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시공사업단과 갈등으로 공사가 중단된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조합이 내달 만기인 사업비 대출을 상환할 방법을 마련했다고 14일 밝혔다. 사업비 미상환 시 아파트 전체가 경매에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가 만연한 가운데 조합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김현철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장은 이날 조합원들에게 보낸 공지 자료를 통해 "8월23일 사업비 7000억원의 만기상환 방법이 마련되었다"며 "오늘 최종적으로 주간 금융기관으로부터 사업비 대출 관련 확정 통보를 받았다"고 전했다.
이어 "대출 예정 금액은 8000억원"이라며 "금융시장이 경색돼 있고 시공사 보증을 받을 수 없는 점, 공사 중단인 점 때문에 유리한 조건으로 실행은 어려웠지만, 대위 변제 리스크를 제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상황임을 감안해 대출 실행 성공에 초점을 맞춰 업무를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NH농협은행 등 둔촌주공 대주단은 8월 말 만기인 7000억원 규모 사업비 대출에 대해 조합에 만기 연장 거절을 통보했다.
일각에선 최악의 경우 둔촌주공이 '제2의 트리마제'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 바 있다. 성수동 트리마제는 사업 과정에서 추가 분담금 갈등이 있었고, 시공사인 두산중공업은 보증금액 3600억원을 상환한 뒤 경매에 부쳐진 사업을 인수했다. 돈을 못 갚은 조합원은 집을 빼앗겼다.
김 조합장은 "조합원님들께서는 이제 더 이상 사업비 상환 방법 부재에 따른 시공사의 대위변제 및 구상권 취득, 가압류, 경매 등에 대해서는 고민하지 않으셔도 된다"며 "조합은 바로 8월 총회를 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합은 8월 총회에 안건을 올린 뒤 조합원들의 동의를 얻어 대출을 실행할 계획이다. 김 조합장은 "총회에서 조합원 여러분이 둔촌 사업의 진로를 직접 결정하여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다만 이날 공지에는 구체적인 대주단 목록은 공개되지 않았다. 한 조합 관계자는 "외부 세력의 방해가 있을 수 있어 최종 확정 때까지 보안을 유지하며 협의에 최선을 다했다"며 "구체적인 금융사를 밝힐 수는 없으나, 협의는 끝났고 로펌에서 법률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사업비 대출 상환 방법이 마련되면, 벼랑 끝에 몰린 둔촌주공 조합에 일부 숨통이 트일 것으로 예상한다. 대출 만기를 목전에 두고도 시공사업단과의 협상이 난항을 겪으며 조합 내부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조합 재정도 바닥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달 둔촌주공 조합원들은 새 대주단과의 대출 실행 문제와 함께 집행부 해임에 대한 논의도 진행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둔촌주공 조합 정상화위원회는 공사 중단의 책임이 현 집행부에 있다며 이들에 대한 해임을 추진 중이다. 내달 해임 총회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김 조합장은 "비대위가 추진하고 있는 현 조합 집행부 해임총회는 사업을 극단적으로 지연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해임총회가 성사된다면 집행부 해임 뒤 선임되는 직무대행자는 식물대행자가 되며, 집행부 공백은 시공사에겐 최상 조합원들에겐 최악의 상황이 된다"고 반박했다. 중재 협상과 관련해서는 "마지막 최종 합의안 도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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