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문화일반

데이트·여행·가족 나들이와 함께 즐기는 미술 전시 [Weekend 문화]

이환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7.15 04:00

수정 2022.07.15 12:00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서울랜드 동물원서 차로 5분
한국 채색화·백남준 작품 전시
누적관람객 150만 제주 ‘빛의 벙커’
성산일출봉·섭지코지와 가까워
덕수궁·석촌호수 간다면 들러보세요
서울시립 ‘장 미셸 오토니엘전’
롯데뮤지엄선 ‘셰퍼드 페어리전’
1998년 개봉한 영화 '미술관 옆 동물원'은 철수(이성재)와 춘희(심은하)의 사랑이야기다. 휴가를 나온 군인 철수는 옛 애인 다혜의 집으로 찾아가지만 그 집엔 다른 여자가 살고 있었다. 시나리오 작가를 꿈꾸는 낯선 여자 춘희는 국회의원 보좌관(안성기)을 짝사랑하고 있다. 옛 애인에게 버림 받은 남자, 짝사랑 하는 여자는 서로가 너무 달라 서로에게 '무해할 것'이라 생각하고 동거를 하기로 한다. 현실적이고 동물적인 철수를 표상하는 동물원, 섬세하고 배려하는 춘희를 상징하는 미술관을 제목에 나란히 두고 둘은 함께 시나리오를 써 나간다. '미술관 옆 동물원'을 만든 이정향 감독은 실제로 존재하는 미술관의 이정표를 보고 영화의 아이디어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동물원 옆 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우리나라 국립현대미술관은 서울관, 과천관, 덕수궁관, 청주관 등 4곳에 있다. 그중 과천관은 1986년 개관한 본관으로 실제 '미술관 옆 동물원'의 모델이다.


과천관에서는 지난 6월부터 오는 9월 25일까지 한국의 채색화 특별전 '생의 찬미'를 진행 중이다. 채색화는 우리나라 전통 회화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음에도 조선시대 이후 문인들의 수묵화가 주류를 이루며 소외됐다.

국립현대미술관 관계자는 "국립현대미술관 최초로 '생의 찬미 전(展)'을 통해 채색화를 재조명하고 기울어진 한국미술사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19~20세기 초에 제작된 민화와 궁중장식화, 20세기 후반 제작된 창작민화와 공예, 디자인, 회화 등 80점의 작품들로 구성됐다. 전시는 전통회화 역할을 벽사, 길상, 교훈, 감상 등 4가지 주제 6개 섹션으로 구성했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는 백남준의 미디어 아트 '다다익선'을 감상할 수 있다. 현재 공사 중이지만 올해 복원 공사를 완료할 예정이다. 과천관 옥상정원은 올해 '시간의 정원' 설치물을 통해 미술관 내에서 휴식과 산책이 가능하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에서 차로 5분 거리에 서울랜드 동물원이 있다. 놀이공원과 동물을 함께 볼 수 있어 가족과 함께 들르기 좋다. 바로 인근 과천 경마장은 연인과 함께 재미로 경마를 보고, 산책을 하기에도 좋다.

빛의 벙커 '모네, 르누아르…샤갈전' 빛의 벙커 제공
빛의 벙커 '모네, 르누아르…샤갈전' 빛의 벙커 제공

제주 '빛의 벙커', '모네, 르누아르…샤갈 전(展)'

제주 서귀포 성산읍에 위치한 '빛의 벙커'는 도시재생을 통해 탄생한 국내 최초 몰입형 예술 전시관이다. 제주의 대표 '관광지'이자 '인스타 인증샷 맛집'으로 성장했다. 2018년 11월 개관해 올해 5월 기준 누적 관람객 150만명을 넘었다. 전시관에는 90대의 프로젝터와 69개의 스피커가 있어 거장들의 명화는 물론 아름다운 선율을 함께 즐길 수 있다.

현재는 '모네, 르누아르…샤갈전'이 전시 중으로 오는 9월 12일까지 지속한다. 샤갈을 비롯해 피사로, 시냑, 뒤피 등 인상주의부터 모더니즘에 이르는 20명 화가들의 작품 500여점을 만날 수 있다. 빛의 벙커에서 차로 약 10분 거리에는 드라마 올인 촬영지로 유명한 '섭지코지', 일출 명소인 '성산일출봉'이 위치한다. 성산 일출봉에서 다시 10분 정도 차를 타면 우도의 명물 땅콩 아이스크림을 즐길 수 있다.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리는 프랑스 현대미술가 장-미셸 오토니엘 개인전 '장-미셸 오토니엘:정원과 정원' 작품. 뉴시스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리는 프랑스 현대미술가 장-미셸 오토니엘 개인전 '장-미셸 오토니엘:정원과 정원' 작품. 뉴시스
세계적인 그라피티 아티스트 셰퍼드 페어리가 작업을 하고 있다. 롯데뮤지엄 제공
세계적인 그라피티 아티스트 셰퍼드 페어리가 작업을 하고 있다. 롯데뮤지엄 제공

청와대, 덕수궁, 석촌호수 인근 미술관도

청와대, 덕수궁, 석촌호수와 롯데월드타워도 모두 '미술관 옆'에서 즐길 수 있다. 서울 삼청동 바라캇 컨템포러리는 벨기에 출신 영화감독 멀티미디어 예술가 알렉스 베르하스트의 한국 첫 개인전을 개최하고 있다.

작은 TV 화면에 이미지와 영상, 대사를 섞어 디스토피아와 유토피아적 미래관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특히 화면 속 대사들은 인공지능 컴퓨터와 작가가 질답을 통해 창조해낸 문장들이다. 바라캇 컨템포러리 도보 5분 거리에는 최근 개방된 청와대가 위치한다. 사전 신청을 통해 청와대 관람도 가능하다.

서울시립미술관은 현재 장 미셸 오토니엘의 '정원과 정원' 전시를 열고 있다. 장 미셸 오토니엘은 '유리구슬 조각'으로 유명한 프랑스 현대 미술가다. 수많은 유리구슬을 쌓아 올린 듯한 은빛 구체를 응시하면 구슬 속에서 조금 다른 각도와 크기로 나 자신을 바라보는 수백개의 눈을 마주하는 신비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전시를 보고 영화 '동감'에 나왔던 덕수궁 돌담길을 손으로 짚어가며 10분을 걸으면 덕수궁에 도착한다.


롯데뮤지엄은 오는 29일부터 아티스트 셰퍼드 페어리의 국내 최대 전시인 '아이즈 오픈, 마인즈 오픈'을 진행한다. 셰퍼드 페어리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그라피티 아티스트이다.
그는 30일 오후 2시 롯데월드타워에서 대형 벽화 작업을 진행하고, 작가와의 대화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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