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기업·종목분석

수소전기차 생태계 구축, ‘그린수소’ 급부상…분산형 수소생산기지 뜬다

김민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7.20 15:22

수정 2022.07.20 15:22

수소 운송 거리와 시간, 비용 단축
박일준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이 20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수소경제 투자 활성화 실현을 위한 산업계 간담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뉴스1
박일준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이 20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수소경제 투자 활성화 실현을 위한 산업계 간담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최근 수소산업 육성 방안이 발표되고, 민관 협력과 함께 관련 투자가 확대되면서 하수종말처리장 등을 이용한 개질 수소가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수종말처리장 등에서 나오는 그린수소를 이용해 분산형 거점 수소생산설비 구축한다면 비용 절감이 가능해 국내 수소충전소를 대량으로 늘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 분산형 거점 수소생산설비 구축 적극 권장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상장한 범한퓨얼셀은 최근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총 6.6%대 올라 3만원을 넘었다. 이 회사는 내년까지 암모니아 기반 연료전지 실증사업을 진행할 방침이다.
암모니아 기반 연료전지는 암모니아를 수소로 개질시켜 연료로 공급해 전기와 열을 생산하는 장치다. 액화된 암모니아는 수소와 질소의 화합물로 운송과 보관이 용이하고 탄소배출이 적기 때문에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꼽힌다.

이처럼 최근 국내에서 부생(석유화학 공정 등에서 부수적으로 생산되는 수소)이 아닌 개질(Reforming)을 통한 수소 생산이 주목받고 있다. 현재 수소는 석유자원에서 추출할 때 발생하는 부생수소를 주로 활용한다. 하지만 최근 비용문제가 대두되면서 개질 수소가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 5월말부터 수소 사업 관련 민간기업 투자가 늘고 있다. 그룹별 투자 규모는 △현대차 63조원 △롯데 37조원 △한화 37조6000억원 △포스코 53조원 △현대중공업 21조원 △GS 21조원 등이다.

이 중 현대차그룹은 수소전기차의 탑티어(top-tier)를 향해 진행 중이다. 전문가들은 수소차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죽음의 계곡’을 통과해야한다고 입을 모은다. 그 길목에는 수소의 생산과 운송, 저장 그리고 수소충전소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

현재 전국에는 110여곳의 수소 충전소가 있다. 정부는 2025년까지 450곳으로 확장하려는 계획이다. 문제는 수소충전소에는 석유화학이나 제철소 등에서 발생하는 부생수소를 공급 중인데, 먼거리를 운송하다 보니 생산비보다 운송비가 휠씬 더 들어간다는 점이다.

강원TP 조형환 팀장은 “적게는 kg당 6000원, 많게는 1만2000원까지 공급 받고 있으나, 판매상한가는 8800원으로 정해져 있다”면서 “튜브-트레일러에 부생수소 기체를 250bar로 압축해 사용하다가 80bar 이하가 되면 낮은 압력으로 잔량 수소는 사용할 수가 없게 돼 운송비 상승 가중 요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수소충전소는 설치비,수소 공급가격 상승, 판매가격의 상한제, 수소의 승압(875bar) 등 여러가지 문제로 경영 자립이 현실적으로 불가하다. 정부 지원금을 받지 않으면 운영이 어려운 형편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키 위해 관계부처에서는 분산형 거점 수소생산설비 구축을 적극 권장 중이다. 현재까지는 개질(Reforming)을 통한 수소 생산이 분산형 거점 수소생산의 유일한 대안이 되고 있다.

현대로템 박동춘 부장은 “어떤 원료(LNG, LPG, 바이오가스)를 개질할 것인가는 경제성과 환경문제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지금 전세계가 겪고 있는 에너지 가격 상승 문제에서도 벗어날 수 있고, 개질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포집, 처리 비용증가 문제도 해결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경기도 과천 소재 E1 충전소에서 열린 수소충전소 오픈 행사에서 구자용 회장(오른쪽에서 네 번째), 구동휘 신성장사업부문 대표이사(세 번째) 등 참석자들이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사진=E1 제공)
경기도 과천 소재 E1 충전소에서 열린 수소충전소 오픈 행사에서 구자용 회장(오른쪽에서 네 번째), 구동휘 신성장사업부문 대표이사(세 번째) 등 참석자들이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사진=E1 제공)
■메탄가스 개질 수소, 비용 절감 가능
전문가들은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분산형 거점 생산설비를 구축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은 바이오 가스를 개질하는 방식의 수소 생산 설비라고 강조하고 있다.

바이오 가스는 음식물 처리장, 쓰레기 매립장, 하수종말처리장에서 생산되는 부생물이다. 대기 중에서 휘산되면 온실가스화되는 오염원이지만 고질화를 통해 고순도 메탄으로 전환이 가능하다. 개질 수소는 메탄가스를 고온의 수증기와 반응시켜 수소로 전환하는 기술이 적용된다.

전환된 고순도 메탄에서 수소를 추출할 수 있는데, 이렇게 추출된 수소는 오염원을 처리하면서 생산된 수소이기에 국제협약에 의해 그린(Green) 수소로 분류된다. 경제성이 결여된 고비용으로 생산되는 수전해 방식의 수소 외에는 현재 유일한 그린 수소다.

특히 5월 29일 국회 통과된 수소법 개정안에는 수소사업 영위자는 일정부분의 그린 수소 의무 사용에 대해 명시돼 있다. 이에 바이오 가스를 활용한 수소생산은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띠고 있다.

이에 업계에서도 정부가 적극 추진 중인 분산형 거점 수소생산 설비는 기체 상태인 수소의 운송거리와 시간,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이며, 현실적인 유일한 대안이라고 입을 모은다.

고등기술연구원 송형운 박사는 “원료가격이 극 저렴한 바이오가스를 원료로 개질을 하게 되면 수소 공급 가격의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고 환경에 유익하다”면서 “수소 충전소에 저렴하고 안정적인 수소를 최우선적으로 공급해 수소충전소 설치 확대에 힘을 실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정부의 수소충전소 보조금 지급의 부담도 줄여 줄 수 있다”면서 “수소전기차가 건너야 할 죽음의 계곡을 좀 더 편안하게 건너게 할 수 있는 밸류-체인이 될 수 있어 구체적인 협의체 발족 등도 기대해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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