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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있어도 걱정, 없으면 더 걱정"…막차 탄 영끌족·무주택자 '멘붕'[세제개편 후폭풍]

임광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7.23 05:00

수정 2022.07.23 05:00

종부세 절반으로 뚝, 다주택자 버티기 들어가
막차 탄 영끌족, 고점 매입 주택 팔기 어려워
무주택자, 집값 싸지 않고 대출 부담에 못 사
[파이낸셜뉴스] #. 30대 후반 직장인 A씨는 2020~2021년 증시활황기 투자수익과 은행대출로 서울 옥수동 아파트 63㎡를 전세끼고 구매했다. 옥수, 금호동 일대 신축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전반적인 관심이 높아졌지만, 가파른 언덕길 등 입지에 대한 부담으로 최근 가격하락폭이 컸다. 새정부가 2022 세제개편에서 양도세는 두고 종부세 등 일부 개편에 머물러 거래실종이 예상돼 집을 팔고 싶지만 안팔려 전전긍긍하고 있다.

아파트 시도별 매매가격 변동률
지역 ‘21년 1월~7월 3주차 ‘22년 1월~7월 3주차
전 국 7.48 -0.22
수도권 9 -0.55
지 방 6.04 0.09
서 울 2.8 -0.31
경 기 11.73 -0.66
인 천 13.36 -0.69
부 산 8.37 0.1
대 구 8.14 -3.73
광 주 4.04 1.37
대 전 9.31 -1.46
울 산 5.24 -0.13
세 종 2.64 -4.9
강 원 5.19 1.4
충 북 6.74 0.8
충 남 7.08 -0.06
전 북 2.82 2.86
전 남 1.46 -0.88
경 북 5.65 0.87
경 남 4.31 1.74
제 주 11.55 1.27
(한국부동산원(1월~7월 3주차 기준))

'한방' 없는 세제개편…영끌족·무주택자 고민 더 커져

2022 세제개편에서 양도세 등 주택거래를 활성화할 '정책적 한방'이 보이지 않아 막차탄 주택소유자와 무주택자 고민이 더 깊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종부세 완화로 다주택자 매물압박이 줄어 하락세가 둔화될 정도지 집값하락을 멈출 수준은 아니다"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막판 영끌족들은 고점에서 매입한 집값이 하락세이고, 가파른 금리인상 등으로 추가하락을 우려하고 있다.
무주택자들은 고물가·고금리로 대출 부담이 더 커졌고, 공급망 사태로 건설자재가격 상승 등 주택건설이 주춤하면서 내집마련 꿈은 더 멀어지고 있다. 또 문재인 정부 부동산 폭등이 언제 다시 발생할지 몰라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처럼 막차탄 영끌족과 무주택자 고민이 더 깊어져 '집 있어도 걱정, 없으면 더 걱정'이란 말이 나올 지경이다.


서울 시내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시세표가 붙어 있다. /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시세표가 붙어 있다. /연합뉴스

집값 하락세 둔화·거래 실종...개선 기미 안보여

23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 2022 세제개편에서 부동산 부문은 종부세 완화가 두드러졌고, 양도세 등은 큰 변화가 없었다. 이에 따라 다주택자 보유세 부담완화로 매도 압박은 줄었지만 높은 양도세 등으로 거래가 활성화는 어려운 상황이다.

한국은행이 최근 기준금리를 0.50%p 인상하는 등 빅스텝으로 전국 아파트값 하락폭이 확대되고, 서울도 8주 연속(한국부동산원 기준) 하락세다.

핵심지역인 강남구·용산구도 약 4개월여 만에 하락했고, 노도강(노원·도봉·강북) 등은 낙폭이 커졌다. 수도권에선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개발 호재로 집값이 치솟았던 안양과 의왕, 화성 등 주요지역은 최고가보다 수억원씩 추풍낙엽처럼 떨어지고 있다.

수도권 외곽지역인 시흥, 화성, 수원 영통, 용인 수지, 오산, 동탄 등에서 하락거래도 늘고 있다. 수년간 급등했던 세종시 집값 하락세도 두드러졌다.

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원자재가격 급등의 인플레이션이 가중되면서 경제 불확실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 일반적으로 금리와 부동산은 반비례 관계여서 금리가 크게 오르면 부동산 가격은 맥을 못 춘다.



15일 서울 응봉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15일 서울 응봉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거래 빙하기' 우려…매수 타이밍 잡기 어려워

막판 영끌족(영혼을 끌어모아 대출)과 무주택자들은 집값 하락세 속 주택거래가 실종되는 등 '부동산 빙하기'에 생존전략이 불투명해졌다. 부동산 가격은 통상 물가상승을 따르는데, 인플레이션 등 침체기 집값은 상승이 바로 적용되지 않는다. 부동산시장 상승 사이클로 접어들 때 그동안 누적된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부동산 시세가 분출되는 경향을 보인다. 이에 따라 금리·공급망·물가 등 부동산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들이 상승사이클로 바뀌는 시기가 언제일지가 관건인 것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부동산 보유자는 시장이 경색돼 집을 팔고 싶어도 팔리지 않는다. 이자부담 등으로 돈이 급하면 가격을 많이 낮춰야 한다"며 "영끌족은 더욱 난감할 것이다. 과감한 손절매를 결심하지 않는 한 시장 여건이 나아질 때까지 버티는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무주택자는 주택시장 하락세와 불확실성이 커 언제까지 관망해야 할지 고민이다. 종부세는 완화되고 양도세 부담은 커 매물실종은 지속될 전망이다. 또 경기부진, 물가·대출이자 상승 등 부담으로 나오는 급매가 아니라면 섣불리 매수하기엔 하락세가 부담이다.

전문가들은 부동산시장 안정기까지 무주택자는 일단 한박자 쉬는 타이밍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시절 2배 가량 집값이 오르면서 벼락거지를 경험한 2030은 또 언제 집값이 폭등할지 미래가 걱정이다.

한 전문가는 "지금 시점에서 집값은 싸지 않고 세금은 높아 매수 적기라고 보기는 쉽지 않다"며 "저성장 추세를 감안하면 금리는 다시 하락하고, 전쟁도 결국 종료될 수 밖에 없다.
경기는 변할 수 밖에 없어 매수 타이밍을 잡기가 어려운 시기"라고 분석했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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