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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회 첫 출전' 황아름, "성적은 기대에 못미쳤으나 행복한 나들이였다"

정대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7.15 15:29

수정 2022.07.15 15:29

2008년 JLPGA투어 진출해 통산5승
JLPGA투어 올 시즌 상금 순위 12위
한국 선수 중에서는 최고 성적 거둬
8월 하이원리조트여자오픈 출전 예정
14일 경기도 양주시 레이크우드CC에서 개막한 KLPGA투어 에버콜라겐 퀸즈크라운을 통해 KLPGA투어 데뷔전을 치른 황아름. JLPGA투어서 활동중인 황아름은 이번 대회에서 아쉽게 컷 통과에 실패했다. /사진=정대균기자
14일 경기도 양주시 레이크우드CC에서 개막한 KLPGA투어 에버콜라겐 퀸즈크라운을 통해 KLPGA투어 데뷔전을 치른 황아름. JLPGA투어서 활동중인 황아름은 이번 대회에서 아쉽게 컷 통과에 실패했다. /사진=정대균기자
[파이낸셜뉴스] 【양주(경기도)=정대균골프전문기자】"비록 성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으나 행복한 나들이였다."
국내 대회 첫 출전 일정을 예정된 4라운드가 아닌 2라운드로 마감한 황아름(35)의 소감이다. 황아름은 15일 경기도 양주시 레이크우드CC(파72)에서 열린 KLPGA투어 에버콜라겐 퀸즈크라운(총상금 8억원) 이튿날 2라운드에서 2오버파 74타를 쳤다. 전날 4타를 잃은 황아름은 이틀간 6오버파 150타를 쳐 컷 통과에 실패했다.


황아름은 국내 골프팬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이름이다. 주 활동 무대가 국내가 아닌 일본이기 때문이다. 2000~2005년까지 주니어 상비군과 국가대표 상비군을 거친 그는 2007년에 일본으로 건너가 2009년에 JLPGA투어에 데뷔했다. 자신이 좋아했던 가수 보아가 일본에서 활동하고 있어 보아를 실컷 보기 위해서였다.

2009년 야마하 레이디스 오픈에서 JLPGA투어 생애 첫 우승을 거둔 뒤 통산 5승을 거두고 있다. 커리어 하이는 3승을 거둔 2018년이다. 그 중 두 차례는 격주로 거둔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이어서 그의 이름 석자를 국내외에 알리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잘나가던 황아름은 2019년 스탠리레이디스골프토너먼트에서 통산 5승째를 거둔 이후 기나긴 슬럼프에 빠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통합 시즌으로 치러진 2020-21시즌에는 상금 순위 86위에 그쳐 일본 진출 이후 처음으로 시드를 잃었다. 심각하게 은퇴를 고민하다 마음을 다잡고서 시드전에 나가 공동 5위로 올 시즌 출전권을 획득했다.

그리고 올 시즌 가파른 부활샷을 날리고 있다. 17개 대회에 출전해 우승은 없지만 개막전 2위 등 5개 대회에서 '톱10'에 입상하면서 상금 순위 12위(3923만8500엔)에 자리하고 있다. 이는 올 시즌 JLPGA투어 한국 선수 중에서 최고 순위다. 내년 시드 확정은 말할 것도 없고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대회에 나갈 수 있는 위치까지 됐다.

황아름은 이번 대회에 스폰서 초청으로 출전했다. 생애 첫 KLPGA투어 출전이라 나름 기대를 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까지 7주 연속 강행군으로 인한 피로 누적에다 야디지북이 익숙치 않아 거리 계산을 잘못해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적을 냈다.

그는 경기를 마친 뒤 "야디지북을 읽는 게 익숙치 않아 거리 계산이 잘 안됐다. 심한 경우는 20야드까지 차이가 났다"면서 "게다가 거리 측정기를 구 버전으로 들고 나와 전혀 도움을 받지 못했다. 이래저래 힘든 일정이었다. 좋은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는데 아쉽다"고 했다.

황아름은 이번 일정을 마치면 일본으로 건너가 JLPGA투어 3개 대회 연속 출전한다. 그런 다음 오는 8월18일 개막하는 KLPGA투어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에 스폰서 초청으로 출전할 예정이다. 그는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며 "만약 출전하게 되면 이번과 같은 우를 범하지 않고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황아름은 국내 후배들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현재 KLPGA투어서 활동중인 선수 대부분은 낯선 얼굴이다. 더러 안면이 있는 선수는 JLPGA투어서 활동하다 국내로 돌아온 몇몇 뿐이다. 황아름은 "대부분 선수들이 처음 보는 얼굴인데도 인사를 하는 걸 보고 예의가 참 바르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기량도 출중했다"고 했다.

올 시즌 목표를 묻자 황아름은 "딱히 정한 게 없다"라고 했다. 그는 "그동안 내 경험으로 봤을 때 목표를 정하면 그 자체가 엄청난 스트레스로 다가왔다"면서 "앞으로 10년 이상 선수 생활을 해야할 젊은 선수들은 목표를 갖고 투어에 임해야 하지만 10년 이상 투어를 뛴 나로서는 즐기는 골프를 하는 게 목표다.
다만 바램이 있다면 선수로서 메이저대회서 한 번 쯤은 우승 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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