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총기 청정국' 한국도 안심 못한다... 매년 불법 총기 사건·사고 잇따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7.12 18:13

수정 2022.07.12 18:13

2005년 사제 저격총 제작사건
2016년 '오패산 사건' 경찰 사망
해외사이트 통해 제작 기술 유통
오패산터널 총격 사건에 사용된 사제총기.뉴시스
오패산터널 총격 사건에 사용된 사제총기.뉴시스
지난 8일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사제 총기에 의해 숨진 이후 국내에서도 경각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총기 청정국'인 한국에서 과연 '사제총기'에 의한 불의의 사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국내에서도 사제총기에 의한 사망사고가 발생한 적이 있는 만큼 가능성은 높다.

국내 사제총기로 가장 큰 사고가 발생한 시기는 지난 2016년이다. 이른바 '성병대 사건' 또는 '오패산터널 총격 사건'으로 불린다.

사건이 발생한 2016년 10월 성병대는 거주하는 건물에서 부동산을 운영하는 A씨가 평소 자신을 경멸한다고 생각해 살해하기로 마음먹고 유튜브에서 사제총기 제작방법을 검색, 알루미늄 파이프, 볼베어링, 완구용 폭죽 등으로 사제총 17정을 제작했다. 성씨는 같은 해 10월 19일 서울 강북구의 한 부동산 앞에서 A씨가 나오는 것을 기다렸다 150여m를 따라가면서 자신이 제작한 사제총을 2차례 발사했지만 빗나가자 이씨를 넘어뜨리고 쇠망치로 머리를 내리쳐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쳤다.
이어 그는 오패산 터널 방향으로 도주해 터널 옆 화단 숲속에 몸을 숨기던 중 112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을 총기로 해쳤다. 이후 사제총기 문제가 전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기도 했다.

민간인이 총기 제작이 논란으로 번진 사건도 여러 건이다.

대표적으로는 2005년 발생한 이른바 '사제 저격총 제작사건'이 꼽힌다. 당시 B씨는 평소 즐겨보던 해외 인터넷 사이트에서 눈 여겨봤던 저격용 총의 제원을 뽑아 설계도면을 직접 만들었다. 자신이 운영하던 공업사 기계를 이용해 총열과 기관부, 몸통, 소음기까지 거의 완벽하게 재현해 냈다.

2011년엔 대만산 불법총기를 부품 형태로 수입해 조립, 인터넷을 통해 판매한 혐의로 업자와 구입자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적발되기도 했다. 이들에게 총기를 구매한 이들 중엔 서바이벌 동호회에서 더 좋은 성능의 총을 보유하기 위해 불법 총기를 거래하거나 직접 가스총을 사제권총으로 불법 개조한 뒤 실탄까지 직접 만들었다고 한다.

아울러 2015년에는 한 역사동호회에서 박물관의 '유물 복제제도'를 이용해 조총을 복제해 논란이 커진 적도 있다.

유물 복제제도는 연구나 교육 목적으로 허가를 받으면 박물관에 소장된 유물의 복제품을 만들 수있다. 이 같은 제도를 악용해 조총을 복제, 실제 발사 실험까지 한 것이다.

살상이 가능한 총기가 제작됐지만 경찰 등 당국의 관리를 받지 않아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런 사례에서 보듯 우리나라도 언제라도 사제 총기에 따른 사고 가능성은 높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실제 유튜브에서 영어로 특정 단어를 검색하면 총기 또는 총알을 제작하는 영상을 찾을 수 있다. 5~10분 분량의 영상에선 총기 제작시 사용되는 장비와 재료의 모습이 담겨있다.


더구나 직접 만든 총기를 발사하며 위력을 검증도 한다. 영상의 상당수는 수년 전 올라와 지금도 맘만 먹으면 언제든지 볼 수있다.


경찰도 성병대 사건 이후 총기안전 담당 부서를 본청 '계' 단위에서 '과' 단위로 격상하고 단속 강도를 높여왔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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