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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 英 하늘에서 세계인 마음 사로잡다.

이종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7.18 11:27

수정 2022.07.19 01:39

'리아트' 에어쇼 10년 만에 참가, 최우수상·인기상 휩쓸어... 영국 하늘에 태극마크 수 놓은 자랑스런 대한민국 조종사들

대한민국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가 15일~17일 영국에서 열린 리아트(RIAT) 에어쇼에서 고난도 기동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공군 제공
대한민국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가 15일~17일 영국에서 열린 리아트(RIAT) 에어쇼에서 고난도 기동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공군 제공
[파이낸셜뉴스]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가 17일(현지시간) 영국 하늘에서 압도적 기동을 펼쳐 현지 관객들의 찬사를 받았다.

이날 블랙 이글스는 영국 페어포드 공군기지에서 열린 세계 최대 군사에어쇼 '리아트(RIAT)'에 10년 만에 참가해 대한민국 공군의 저력을 뽐냈다. 이들은 창의적이고 화려한 퍼포먼스로 국산 고등훈련기 T-50B의 성능을 과시하며 10년 전처럼 최우수상과 인기상을 휩쓸었다.

블랙이글스는 34개국 38개팀이 경합한 이번 에어쇼 공연에서 '블랙이글스'는 지난 2012년 리아트 에어쇼 참가 때 수상한 '최우수상'(The King Hussein Memorial Sword RIAT 2022)과 '인기상'(The 'As the Crows Flies' Trophy)을 동시에 수상했다.


8대의 기체가 활주로를 박차고 하늘로 날아오르자 관중들은 블랙 이글스 조종사들에게 박수를 보내며 멋진 공연을 고대하며 환호했다.

지상에서 상황을 지휘·통제하는 김용민 공군 제53특수비행전대장(대령·공사 47기)과 대대장 심규용 중령(공사 51기)도 조종사들과 무전을 주고받느라 바빠지기 시작했다.

하늘에서 잠시 숨을 고른 8대의 비행기들은 이내 자로 잰 듯 대형을 갖춰 하늘로 솟구쳐 올랐다. 이어 비행기들은 하얀 파랑색과 붉은색 물감으로 캠버스에 그림을 그리듯 넓은 하늘에 크고 아름다운 큰 원을 그렸다.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가 17일(현지시간) 영국 리아트 에어쇼에서 영국 공군 특수비행팀 '레드 애로즈'와 우정비행을 하고 있다. 사진=공군 제공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가 17일(현지시간) 영국 리아트 에어쇼에서 영국 공군 특수비행팀 '레드 애로즈'와 우정비행을 하고 있다. 사진=공군 제공
이어 블랙 이글스가 연이어 대형을 바꿔가며 기동을 펼치자 관중석 분위기도 점점 고조됐다. 이어 비행기들이 오페라 투란도트의 아리아 '네순 도르마'의 마지막 가사인 '빈체로(vincero·승리하리라)'에 맞춰 급강하하며 부챗살처럼 펼쳐지는 '레인 폴' 기동을 펼치자 관중석에서는 뜨거운 박수와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블랙이글스는 이날 약 25분 간 기동했다. 기동 중엔 2대의 기체가 존 레넌의 노래 '이매진'에 맞춰 흰 연기로 하늘에 하트 모양을 그리자 다른 1대가 먼 하늘에서 쏜살같이 날아와 하트 가운데를 꿰뚫는 큐피드의 화살을 표현했으며, 하늘에 태극 문양을 수놓기도 했다.

블랙 이글스는 에어쇼에서 다채로운 음악에 맞춘 기동을 펼치는 것으로 잘 알려졌다. 이날도 팝과 오페라, 영화 스타워즈의 메인 테마는 물론 K팝 그룹 블랙핑크의 노래가 장내에 흘러나오며 하늘에서 펼쳐진 비행기들의 세련된 '춤'과 어우러졌다.

공연을 마친 8대의 비행기가 차례로 활주로에 내리자 관중들은 더 큰 환호성으로 대한민국 공군 조종사들을 맞이했다. 무전기를 쥐고 하늘을 노려보며 상황을 통제했던 김 대령과 심 중령의 얼굴에서도 긴장감이 가셨다. 관중들은 블랙 이글스 지상팀과 한국 취재진들이 퇴장할 때까지 뜨거운 박수로 마음을 전했다.

'1번기' 조종사로 편대를 이끈 양은호 소령(공사 56기)은 "블랙이글스의 경쟁력은 뛰어난 T-50 항공기가 있기 때문이다. 기동성이 정말 좋다"며 "빠른 템포로 에어쇼를 할 수 있고, 전투기동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블랙이글스의 에어쇼를 좋아하고 또 즐거워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가 17일(현지시간) 영국 리아트 에어쇼에서 영국 공군 특수비행팀 '레드 애로즈'와 우정비행을 하고 있다. 사진=공군 제공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가 17일(현지시간) 영국 리아트 에어쇼에서 영국 공군 특수비행팀 '레드 애로즈'와 우정비행을 하고 있다. 사진=공군 제공
T-50설계에 직접 참여한 경험이 있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 김지형 홍보부장은 "세계 각국의 쟁쟁한 전투기와 특수비행팀 중에 단연 돋보인 대한민국 공군의 블랙이글 T-50B를 보며 설계에 참여한 과거 5년의 세월이 자랑스럽고 뿌듯했다"면서 "이제는 홍보맨으로서 T-50의 뛰어난 성능과 검증된 신뢰도를 바탕으로 1000대 수출의 밀알이 되겠다"고 전했다.

관중들 중엔 블랙이글스 조종사들로부터 사인을 받는 이들도 있었다. K팝을 통해 틈틈이 한글을 공부했다는 현지인 관객 이슬라 러셀은 "친애하는 '검은 독수리', 귀하와 함께하게 돼 영광입니다"는 글이 적힌 편지를 조종사들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또 영국 공군 군악대 청소년 군사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에이미 다바나는 "이번 에어쇼에서 본 공연 중 블랙이글스가 가장 좋았다. 사실 (영국 공군 특수비행팀) '레드 애로즈'보다 더 멋졌다"고 말했다. 그는 "블랙이글스는 유럽 국가의 비행팀 공연에서 보기 힘든 색다르고 창의적인 기동들을 보여줬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날 에어쇼에는 블랙 이글스와 20년 간 특별한 우정을 맺고 있는 교민 신영주 씨의 가족도 행사장을 찾았다. 영국 유학 중 남편인 크리스 노튼 씨를 만난 그는 지난 2003년 한국에서 전투기 애호가인 남편에게 이끌려 성남에어쇼를 찾은 것을 인연으로 온 가족이 블랙 이글스의 팬이 됐다. 에어쇼가 열린 페어포드 근처에 살며 요리사로 일하고 있는 신 씨는 이번에 블랙 이글스 팀에게 따뜻한 한국식 집밥을 대접했다. 그는 "남편에게 블랙 이글스는 BTS나 마찬가지"라면서 "T-50은 정말 파워풀한 우리 나라의 자랑스러운 비행기인 것 같다"면서 "너무너무 가슴이 뭉클할 정도로 자랑스럽다"고 덧붙였다.

한편 블랙이글스는 지난 16일엔 버턴어폰트렌트에 위치한 한국전 참전비 상공에서 추모비행을 펼쳤다. 또 이날은 '레드 애로즈'와 우정비행을 선보이기도 했다.

블랙이글스는 18~22일엔 판보로 국제에어쇼에서 '플라이바이'(Fly-By) 편대비행을 실시할 예정이다.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가 지난 15~17일(현지시간) 진행된 영국 리아트 에어쇼에서 2012년 이어 다시 최우수상과 인기상을 수상, 환호하고 있다.<div id='ad_body3' class='mbad_bottom' ></div> 사진=공군 제공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가 지난 15~17일(현지시간) 진행된 영국 리아트 에어쇼에서 2012년 이어 다시 최우수상과 인기상을 수상, 환호하고 있다. 사진=공군 제공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국방부 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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