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악재 뚫고 대형 플랜트 수주… 하반기 턴어라운드 청신호 [포춘클럽 라운지]

김현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7.11 18:07

수정 2022.07.11 18:07

현대건설
수주잔고 78조… 4년치 일감 확보
아람코 파트너 선정·SMR 등
신사업 통한 성장동력 확보 박차
악재 뚫고 대형 플랜트 수주… 하반기 턴어라운드 청신호 [포춘클럽 라운지]
올해 글로벌 건설시장은 거시경제 여건 개선, 제조 및 산업 플랜트 투자 확대로 전년 대비 소폭 성장에 그칠 전망이다. 코로나19 재확산 가능성, 원자재 가격 급등 및 물류 대란 등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상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증권가는 이런 대내외 악재를 반영해 현대건설의 목표가를 하향 조정했다. 그러면서도 하반기부터는 현대건설의 실적 턴어라운드, 신사업부문인 원전 성과도 기대할 수 있어 주가 모멘텀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

■4년치 안정치 일감 확보

1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업계가 바라보는 현대건설의 올해 연결기준 매출액 전망치는 지난해 말 대비 25.85% 증가한 28조7565억원이다. 영업이익 전망치는 11.30% 증가한 2조7241억원이다.


증권업계는 현대건설이 대내외 악재 속에서도 실적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수주잔고가 안정적으로 실적을 뒷받침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현대건설에 따르면 수주잔고는 전년 말 대비 20.7% 증가한 78조7608억원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4년치 이상의 안정적인 일감을 확보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현대건설은 올해 수주 목표치를 28조3700억원으로 잡았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다변화된 사업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국내외 건설경기 변동에 대응해 사업 비중을 탄력적으로 조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현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현대건설의 올해 상반기 누적 신규수주는 18조원에 달했다"며 "이는 연간 목표대비 63%를 달성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룡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뚜렷한 국내 주택 분양 증가와 사우디 지프라, 파나마 메트로 등 주요 대형 해외 프로젝트 실적 기여 확대로 매출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석유화학 관련 신사업 확보 박차

현대건설은 신사업을 통한 성장동력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세계 최대 에너지 기업 아람코가 추진하는 중장기 성장 프로젝트의 파트너(건설 EPC 부문) 기업으로 최종 선정됐다.

이로써 현대건설은 향후 아람코에서 발주하는 석유화학 관련 신사업들에 대한 수의 계약 및 입찰 인센티브를 제공받는 기회를 확보하게 됐다. 세계 유수의 건설회사 가운데 현대건설을 포함한 소수의 기업만이 아람코 파트너로 선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현대건설은 1979년 얀부 천연액화공장 해상 정박장 공사를 시작으로 카란 가스전 개발 프로젝트 PKG 1 공사, 마르잔 해상 가스 오일 분리 시설 공사, 쿠레이스 육상 유전시설 공사(PKG3-CPF) 등 아람코가 발주한 다양한 공사를 수행해왔다.

아울러 현대건설은 차세대 원전사업 로드맵 전력에도 본격 시동을 걸었다. 국내외 한국형 대형원전 34기 중 22기를 시공하며, 에너지산업의 핵심인 대형원전 부문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다지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달 원자력 사업 분야 최고 기업인 미국 웨스팅하우스사와 전략적 협약을 체결하고, 국내 기업 최초로 미국 대형원전 사업의 글로벌 진출 기반을 마련했다.

차세대 원전사업의 핵심으로 꼽히는 소형모듈원전(SMR) 분야에서도 민첩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 미국 원자력 기업 홀텍 인터내셔널과 SMR 개발 및 사업 동반진출을 위한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원전사업은 기존 대형 원전에서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주목받는 소형모듈원전(SMR) 해체, 사용후연료 분야 등으로 확장하는 추세다. 영국 원자력연구소에 따르면 SMR은 탄소배출이 거의 없고, 대형 원전 대비 안전성과 경제성이 뛰어나 2035년 세계 시장 규모가 총 640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현대건설이 신규 원전 설계 및 건설에서 원전해체까지 원자력 산업 전 분야에 걸쳐 견고한 대응체계를 구축하고 핵심 기술 경쟁력 확보에 나선 것은 탄소중립 전환 시대를 맞아 천문학적인 규모로 성장이 예상되는 글로벌 원전시장을 선점하고, K원전 수출기업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현금 유동성 등 재무 융통성 우수

현대건설은 해외공사 등에서 비경상적 원가 반영에도 우수한 자본완충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속적인 순이익 창출을 통한 이익잉여금 제고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현금성자산 및 유형자산, 지분증권 등 풍부한 재무적 여력을 보유하고 있어 재무적 융통성도 매우 우수하다.

실제로 현대건설의 지난해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5조2810억원이며, 순현금도 3조1212억원에 달해 탁월한 현금 유동성을 유지하고 있다. 지속적인 재무구조 개선으로 유동비율은 191.1%, 부채비율은 108.2%를 기록했다. 신용등급은 AA-등급으로 건설업계 내에서는 최상위 수준이다.

서현정 연구원은 "원자재 가격 상승, 해외비용 가능성 등 리스크는 향후에도 존재하지만 하반기부터 현대건설의 실적 턴어라운드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주가 모멘텀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원전이라는 신사업부문의 성과도 기대되는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현대건설은 토건공사 및 주택공사, 전력, 플랜트공사 등을 영위하고 있는 현대자동차계열의 종합건설사로 지난해 기준 시공능력평가액 순위 2위를 지키고 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 대기업으로 올해 3월 말 기준 최대주주는 현대자동차(20.95%)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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