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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6만전자 복귀 실패…결국 외국인에 달렸다

김민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7.11 16:05

수정 2022.07.11 17:50

외국인 매수 힘입어 3거래일째 상승
장중 5만9600원까지 올랐지만 실패
반등 타이밍 결국 원·달러 환율이 관건
그래픽=정기현 기자
그래픽=정기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삼성전자가 ‘5만전자’의 터널을 딛고 ‘6만전자’ 회복을 눈앞에 둔 가운데 하반기 ‘V자’ 반등이 될 수 있을지 개인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상반기 실적 선방과 원·달러 환율 일시적 하락 등으로 주가가 최근 4%대 상승했지만 여전히 반도체 업황 불확실성과 경기 둔화 우려 영향으로 하반기 역시 약세를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11일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100원(0.17%) 오른 5만8800원에 거래됐다. 최근 삼성전자는 7일 3.19%, 8일 0.86% 등 3거래일 동안 총 4.22% 상승을 기록 중이다.

■"낙폭 과도하다" 삼성전자 저평가 목소리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4일 장중 5만5700원까지 밀리며 52주 신저가를 경신했으나 이날 장중 5만9600원까지 오르면서 ‘6만 전자’ 회복을 가시화했다.

이처럼 삼성전자가 최근 주가 흐름이 상승세인 것은 2·4분기 실적이 우려했던 것에 비해서는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왔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영업이익이 14조원을 기록하면서 증권사 예상치 평균(14조7000억원)을 소폭 밑돌았지만 나쁘지 않다는 평가다. 미국 빅테크 기업이 긴축 경영에 나서면서 반도체 수요가 급감할 것이란 우려가 시장에 있었지만 최악의 상황을 피하면서 주가가 오른 것으로 보인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원화 약세에도 세트(모바일·영상디스플레이·가전) 판매 둔화가 6월부터 본격화했음을 감안할 경우 실적은 무난한 수준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삼성전자 주가가 과도하게 빠지면서 저평가 된 만큼 저점 매수세가 들어온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7.9배, 주당순자산비율(PBR)은 1.1배로 매력적인 수준이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가에 긍정적 모멘텀은 지속적으로 타이트하게 진행될 공급 상황과 낮은 밸류에이션"이라면서 "수요 둔화로 메모리 업체들이 향후 신규 캐파(생산여력) 투자를 보수적으로 집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수급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여전히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 주가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긴 힘들다고 보고 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함께 고강도 긴축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로 정보기술(IT) 제품 수요 둔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경기 침체가 본격화 되면 IT, 반도체 업계의 수요 불확실성이 내년까지 지속되면서 기업 이익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최근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직전 거래일(현지시간 8일) 0.47% 오르며 4거래일째 상승 마감하고 있지만 여전히 올초 대비 34% 하락 중이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자은 “삼성전자가 올초 대비 25% 하락했지만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대비 많이 빠진 게 아니다”라면서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하는 TSMC 역시 25%나 빠졌다는 것은 전방 산업 수요가 줄고 있는 것이고 지금은 코로나19 팬데믹의 수혜를 받은 글로벌 테크 산업 전체가 경기 침체 우려로 인한 수요 둔화를 겪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증권가에서는 내년 글로벌 D램 3사의 출하 증가율이 평균 15%에 그칠 것으로 예상돼 향후 반도체 수급의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하반기 영업이익은 D램과 낸드 가격 하락, 세트사업 출하 감소 등으로 전년 대비 12% 줄어든 26조 2000억 원으로 추정한다”며 “하반기 메모리 가격은 중국 스마트폰 수요 부진 심화, 인텔 신규 CPI 출시 연기에 따른 서버용 메모리 대기 수요 발생 등으로 하락세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코스피가 전 거래일보다 10.34포인트(0.44%) 내린 2340.27에 장을 마쳤다. 1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달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3.5원 상승한 1303.9원에 마감했다. /뉴시스
코스피가 전 거래일보다 10.34포인트(0.44%) 내린 2340.27에 장을 마쳤다. 1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달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3.5원 상승한 1303.9원에 마감했다. /뉴시스

■환율·유가 하락 시 삼성전자 반등할 것
반면 반도체 업황과 테크산업에 대한 수요 둔화 우려를 뛰어넘어 외국인들의 ‘바이 코리아’가 본격화 되면 삼성전자 주가가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 외국인은 삼성전자의 2·4분기 잠정 실적이 발표된 지난 7일부터 8일까지 이틀 간 외국인 투자자는 삼성전자 주식을 2407억원 어치 순매수했다. 이 기간 외국인의 순매수 종목 1위에도 이름을 올렸다.

또 현재 1300원대를 기록 중인 원·달러 환율이 1250원대로 떨어지거나 국제 유가 하락해 한국의 무역 수지가 흑자로 돌아설 경우 외국인들의 수급이 몰리면서 삼성전자가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는 실적 흐름보다는 채널 내 재고 개선 여부, 인플레이션 정점 통과 시점, 금융 긴축 완화 여부가 주가 방향성을 결정할 것”이라며 “삼성전자 주가는 바닥권에서 점진적으로 U자형으로 회복할 것”이라고 전했다.


정 팀장도 "삼성전자가 다시 반등하게 된다면 삼성전자의 개별 종목에 대한 이슈 보다는 환율 하락이나 유가 급락 등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 들어올 수 밖에 없는 환경이 됐을 때가 유력하다"고 강조했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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