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지하철 개통' 약발도 끝났다...신림선 역세권 매물 쌓여[빅스텝 후폭풍]

김희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7.16 06:00

수정 2022.07.16 06:00

신림선 개통 호재 단지 2분기 거래량 추이 그래픽=정기현 기자
신림선 개통 호재 단지 2분기 거래량 추이 그래픽=정기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올들어 잇따른 금리 인상으로 부동산 매수세가 줄어들며 하락장이 뚜렷해지고 있다.

특히 지난 5월 지하철 소외지에서 신규 역세권 단지로 거듭난 서울 신림선 주변 단지들은 사상 초유의 거래절벽에 놓여 있다. 매도자들이 각종 호재에 큰폭의 호가 하락은 주저하면서 이들 단지에 매물만 쌓이는 중이다.

1600가구 대단지 2분기 거래 '0건'

1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관악구 신림현대(1634가구), LIG대학마을(783가구)의 올해 2·4분기 거래량 합계는 단 1건이다. 다른 해 2·4분기 거래량은 2019년 18건, 2020년 34건, 2021년 22건으로 사상 초유의 거래 실종을 보이고 있다.

두 단지는 5월 28일 개통한 신림선의 최대 수혜지로 주목받았다.
지하철 이용을 위해 버스 환승이 필요했던 두 단지는 신림선을 통해 각각 서울대벤처타운역, 관악산역 역세권 단지로 변모했다. 또 두 단지 사이에 있는 신림1구역이 최근 서울시 신통기획을 통해 4104가구 규모 대단위 재개발에 속도를 내면서 겹호재를 맞았다.

신통기획 대단위 개발 호재도 안먹혀

기대되는 미래에도 불구하고 거래가 끊기며 두 단지는 매물만 쌓여가는 중이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전날(15일) 기준 두 단지의 매물량 합계는 4월 1일 대비 48%(56건→83건) 증가했다. 신림현대에서는 14건, LIG대학마을에서는 13건 늘었다.

5월 13일의 1건 거래 역시 당시 호가 대비 싸게 나온 급매로 알려졌다. LIG대학마을 인근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8억7000만원(전용 84㎡)의 당시 거래가는 호가대비 1억원 이상 저렴한 급매"라면서 "지금 최저호가인 9억5000만원과 비교해도 많이 싸게 나온 매물"이라고 말했다. 같은 면적의 최고가 거래액은 지난해 9월 9억2000만원이었다.

서울시내 아파트 단지. 한은의 빅스텝 영향으로 매수심리가 급격하게 냉각하고 있다. /뉴시스
서울시내 아파트 단지. 한은의 빅스텝 영향으로 매수심리가 급격하게 냉각하고 있다. /뉴시스
사려는 사람 없어도, 호가하락은 미미

갈수록 악화되는 부동산 매수 심리에 유의미한 가격 하락 없이는 얼어붙은 시장의 해빙이 어려울 전망이다. KB부동산이 매주 발표하는 서울 부동산 시장 매수 우위지수는 7월 11일 기준 32.2로 1건으로 거래 당시인 5월 9일 60.5에 비해 대폭 줄었다. 범위가 0~200인 매수우위지수는 낮을수록 매수자보다 매도자가 많음을 의미한다.

신림현대 주변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간간이 있던 매수 문의는 가격이 내렸는지만 물을 정도로 살려는 사람이 없다"며 "반면, 신림선 개통과 인근 신림1구역 재개발로 주민들 사이에서 기대감이 크다 보니 가격을 잘 내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1993년 준공된 단지로 재건축 연한이 가까워져 최근 정비사업 관련해 주민들이 움직이기 시작한 것도 호가 미동의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신림현대는 2·4분기에 거래 없이 매물만 축적되는 상황에도 최근 매매가 대비 전용 82㎡는 5000만원 낮은 8억원, 전용 119㎡는 1억원 내린 12억원이 최저 호가로 나와 있다.
박원갑 KB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정보 확산 속도가 빨라지다 보니 부동산 시장 참여자들이 일제히 비슷하게 움직이는 군집행동을 보이고 있다"며 "금리인상 행렬로 하락장에 중론이 모인 현재로서는 상당히 값을 낮추지 않는 이상 수요자들이 매수에 나서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heath@fnnews.com 김희수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