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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지휘자, 수화로 보는 무장애 공연까지..국립극장 라인업 공개

이환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7.12 14:30

수정 2022.07.12 17:14

올 8월31일부터 내년 6월 30일까지 총 61편의 공연 올라
국립창극단, 수궁가 각색한 '귀토', 웹툰 창극화한 작품 선뵈
국립무용단, 60주년 맞아 '2022 무용극 호동' 새 시즌
국립국악관현악단, 로봇 지휘자와 함께하는 무대
[파이낸셜뉴스]

12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2 2023 국립극장 레퍼토리시즌' 기자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이번 시즌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12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2 2023 국립극장 레퍼토리시즌' 기자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이번 시즌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인공지능 로봇 지휘자가 연주하는 국립국악관현악 공연, 음성해설과 수화자가 함께 무대에 오르는 무장애 연극 까지. 국립극장이 다음 시즌 무대에 올리는 총 61편의 공연 라인업을 공개했다. 국립극장은 전통과 현대의 조화, 외부에 열린 인재 채용과 육성 프로그램 등 새로운 시도를 올해도 이어간다.

국립극장은 12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2022~2023 국립극장 래퍼토리시즌'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오는 8월 31일부터 2023년 6월 30일까지 신작 26편, 레퍼토리 10편, 상설공연 14편, 공동주최 11편 등 총 61편의 작품을 선보인다.


먼저 국립극장 소속인 국립창극단, 국립국악관현악단, 국립무용단은 '다양성'과 '공존'을 주제로 중심을 잡는 무대를 만든다.

국립극장 전경
국립극장 전경

새 시즌의 개막은 국립창극단의 '귀토'(8월31일~9월 4일)가 장식한다. '귀토'의 영어 제목은 '토끼의 8가지 고난'으로 판소리 '수궁가'를 재기발랄하게 재해석한 작품이다. 관객과 평단의 요청에 따라 1년 만에 다시 재연하는 공연으로 국립창극단 전 단원이 출연한다.

올해 국립창극단은 한국의 웹툰과 서양의 고전으로 창극의 영역을 확장한다. 네이버웹툰 '정년이'(2023년 3월)를 첫 창극화해 무대에 올린다. 소리 재능을 타고난 목포 소녀 윤정년과 창극 배우들의 성장기를 그린 작품이다.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희곡 '베니스의 상인'을 각색한 '베니스의 상인들'(2023년 6월)도 창극으로 부활한다. 이성열 연출가는 "원작의 악독한 상인 '샤일록'을 현대에 맞게 욕심많고 노회한 기업가로 각색했다"고 설명했다.

국립무용단 손인영 예술감독은 "무용극 장르를 정립한 한국무용의 거목이자, 국립무용단 초대 단장인 송범의 '왕자 호동'을 잇는 새로운 무용극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립무용단 손인영 예술감독은 "무용극 장르를 정립한 한국무용의 거목이자, 국립무용단 초대 단장인 송범의 '왕자 호동'을 잇는 새로운 무용극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창단 60주년을 맞는 국립무용단은 신작 '2022 무용극 호동'(10월 27~29일)으로 새 시즌을 연다. 손인영 예술감독은 "무용극 장르를 정립한 한국무용의 거목이자, 국립무용단 초대 단장인 송범의 '왕자 호동'을 잇는 새로운 무용극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2 무용극 호동'의 극복과 연출은 연출가 이지나(중앙대 교수)가 맡았다. 이지나 연출가는 "모두가 아는 호동이라는 인물을 2022년의 도덕적 기준, 가치로 재해석하고 확장하는데 큰 고민을 했다"며 "국립무용단이 앞서 시도한 안무, 시각적 효과 등에서 더 나아가 이번에는 뮤지컬 연출가로서 '차별화된 음악'을 통해 새로운 시도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음악감독은 독보적인 세계로 대중을 사로잡은 김성수가 참여한다.

국립무용단은 올해 '넥스트 스텝'을 통해 차세대 안무가 발굴과 육성에도 나선다. 넥스트 스텝은 국립극장이 2018년 시작한 프로젝트로 단원이 아닌 외부 인력을 선발, 교육해 무대에 올리는 프로젝트다. 국립창극단은 '작창(한국음악을 기반으로 새로운 소리를 짜는 것)', 국립국악관현악단은 '지휘' 분야에서 차세대 예술인을 발굴하고 무대에 선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은 두 번째 '이음 음악제'(9월22~30일)를 통해 한국 창작음악의 오늘과 내일을 잇는 장을 마련한다. 관현악시리즈 1 '비비드: 음악의 채도'를 시작으로 50여 명의 청년 연주자가 꾸미는 '2022 오케스트라 이음' 등의 공연이 이어진다.

특히 올해는 한국생산기술연구원과 협업을 통해 인공지능 로봇이 지휘를 하는 '부재' 공연을 통해 국립극장 시즌 공연의 대미를 장식한다. 인공지능 로봇이 인간 지휘자를 대체 할 수 있을지, 아니면 지휘자의 부재를 통해 역설적으로 지휘자의 존재가 커질지가 공연의 관전 포인트다.

김성진 국립국악관현악단 예술감독은 "기계로 대체할 수 없는 직업 10위에 지휘자가 꼽히기도 했다"며 "전통에 머물지 않고 전통을 넘기 위해 노력하는 단원들과 헌신적인 스텝들이 함께하는 국립극장 공연에 큰 관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올해 국립극장은 시즌 목표를 '함께 그리는 내일의 출발점'으로 삼고 예술과 기술, 장애인, 여성 등 다양한 목소리를 담는데 주력했다.
특히 장애인 문화 향유를 확대하기 위해 무장애(배리어 프리) 공연을 4편 선보인다. 박지리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합체', '틴에이지 딕' 등 총 4편의 공연을 올린다.
작품에는 음성 해설이 제공되며 공연에 수어 통역가가 함께 오른다.

로봇 지휘자, 수화로 보는 무장애 공연까지..국립극장 라인업 공개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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