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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美 보안수장, 기업에 '中 산업스파이' 경계령

윤재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7.07 18:22

수정 2022.07.07 18:22

기술 이전 직후 합작계약 무산
농장서는 유전자 조작 씨앗 훔쳐
英, 中스파이 관련수사 7배 폭증
6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크리스토퍼 레이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오른쪽)과 켄 매컬럼 영국 MI5 국장이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뉴시스
6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크리스토퍼 레이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오른쪽)과 켄 매컬럼 영국 MI5 국장이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뉴시스
영국과 미국의 보안 수장들이 중국의 산업 첩보행위가 갈수록 위협이 되고 있다며 기업들이 경계할 것을 요구했다.

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켄 매컬럼 영국 MI5 국장은 지난 2018년 이후 중국 산업 스파이 관련 수사가 7배 증가했다며 수사 능력을 앞으로 3년에 걸쳐 두배 키우는 등 계속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크리스토퍼 레이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중국 정부의 위협은 기업인들이 인식하는 것 이상으로 커지고 세밀화되고 있으며 12시간 마다 새로운 중국 관련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레이는 중국이 서방의 기술을 훔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외국 기업들을 제치고 시장을 독점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 예로 미국 농장에서 유전자 조작 씨앗을 훔치려다 적발된 경우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두 수장은 중국이 해외 정보 수집을 지휘하는 국가안전부와 직접 연관이 없는 인물까지 고용하면서 서방기업들을 노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국가안전부와 연계된 중국 기업들과 거래를 할 때 주의할 것을 요구했다.

매컬럼은 영국의 한 항공기 전문가가 고용 제의를 받은 후 중국을 두 차례 방문해 향응을 제공받으면서 기업인들로 위장한 중국 정보요원들로부터 군용기 기술에 대한 질문을 받은 사례가 있었다고 밝혔다.

또 한 기업은 합작하기로 한 중국 기업에 기술을 건넨 직후 거래 계약 체결이 무산된 사례도 소개했다.

레이는 "중국 기업과 거래를 하는 것은 중국 정부와 거래하는 것"이라며 이는 결국 국가안전부와 인민해방군과 상대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두 수장은 기업들이 MI5와 FBI와 협력을 늘릴 것을 당부하면서도 이것이 중국 기업을 경계하라는 뜻이지 거래를 끊으라는 의미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매컬럼은 영국 대학교에 유학하고 있는 중국 학생 15만명이 두나라 모두에게 이득이 되지만 50명이 중국군과 연계된 것으로 드러나 추방됐다고 밝혔다.


레이 FBI 국장은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는 문제를 기업들이 심각하게 여겨야 한다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제재로 발목이 잡힌 것보다 더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 대비할 것을 요구했다. 그는 중국의 대만 야욕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며 중국에 투자를 한 서방기업들이 인질로 잡혀있는 상태에서 공급망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올해 뉴욕 시의원 선거에서 1989년 베이징 톈안먼 학살 사건에 비판적인 후보의 낙선을 위해 중국 정부가 사설 탐정을 고용해 약점을 찾아내도록 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국내 정치에도 개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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