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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방기 부산 지하철역②] 산복도로 옹벽에 만든 가야역 출입구의 사연

뉴스1

입력 2022.07.19 06:05

수정 2022.07.19 06:05

가야동 옹벽에 설치된 부산 도시철도 2호선 가야역 3번 출구의 모습.2022.7.14/© 뉴스1 노경민 기자
가야동 옹벽에 설치된 부산 도시철도 2호선 가야역 3번 출구의 모습.2022.7.14/© 뉴스1 노경민 기자


부산 도시철도 2호선 가야역과 연결된 가야동 산복도로의 모습.2022.7.14/© 뉴스1 노경민 기자
부산 도시철도 2호선 가야역과 연결된 가야동 산복도로의 모습.2022.7.14/© 뉴스1 노경민 기자


부산 도시철도 2호선 가야역 3번 출구에서 본 도로 전망.2022.7.14/© 뉴스1 노경민 기자
부산 도시철도 2호선 가야역 3번 출구에서 본 도로 전망.2022.7.14/© 뉴스1 노경민 기자


[편집자주]대한민국 제2도시 부산에서 도시철도(지하철)이 운행된 지도 37년이 지났다. 오랫동안 부산 시민들의 발이 되어준 부산 지하철은 오늘도 움직이고 있다. 바쁜 운행 속에서도 부산에는 남다른 존재감을 뽐내는 특별한 지하철역이 많다. 뉴스1 부산·경남본부는 7월19일 부산 지하철 1호선 개통 37주년을 맞아 나름 특이한 역 3곳을 살펴봤다.

(부산=뉴스1) 노경민 기자 = 부산 부산진구 가야역에 가면 독특한 출입구를 볼 수 있다. 최대 15m 높이의 옹벽에 출입구가 설치돼 있는데, 마치 동굴 입구 같기도 하고 다른 세상과 연결된 비밀 통로 같기도 하다.


약간은 뜬금없어 보이기도 한 외형이다. 부산 도시철도 2호선 가야역에는 총 4개의 출입구가 있는데, 이중 1, 3번의 출입구가 이렇게 생겼다.

왜 옹벽에 출입구를 만들었을까. 부산의 지형 특성상 산복도로(산의 중턱을 깎아 만든 도로)가 많은 것은 모두가 다 아는 사실이다.

역사가 준공된 1998년과 1999년 2호선 개통 사이 기간에 옹벽이 조성됐는데, 가야동의 주거 지역이 높은 지대에 있어 옹벽에 출입구가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보통 지하철역은 인도에 출입구가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가야역과 연결된 인도는 출입구를 만들 수 있는 최소 폭인 4m보다 좁다. 이 때문에 옹벽에 출입구가 조성된 것으로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인도 바로 옆 도로는 가야역이 들어서기 전 4차로만 있었다. 그러다가 1998년 10차로로 확장 공사를 하면서 인도 폭이 좁아졌다.

437m 길이의 옹벽에는 시민들의 일상 모습이 담긴 벽화가 길게 늘어서 있다. 조형물은 270m 정도 연결돼 있으며 야간에는 빛이 들어온다.

역사의 주 이용객은 마을 주민들이다. 이들 대부분은 지상 2층에 있는 승강기를 타고 지하 1층까지 내려간 뒤 개찰구에 교통카드를 찍고 다시 승강기를 타고 지하 2층 승강장으로 내려간다.

승강기 옆에는 옹벽 출입구와 연결된 1, 3번 출구로 내려갈 수 있는 계단이 있다. 하지만 주민들은 편의성을 위해 대체로 계단을 이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승강기를 이용하지 않을 시 수백 m를 돌아가야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해 웬만하면 승강기를 탄다고 한다.

다만 승강기가 1대밖에 없어 늘 포화 상태라는 게 역사 직원들의 설명이다. 고장 위험이 커 수시로 현장 점검을 실시한다고 한다.

역사에서 계단을 타고 산복도로를 올라가던 한 가야동 주민도 가파른 경사 탓에 한참을 멈춰선 뒤 숨을 가쁘게 몰아쉬기도 했다.


이 주민은 "여기 사람들은 승강기 없으면 못 산다"며 "승강기에서 집까지 오르는 길도 너무 힘들다"고 고개를 저었다.

부산교통공사에 따르면 지난 6월 평일 기준 가야역의 일평균 이용객은 6500여명이다.
가야역 인근을 지나는 시민들은 옹벽의 출입구를 보면 신기한 듯 호기심에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옹벽을 구경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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