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주가 떠받쳐라"… 자사주 매입 상장사 2배로 늘었다

최두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7.07 18:20

수정 2022.07.07 18:20

신저가 잇따르자 책임경영 차원
자사주 직접취득·위탁매입 기업
작년144곳서 올 308곳으로 증가
"주가 떠받쳐라"… 자사주 매입 상장사 2배로 늘었다
인플레이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전쟁, 공격적인 금리 기조 등 잇따른 악재로 52주 신저가를 경신하는 종목이 잇따르는 가운데 상장사들이 자사주 매입에 나서고 있다. 책임경영 차원에서 주식을 매입하고 있는 것이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이날까지 거래소에 신고된 자기주식 취득 건수는 총 128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기간 71건에 비해 57건(80.2%)나 급증한 수준이다. 올해 신탁계약 체결 건수도 178건으로 전년 동기 73건의 두배 이상 증가했다. 자사주를 직접 취득하거나 위탁 매입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기업이 300개가 넘는 것이다.


유가증권 시장에서는 지난달에만 메리츠금융지주, 신원, 다우기술, 한라 등 32건의 자사주 직접 취득 공시가 났고 이달 들어서도 RFHIC, 넥스틴 등 코스닥 상장사들이 4건의 자사주 직접 취득 공시를 냈다. 이달 신탁계약에 나선 기업도 골프존, 아이티엠반도체, 인트론바이오, 엠씨넥스, 알서포트 등 벌써 11곳에 달한다.

지난 5일에는 김석 카카오뱅크 최고전략책임자(CSO)와 유호범 내부감사책임자가 카카오뱅크의 자사주를 각각 1만주, 3285주 매입했다. 이에 앞서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도 우리금융지주의 주식 5000주를 장내 매입해 자사주 보유 규모를 총 11만8127주로 늘린 바 있다.

자사주 매입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증시에서도 주가 부양을 위한 최선의 경영 의지로 풀이된다.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면 시장의 유통 주식 수가 줄고 그만큼 주당순이익(EPS)이 증가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기업 임원이 자사주를 매입하는 배경에는 미래 가치에 대한 확신이 있을 수밖에 없어 시장에서 투자심리를 개선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실제 유안타증권이 최근 3년 간 2% 이상의 자사주를 매입하기로 결정한 시가총액 1조원 이상 17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총 23건의 공시 중 14건에서 자사주 매입 기간 동안 증시를 상회하는 주가 수익률을 기록했다.


조창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자사주 매입은 기업이 또 하나의 투자자가 돼 자사의 주가 하락을 인식함과 동시에 반등 가능성 및 매수 매력을 높게 평가하고 있는 것"이라며 "자사주를 매입한 기업이 이를 소각하기로 결정하는 경우에는 주가의 추가 상승을 기대할 수도 있다"고 판단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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