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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광장] 기술과 사람이 공존하는 메타버스

김충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7.21 18:13

수정 2022.07.21 18:13

[fn광장] 기술과 사람이 공존하는 메타버스
영화 '인셉션'의 주인공 커브는 다른 사람의 '꿈' 속에 생각을 심고 이를 통해 현실을 바꾼다. 이 영화에서 '꿈'은 생각과 현실을 연결하는 매개체이다. 그리고 지금, 영화 속 상상이 실제로 우리 앞에 다가왔다. 바로 메타버스다. 메타버스는 가상과 현실의 연결을 확장하며, 교육·문화·상거래 등 다양한 산업과 서비스의 혁신을 촉발하는 가상융합 경제의 핵심 플랫폼으로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는 메타버스를 산업화 태동 단계로 보고, 2025년 이후에는 본격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제 막 개화하는 신산업인 까닭에, 메타버스에 대한 정의나 가능성에 대해서 다양한 시각이 존재한다. 또한 가상공간으로의 확장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만큼 안정성·신뢰성 등 역기능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메타버스의 성공 여부는 현실과 가상이 연결된 플랫폼 속에서 어떠한 경제적·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느냐에 달려 있다. 기술적 완성도를 높이는 것은 물론 신뢰할 수 있는 경제시스템을 만드는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 특히 메타버스의 가치를 반감시킬 여러 우려에 대한 해결책 마련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먼저 메타버스의 완성도를 높여야 한다. 현실감 있는 경험과 몰입감을 제공하는 초실감 미디어 환경 조성이 시작이다. 대량의 데이터를 빠르고, 똑똑하게 처리하는 인공지능과 5G·6G, 클라우드 기술의 고도화 역시 중요하다. 특히 사람과 디지털 공간을 연결하는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디바이스 기술의 혁신은 메타버스의 폭발적 성장을 견인하는 촉매제가 될 것이다.

다음은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메타버스 생태계 구축이다. 가상공간에서 이뤄지는 경제활동에서 이용자 간 신뢰는 필수다. 블록체인 기반의 대체불가토큰(NFT)이 메타버스의 성장을 이끌 핵심기술로 주목받는 이유다. 특히 이용자들이 다양한 메타버스 플랫폼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경제·사회 활동을 확장할 수 있는 상호운용성 확보도 서둘러야 한다. 이미 글로벌 빅테크 기업은 기술표준 협의체를 구성하는 등 발 빠른 행동에 나서고 있다. 우리 역시 보다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메타버스의 역기능에 대비하는 선제적 대응체계를 갖춰야 한다. 메타버스 플랫폼이 방대한 데이터를 가진 빅브러더로 왜곡되지 않도록 하는 투명한 데이터 수집·활용 체계는 기본이다. 특히 메타버스에서 벌어지는 각종 신종범죄에 대한 대비와 함께 현실사회와 조화를 이루는 법·제도적 정비를 서둘러야 한다. 윤리적·제도적 안정성 확보는 메타버스가 디지털 경제·사회의 중심으로 자리 잡기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관문이다.

디지털 기술의 총아(寵兒)가 될 메타버스 시대에 '사람'에 대한 본질적 고찰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메타버스를 구현하는 것은 기술이지만, 이를 누리는 주체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가상의 세계도 '사람' 없이 디지털만으로는 채울 수 없다. 디지털 기술과 인문·사회·법제도 등 인문학적 관점의 균형 잡힌 시각이 중요하다.
빠르게 전개되는 디지털 시대, 기술과 사람이 조화를 이루며 발전할 수 있도록 우리 모두의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전성배 정보통신기획평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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