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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눈덩이 가계·기업 빚이 복합 경제위기 뇌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7.12 18:28

수정 2022.07.12 18:50

13일 금통위서 빅스텝 전망
취약계층 안전판 마련해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5월 2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5월 2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한 한국은행의 긴축 행보가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13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사상 첫 빅스텝(0.5%p 금리인상) 단행이 예상되는 가운데 8월까지 두달 연속 빅스텝 전망까지 나온다. 급격한 인상에 대한 우려를 의식해 빅스텝 시기는 조정한다 해도 인상 기조를 바꾸긴 역부족이다. 이달 금리인상이 결정되면 3연속 인상이라는 초유의 기록을 세우게 된다.
부채가 많은 가계와 기업, 사회 전반에 상당한 후폭풍이 불 수 있다. 미리 피해를 최소화할 대책을 세우는 것이 시급하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취임 초반에만 해도 빅스텝을 고려하지 않는 태도였으나 지난 5월 이후 달라졌다. 지난달엔 "한국 대응이 현시점에서 선제적이라고 볼 수 없다"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적절히 제어하지 않을 경우 고물가 상황이 고착화될 것"이라며 발언 수위를 높였다.

경기침체 우려를 무릅쓰고 인플레 잡기를 우선에 둘 수밖에 없는 것은 물가상승 속도가 그만큼 심각하기 때문이다. 6%대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이미 지난달 현실화됐다. 6%대 물가는 외환위기 이후 24년 만이다. 하반기 7%대 전망도 계속 나온다. 전기·가스 등 공공요금은 이달 일제히 올랐고, 글로벌 공급망은 여전히 나아질 기미가 없다. 원유 등 고공행진하고 있는 수입물가는 국내물가를 더 세차게 밀어올리고 있다.

인플레이션은 전쟁과 공급부족 등 비슷한 이유로 확산된 전 세계 공통의 문제다. 세계 각국이 강력한 긴축으로 맞선 가운데 미국은 거듭 매파 행보를 보이고 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자이언트스텝(0.75%p 금리인상) 가능성이 유력하다. 물가도 잡고 자본이탈도 막아야 하는 한은 입장에서 금리인상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걱정인 것은 눈덩이로 불어난 가계·기업 빚이 향후 경제위기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4분기 가계부채는 1859조원에 달했다. 이런데도 한은이 12일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6월 말 은행권 가계대출은 1060조원으로 3개월째 증가세다. 대한상공회의소는 한은이 빅스텝에 나설 경우 기업들 대출이자 부담 규모는 3조9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한계기업은 속히 정리하되 유망한 기업은 위기를 이겨낼 수 있게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 가계의 경우 금리가 1%p 오르면 더 내야 할 이자가 연간 13조원이 넘는다.
취약계층의 안전판 마련도 서둘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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