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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10일 2발 이어 11일 방사포 1발 쏴...전문가 '회색지대 전략'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7.13 15:46

수정 2022.07.13 17:18

저강도 도발 후 기습 고강도 도발로 전환 노린 회색지대 전략
코로나와 장마철로 북 핵실험 제한 속, 국지도발 가능성 커져
[파이낸셜뉴스]
북한군의 600㎜ 초대형 방사포(KN-25). 사진=노동신문 캡처
북한군의 600㎜ 초대형 방사포(KN-25). 사진=노동신문 캡처
북한이 이틀 연속 방사포를 발사한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북한이 지난 10일 서해상으로 방사포 2발을 발사한 데 이어 지난 11일 오전에도 방사포 1발을 발사한 항적을 우리군이 추가로 포착한 것으로 이날 드러났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를 통해 "군은 오후 6시 21~37분께까지 북한의 방사포로 추정되는 항적들을 포착했다"고 발혔다.

우리 군 당국은 통상 북한의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가 발사됐을 땐 그 사실을 언론에 즉각 공표하지만 재래식 방사포 발사 땐 공지하지 않는다.

이와 관련 군 당국은 우리 군의 대북 탐지능력·대비태세 등이 북한에 노출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 '북한의 재래식 방사포 사격이나 일반 포병 훈련 등에 관해선 언론에 공지하거나 확인해주지 않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군이 2020년 10월10일 조선노동당 창건 제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공개한 다양한 종류의 방사포들. 사진=노동신문 캡처
북한군이 2020년 10월10일 조선노동당 창건 제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공개한 다양한 종류의 방사포들. 사진=노동신문 캡처
군 당국은 이날도 오전 북한의 방사포 사격 무력 도발을 10시간가량 지난 후에야 공식 확인한 것은 탐지된 북한 방사포탄의 제원이 탄도미사일 기술이 적용된 초대형방사포(KN-25) 등과는 차이가 있는 '저강도 무력시위'라는 판단했기 때문으로 관측됐다.

하지만 북한은 그 일주일 전인 지난달 5일, 올해 북한의 18번째 도발로 평양 순안을 포함한 4개 지역에서 동해상으로 핵 탑재가 가능한 것으로 분석되는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8발을 무더기로 발사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연이틀 방사포 사격은 한미 연합훈련을 앞두고 국지도발을 고도화하는 정치적 '회색지대 전략 구사'라고 분석했다.

반길주 인하대학교 국제관계연구소 안보연구센터장은 "연합훈련을 앞두고 지속해서 저강도 도발을 한 후 대규모 지휘소연습과 FTX가 있을 시기에 7차 핵실험 등 고강도 도발로 전환할 수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반 센터장은 "북한의 방사포 도발은 발표하지 않으면 포착하지 못한 것처럼 비쳐져 대비태세가 미흡한 것으로 인식될 수 있고, 바로 발표하면 북한의 정치적 기대효과를 높여줄 수 있는 딜레마가 있다"며 "북한은 이러한 회색지대 영역을 노린 것일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북한군은 이달부터 하계훈련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전북 군산에는 4년7개월 만에 한미 연합훈련을 위해 F-35A 6대가 한국에 전개, 일시 배치돼 있다.

한편, 한미 군사전문가들은 북한이 내부적인 코로나 상황과 장마철 습도 등으로 풍계리 핵실험장 3번과 4번 갱도 내 핵실험은 당분간 제한되는 가운데 서해상 연평도 포격과 연평해전과 같은 국지적 기습 도발 가능성은 커지고 있다고 관측했다.

북한 매체가 신형 무기 실험이라고 주장하며 공개한 사진들. 왼쪽부터 신형대구경조정포, 초대형방사포(KN-25), 북한판 에이태킴스(KN-24),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남한의 우리군과 주한미군 주요기지 타격이 가능해 결코 '저강도 도발'로만 볼 수 없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나오고 있다. 자료=미국의소리(VOA) 홈페이지 캡처
북한 매체가 신형 무기 실험이라고 주장하며 공개한 사진들. 왼쪽부터 신형대구경조정포, 초대형방사포(KN-25), 북한판 에이태킴스(KN-24),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남한의 우리군과 주한미군 주요기지 타격이 가능해 결코 '저강도 도발'로만 볼 수 없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나오고 있다. 자료=미국의소리(VOA) 홈페이지 캡처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