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노화현상 'Y염색체 소실' 남성 심장병·수명단축…"금연 유일 해법"

뉴시스

입력 2022.07.15 11:48

수정 2022.07.15 11:48

기사내용 요약
쥐 38마리 Y염색체 소실…심장경화·생존율감소
70세 남성 40% Y염색체 소실…93세는 57%
유일한 예방방법은 금연…남성호르몬과 무관

[서울=뉴시스] X염색체와 Y염색체. (사진=사이언스 소스 자료 사진) 2022.07.15.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X염색체와 Y염색체. (사진=사이언스 소스 자료 사진) 2022.07.15.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문채현 인턴 기자 = 미국 대학 연구팀이 남성의 노화 과정에서 일어나는 Y염색체 소실이 심장병·수명 단축을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Y염색체 소실과 노화 질환 사이에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있음을 입증했다.

1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 버지니아 대학 케네스 윌시 박사 연구팀은 이날 과학 저널 '사이언스지'에 생쥐 혈액세포에서 Y염색체가 소실되면 심장질환을 일으킬 수 있으며, 이와 같은 일이 인간 남성에게도 일어날 수 있다는 연구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를 이끈 분자생물학자 케네스 월시 박사 연구팀은 생쥐 38마리에게 Y염색체가 소실된 골수를 이식했다.

유전자 가위 '크리스퍼'(CRISPR-CAS9)를 이용해 생쥐 골수 세포에서 Y염색체를 인간에게 일어나는 Y염색체 소실과 비슷한 수치인 49~81%까지 제거했다.

2년 뒤 실험군 생쥐의 심장엔 반흔조직이 생겨 심부전 등 심장 질환이 발생했다.
정상 골수를 이식받은 대조군 생쥐 60%가 살아남은 반면 실험군 생쥐는 40%만 살아남았다.

연구팀은 "70세 노인 남성의 약 40%, 93세 노인의 57%가 일부 백혈구에서 Y염색체가 소실됐다"며 "실험 생쥐와 같은 일이 인간 남성에게도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Y염색체 소실 가능성을 줄일 유일한 방법이 금연"이라고 말한다.

또한 "Y염색체 소실은 체내 테스토스테론(남성 호르몬) 수치가 낮아지는 것과는 무관"하다며 "테스토스테론을 복용하는 것으로는 이를 막을 수 없다"고도 전했다.

이 논문을 접한 스웨덴 웁살라 대학 포스버그 박사는 "남성이 사용되는 유전자는 대부분 Y가 아닌 X염색체에 있었다"며 "Y염색체는 유전적 불모지였다"라고 말했다.

과거에도 과학자들은" Y염색체 소실이 심장병이나 암과 같은 만성 질환 발병 위험을 증가시킨다"고 연구했지만 그 증거는 정황에 불과했다.

이에 뉴욕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 센터 로스 레빈 박사는 "그 사실을 확인했다는 것이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전했다.

과거 웁살라 대학은 1153명의 노년 남성 수명을 조사했다. Y염색체 소실이 일어나지 않은 남성들이 11.1년을 산 것에 비해 소실이 일어난 남성은 그의 절반 수준인 5.5년밖에 살아남지 못했다.

2014년엔 '네이처 제네틱스' 저널에 사망률 증가와 암 발생 증가는 혈액 세포 내 Y염색체 소실과 관련이 있다는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 외의 20여 개의 다른 논문들도 혈액 세포 Y염색체 손실이 심장질환, 짧은 수명, 종양과 혈액암과 같은 노화와 관련된 질병과 연관이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월시 박사는 "남성과 여성의 수명 차이가 Y염색체 소실과 관련 있다고 설명할 수 있다"고도 전했다.

Y염색체는 X염색체의 10분의 1도 되지 않는 71개의 유전자를 갖고 있다.
작은 크기에 세포 분열 과정에서 염색체가 전달되지 않는 경우도 발생한다.

월시 박사는 "일반 여성과 터너 증후군(X염색체를 하나만 갖고 태어난 여성) 여성도 나이가 들면서 X염색체 소실이 일어날 수 있지만 남성의 Y염색체 소실보다 그 빈도가 더 낮다"고 말했다.


그는 "림프성 백혈병과의 연관성을 제외하고 X염색체가 소실된 여성들은 건강 이상을 보이지 않았다"며 "물론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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