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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실적쇼크 우려… 원자재 등 방어주 옥석 가려야" [인터뷰]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7.25 18:02

수정 2022.07.25 18:02

송승우 크레스트아시아자산운용 대표·박준용 부대표·임태섭 성균관대 교수
"美 금리커브가 증시 향배 좌우
달러 강세도 한동안 지속될 것"
크레스트아시아자산운용의 송승우 대표, 임태섭 매크로전략 담당, 박준용 부대표(오른쪽부터)가 25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본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서동일 기자
크레스트아시아자산운용의 송승우 대표, 임태섭 매크로전략 담당, 박준용 부대표(오른쪽부터)가 25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본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서동일 기자
"올해 하반기 기업실적 하향조정 압박에 따른 실적 쇼크가 우려된다. 경기 방어주와 원자재 등을 주목하며 방어적 선별 투자전략을 취해야 할 때다."

송승우 크레스트아시아자산운용 대표는 25일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에 따라 미국 금리인상 커브가 어떻게 되는지가 올해 하반기 증시 향방을 좌우할 핵심요소"라며 이같이 말했다.

송 대표에 따르면 글로벌 증시는 올해 1·4분기 인플레이션 급등 현실화에 따른 금리쇼크(Rate Shock)로 급격한 밸류에이션 조정이 발생했다.
2·4분기에는 급격한 인플레이션에 놀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이 황급히 금리인상에 나서면서 경기침체 및 성장쇼크(Growth Shock)에 시달렸다.

송 대표는 "올해 하반기는 기업실적 하향조정 압박에 다른 실적 쇼크(Earning Shock)가 우려된다"며 "1970년대 이후 경험해보지 않은 사이클이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매우 큰 상황"이라고 짚었다.

이 회사에서 매크로전략을 담당하고 있는 임태섭 성균관대 경영전문대학원(MBA) 교수는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쉽게 잡히지 않을 것으로 보여 연준이 정책금리를 현재 시장에 반영된 3% 이상 수준으로 올릴 가능성 높다"며 "이럴 경우 밸류에이션 멀티플이 재차 축소되고 실적이 하향조정되면서 약 20% 정도 큰 폭의 주가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 교수는 올해 하반기 증시 향방을 결정지을 가장 큰 변수로 △미국의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 △경기둔화 속도를 꼽았다.

인플레이션이 쉽게 하락하지 않는 경우 내년 초 경기둔화와 함께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 저성장)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임 교수는 "연준은 인플레이션에 우선 순위를 두고 정책을 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경기침체 수위 역시 높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원달러환율과 관련해서는 미 금리인상 사이클이 명확히 끝나기 전까지 달러 강세가 수그러들기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인상으로 인해 달러강세가 나타나며 원달러 환율이 치솟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대비 0.7원(0.05%) 오른 1313.7원에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를 넘었던 시기는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2001년 닷컴버블 붕괴,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세 차례뿐이었다.

임 교수는 "상대적으로 유럽의 경기침체 가능성이 높고 일본은 양적완화를 지속하고 있으며 중국은 이미 침체국면이기 때문에 달러약세로의 전환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준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끝났다는 컨센서스가 이뤄지면 달러가 약세 전환하겠지만 경기침체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도 높아져 급격히 하락하지는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달러 강세가 꺾일 때까지 국내 증시 역시 당분간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박준용 부대표는 "달러 강세가 꺾일 때까지 외국인 순매수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거래량 축소국면에서는 변동성 상승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크레스트아시아자산운용은 글로벌 투자은행(IB)에서 풍부한 경험을 가진 인력들이 모여 지난 2020년 6월 전문사모집합투자업 등록을 마친 신생 운용사다.

송 대표는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를 거쳐 해외주식 세일즈 업무를 담당했다. 이후 브이앤에스자산운용에서 부대표로 공동CIO를 지내다 크레스트아시아자산운용을 설립했다. 박준용 부대표는 UBS와 모건스탠리에 세일즈트레이더로 활동하다 크레스트아시아자산운용에 합류했다. 이 회사에서 매크로전략을 담당하고 있는 임 교수는 골드만삭스자산운용 한국대표와 맥쿼리증권 한국대표 등 굵직한 자리를 역임하며 이름을 알린 바 있다.

크레스트아시아자산운용의 1호 펀드인 '크레스트아시아 WISDOM 코리아 절대수익 일반 사모투자신탁 1호'는 올해 상반기 -0.95%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코스피 수익률 -21.7%과 비교하면 크게 선방했다.

비결은 매크로 프레임워크에 맞춘 롱숏전략이다. 대부분 코스피시장 상위 50개 종목 중에서 포트폴리오를 꾸려 현재 기준 롱 포지션과 숏 포지션에 4대 6 비율로 종목을 선별한다.

특히 올해 상반기에는 숏 포지션에서 우수한 성과를 올려 전체 수익률이 상승했다. 1·4분기의 경우 네이버와 카카오 등 인터넷 관련주에, 2·4분기에는 은행 등 금융 관련주에 숏 포지션을 취한 것이 성공적이었다.

올해 하반기에는 방어적 선별 투자전략이 필요하다고 이들은 입을 모았다.
특히 방어주와 원자재 섹터를 주목하고 경기민감주, 특히 은행과 자동차 섹터는 피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임 교수는 "경기침체 국면에 도달할 때까지 방어적 전략으로 대응하면서 내년 하반기 연준의 정책전환에 대비해 투자기회를 엿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인플레이션의 구조적 상승에 따라 매출성장 중심에서 영업이익률 중심으로 주식 포트폴리오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엔화와 원자재, 금, 리오프닝 수혜주를 주목하라고 말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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