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믿을만한' 담뱃갑 경고 그림·문구, 청소년 흡연율 줄인다

권병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7.14 09:51

수정 2022.07.14 09:51

허원빈(왼쪽), 오영삼 교수./제공=부경대학교
허원빈(왼쪽), 오영삼 교수./제공=부경대학교

[파이낸셜뉴스] 청소년 흡연자가 담뱃갑의 경고 그림과 문구를 얼마나 믿느냐가 실제 흡연 감소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립부경대학교 사회복지학전공 허원빈, 오영삼 교수는 이런 내용을 담은 ‘한국 청소년의 사회적 영향요인과 흡연 행동 간 담뱃갑 믿음성의 매개 효과 분석’ 논문을 '국제 정신건강 및 중독 저널'에 최근 게재했다고 14일 밝혔다.

이 논문이 실린 국제 정신건강 및 중독 저널은 국제적 권위를 가진 SSCI 등재 저널 가운데 지난해 기준 약물중독 분야 1위에 올라 있는 저명 학술지다.

부경대 교수팀의 연구에 따르면 담뱃갑의 경고 그림과 문구를 정말로 믿는 청소년은 두려운 감정이 인지로 전달돼 금연할 가능성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제14회 한국청소년위험행태조사(2018) 결과에서 13~18세의 한국 청소년 흡연자 3151명의 연구 표본 데이터를 분석해 이런 연구 결과를 얻었다.

연구팀은 청소년 흡연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가정이나 친구, 간접흡연 등 개인적 요인과 담배광고, 금연광고, 금연교육 등 사회적 요인으로 구분하고, 이 요인들이 흡연에 미치는 과정에 ‘믿음성(believability)’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분석 결과 담뱃갑 경고 그림과 문구를 보는 것만으로 흡연 감소 효과가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두려움이나 무서움과 같은 정서에 먼저 작용한 뒤 인지(금연 의도)에 작용하게 되는데 이 과정의 주요 매개체가 믿음성이었다.

담뱃갑 경고 그림과 문구로부터 느낀 부정적 감정이 흡연자의 인지에 작용하기 위해서는 흡연자가 담뱃갑 경고 그림과 문구를 '믿을만한' 것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허 교수는 “연구 결과 청소년에게 친구나 가족 등 흡연자가 영향을 미쳐도 담뱃갑 그림이나 문구를 더 강하게 믿으면 흡연 요인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오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담뱃갑 그림과 문구가 사회복지 측면에서 어떻게 활용될지, 중독과 사회복지 간 관계에 대한 실증적인 분석이 이뤄졌다는데 의의가 있다”라고 밝혔다.

bsk730@fnnews.com 권병석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