등을 운영해 건강하고 안전한 농작물을 재배하고 나아가 아름답고 건강한 삶을 위한 목가적인 쉼터를 공유하는 라이프 스타일을 즐길 수 있다.

각종 농산물 및 시설 채소, 특용 작물 재배 및 수확 체험, 쿠킹 클래스도 운영한다.
파프리카 피자만들기, 청란버거 만들기, 키토파샐 만들기 체험으로 최대 4인 가족 기준으로 재료가 준비되는 쿠킹 클래스를 만들다보면 시간이 지나가는 줄 모를 정도다.

yccho@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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