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사설

[fn사설] '외제차의 무덤' 일본 재공략에 나선 현대 전기차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7.21 18:13

수정 2022.07.21 18:13

2분기 3조원 실적 앞세워
전기차, 온라인 판매 주력
현대자동차가 지난 15일 공개한 고성능 전동화 차량. 해당 차량은 롤링랩(움직이는 연구소) 차량으로 고성능 기능을 양산하기 앞서 연구개발을 검증하는 차량이다. 오는 2023년 출시 예정인 '아이오닉5 N'의 디딤돌 역할이 될 전망이다. (현대차 제공) 뉴스1
현대자동차가 지난 15일 공개한 고성능 전동화 차량. 해당 차량은 롤링랩(움직이는 연구소) 차량으로 고성능 기능을 양산하기 앞서 연구개발을 검증하는 차량이다. 오는 2023년 출시 예정인 '아이오닉5 N'의 디딤돌 역할이 될 전망이다. (현대차 제공) 뉴스1
올 2·4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둔 현대자동차가 여세를 몰아 철수 12년 만에 일본 재공략에 나섰다. 현대차는 연결 기준 올해 2·4분기 영업이익이 3조원에 육박하는 2조9798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1일 공시했다.
이는 2010년 새로운 회계기준(IFRS)이 도입된 이후 역대 분기 최대 실적이다. 영업이익률은 8.3%로 2014년 2·4분기(9.2%) 이후 8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첫 전용전기차 아이오닉5를 일본 MK택시에 공급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눈에 띈다. 교토에서 운행 중인 MK택시 700여대 가운데 50대가 다음달부터 아이오닉5로 순차적으로 교체되며, 2030년까지 교체를 완료할 예정이라는 것이다. MK택시는 한때 '세계 최고의 서비스 기업'으로 선정될 정도로 친절 서비스로 유명한 회사다.

전기차택시로 변신할 아이오닉5는 지난 4월에 열린 2022 월드카 어워즈에서 '올해의 자동차'로 선정됐다. MK택시가 요구하는 실내공간 크기와 쾌적함, 운전편의성 그리고 주행가능거리와 충전시간을 만족시켰다. 1회 완충에 18분이 걸리고 최대 618㎞의 주행거리를 자랑한다.

현대차는 지난 2001년 일본시장에 진출했으나 극심한 판매부진으로 2009년 말 전면 철수하는 좌절을 겪었다. 수입차의 무덤으로 불리는 일본 재공략의 핵심전략은 전기차와 온라인 판매 두 가지다. 시대 흐름인 탈탄소화를 내세우며 전기차와 수소차 넥쏘로 승부를 건다는 것이다. 여기에 자동차 옵션 선택이나 주문, 대금 결제, 보험 가입, 자동차 등록 등 구매의 모든 절차를 대리점이나 딜러 없이 자사 웹사이트와 스마트폰 앱만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미국 전기차 테슬라가 이미 선보인 판매방식이다.

현대차가 일본 재공략에 나선 것은 일본 전기차 시장의 미래 가능성 때문이다. 지난해 일본에서 팔린 전기차는 전체 내수판매량의 0.5%에 그친 2만1144대에 불과하다. 그만큼 성장잠재력이 크다.
일본 자동차시장은 도요타·혼다·닛산 등 자국 브랜드의 점유율이 94.6%에 달할 만큼 텃세가 세다. 그중에서도 하이브리드와 경차가 독무대를 이루고 있다.
일본 전기차 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테슬라보다 가격과 성능 경쟁력을 갖춘 아이오닉5가 전기차택시와 온라인 판매라는 신선한 전략을 앞세워 연착륙에 성공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