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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마스터, 순수 가상자산 결제 카드 준비...올해 출시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7.11 14:45

수정 2022.07.11 14:45

지난 13일(현지시간) 엘살바도르의 산살바도르 시내 한 상점에 가상자산의 대표주자인 비트코인으로 결제 가능하다는 표식이 붙어있다.로이터뉴스1
지난 13일(현지시간) 엘살바도르의 산살바도르 시내 한 상점에 가상자산의 대표주자인 비트코인으로 결제 가능하다는 표식이 붙어있다.로이터뉴스1


[파이낸셜뉴스] 비자와 마스터카드를 포함한 다국적 카드사들이 올해 안에 가상자산을 이용한 새로운 결제 시스템을 내놓을 예정이다. 새 시스템은 법정통화로 환전하는 과정을 생략하고 오롯이 가상자산만 이용하는 방식이며 실용화된다면 기존 결제체계를 크게 뒤흔들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현지시간) 카드 업계 관계자들을 이용해 양대 카드 기업들이 스테이블코인(달러 등 법정화폐에 가치가 연동하도록 설계된 가상자산)을 이용한 결제 시스템을 준비중이라고 전했다.

사실 가상자산으로 제품이나 서비스를 사는 거래는 이전에도 있었다.
미국의 유명 결제 플랫폼인 페이팔은 지난해부터 미국 내 고객들이 가상자산으로 결제하도록 허용했다. 페이팔은 이를 위해 미 스테이블코인 발행 기업인 팍소스와 협력한다. 페이팔은 고객이 가상자산으로 물건을 사면 팍소스를 통해 가상자산을 지역 법정통화로 바꾸고 이를 판매자에게 전달한다. 페이팔은 지난달 발표에서 고객끼리 가상자산을 주고받는 서비스도 개시한다고 알렸다.

WSJ는 비자와 마스터카드가 가상자산 결제에서 다른 법정통화로 바꾸는 과정을 생략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두 카드사는 고객이 새로운 가상자산 카드로 결제를 하면 카드 발행사에서 결제 금액 상당의 스테이블 코인을 바로 판매자의 은행 계좌에 전달하는 방식을 연구중이다. 비자의 경우 스테이블코인을 중계 과정 없이 직접 현지 법정통화로 바꿔서 판매자 은행 계좌로 전달하는 방식을 동시에 검토하고 있다. 비자는 일단 올해 안에 국제 결제 시장에서 특정 부문을 골라 새로운 시스템을 공개할 계획이다.

스테이블코인 방식과 결이 다른 결제 방식도 있다. 영국의 가상자산 기업 넥소의 경우 지난 5월 마스터카드와 협력해 가상자산을 담보물로 잡아 결제를 진행하는 가상자산 카드를 출시했다. 해당 카드는 유럽에서만 사용할 수 있으며 이용자들은 담보로 설정한 가상자산 가치의 90%까지 결제할 수 있다. 넥소는 만약 담보로 설정된 가상자산 가치가 지나치게 떨어지면 카드 이용자에게 추가 담보 설정을 요구한다.

WSJ는 최근 가상자산 시세가 폭락하고 테라·루나 사태처럼 스테이블코인 가격이 붕괴하는 사건이 벌어졌지만 여전히 가상자산 결제에 대한 수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디지털 콘텐츠와 관련해 카드로 대체불가능토큰(NFT)을 사려는 문의가 적지 않다. 현재 대다수의 NFT 판매자들은 가상자산 거래를 선호한다. 비자의 쿠이 셰필드 국제 가상자산 부문 대표는 “기존 고객들이 현재 가상자산 시세와 무관하게 가상자산에 관심을 보이고 있고 새로운 개발자들이 업계에 들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WSJ는 카드사들이 준비하는 가상자산 결제 서비스가 일반 상품과 서비스 결제까지 확대된다면 국제 결제 시장에 새로운 혁신이 일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들은 일단 거래 안정성을 고심하고 있다.
대다수의 가상자산 보유자가 자신의 자산을 가상자산 거래소 등 제 3자에 맡겨둔 만큼 외부 해킹으로 가상자산이 사라지면 결제가 불안정해질 수 있다. 이와 관련해 미 보안업체 콤포시큐어는 지난해 가상자산 보안 특허를 제출하고 가상자산 지갑 열쇠를 저장하는 스마트카드를 출시하기도 했다.
해당 카드를 이용할 경우 가상자상의 송금과 지불 전에 비밀번호와 생체정보를 입력해야 한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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