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골드만삭스 '깜짝실적'에도 감원 예고..."인플레, 깊게 자리잡았다"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7.19 03:38

수정 2022.07.19 03:38

[파이낸셜뉴스]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CEO)가 18일(현지시간) 분기실적을 발표하면서 전세계 경제에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깊게 자리잡았다고 경고했다. 솔로몬 CEO가 2019년 10월 18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한 행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CEO)가 18일(현지시간) 분기실적을 발표하면서 전세계 경제에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깊게 자리잡았다고 경고했다. 솔로몬 CEO가 2019년 10월 18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한 행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JP모간체이스와 함께 미국 투자은행 업계를 양분하는 골드만삭스가 18일(이하 현지시간) 깜짝 실적을 공개했다. 골드만은 그러나 이 같은 실적호조에도 불구하고 감원을 예고하고 나섰다.


골드만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 데이비드 솔로몬이 이날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세계 경제에 "깊이 자리 잡았다"며 실적 악화를 경고한데 따른 것이다.

깜짝 실적
CNBC,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골드만은 이날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을 웃도는 강한 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비록 2분기 순익은 1년 전보다 48% 급감한 27억9000만달러, 주당 7.73달러로 낮아졌지만 시장 기대치 6.58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변동성 높은 주식시장 흐름 속에 투자은행 수익이 크게 줄었지만 채권 시장이 상승세를 타면서 시장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거뒀다.

매출 역시 전년동기비 23% 감소한 118억6000만달러에 그쳤지만 시장 기대치보다는 10억달러 더 많았다.

기대를 뛰어 넘는 매출 성과 역시 채권부문 매출이 55% 폭증한 덕이다.

채권부문은 36억1000만달러 매출을 기록해 스트리트어카운트 예상치 28억9000만달러를 가볍게 제쳤다.

"인플레이션, 깊게 참호 팠다"
솔로몬 CEO는 인플레이션을 경고했다.

비록 분기 순익이 시장 전망을 크게 웃도는 호조세를 보였다고는 하지만 인플레이션 충격으로 인해 앞으로의 흐름은 자신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분기실적을 논의하는 애널리스트들과 전화회의(컨퍼런스 콜)에서 "인플레이션이 경제에 깊이 자리를 잡았다"면서 "이번에 특히 이례적인 것은 이른바 팬데믹과 우크라이나 전쟁이라는 외부요인으로 인해 수요와 공급 모두가 영향을 받고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가운데 한 명인 솔로몬은 이어 40여년만에 최고 수준인 지금의 인플레이션 고공행진이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지로 화제를 돌렸다.

그는 "대형 글로벌 사업체를 운영하는 최고경영자(CEO)들은 자신들의 공급망에서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솔로몬은 이어 "골드만 이코노미스트들은 올 하반기에 인플레이션이 하강 흐름으로 이동할 것이라는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인플레이션이 언제 끝날지 "확답할 수는 없다"면서 "앞으로도 면밀히 이를 주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솔로몬은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미 연방준비제도(연준)를 비롯해 각국 중앙은행이 금리인상 등 통화긴축에 나서고, 이로 인해 전세계 자산시장 변동성이 급격히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같은 대응이 앞으로 "기업들의 자신감과 소비자들의 소비" 모두에 상당한 충격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골드만은 올 4분기 미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3%에서 0.9%로 낮췄고, 내년 성장률 예상치도 1.6%에서 1.4%로 하향조정한 바 있다.

또 내년 미 경기침체 가능성은 15%에서 30%로 높여 잡았고, 경기침체가 현실화하면 주가가 15~20%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배당 늘리고, 인원은 감축
골드만은 시장 기대를 웃도는 실적을 바탕으로 배당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날 이사회가 분기 배당을 주당 2.50달러로 25% 인상하는 방안을 승인했다.

그러나 올해 주식시장 급락세 속에 은행에 상당한 떡고물을 안겨주는 기업공개(IPO) 등이 실종되며 주간사 업무가 급격히 위축돼 투자은행 부문은 큰 타격을 입었다.

투자은행 부문 매출은 1년 전보다 79% 급감한 11억달러에 그쳤다.


골드만은 이에따라 투자은행 부문을 중심으로 신규고용을 줄이고, 실적이 부진한 직원들은 감원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