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신민경 기자 = # 30대 직장인 A씨는 오전 10시쯤부터 서울 종로에 위치한 회사 인근 삼계탕 집을 찾아 다녔다. 중복을 맞아 동료들과 삼계탕으로 점심 회식을 하기로 했는데 전화 예약이 어려워서다. A씨는 "전화 통화가 어려워 직접 가게를 방문해 식사 예약을 했다"며 "조금이라도 늦었으면 어려웠을 것 같다"고 말했다.
26일 중복을 맞아 서울 시내 삼계탕 식당들이 대목을 맞았다. 보양 음식으로 복달임하려는 손님들이 가게를 찾았기 때문이다.
이날 오전 서울 시내 삼계탕 가게들은 평소보다 이른 손님맞이에 분주했다. 종로 'OO삼계탕'은 영업 시작이 한 시간도 더 넘게 남았지만 테이블 정리를 시작하고 있었다. 또 이날은 '삼계탕'만 판매했다. 인삼죽 등 다양한 메뉴가 있지만 삼계탕 외 메뉴 주문은 되지 않았다. 식당 관계자는 "삼계탕을 찾는 손님들이 많아 다른 음식을 준비할 여력이 안 된다"며 "이미 좌석 예약이 거의 꽉 찼다"고 했다.
인근 백숙 가게도 예약 상황은 비슷했다. 기존 테이블 위에는 예약 손님 앞접시와 식기가 모두 준비됐다. 가게 사장은 "15테이블 정도 되는데 정오까지 예약이 다 찼다"며 "방금 예약하러 가게에 들른 손님에게도 점심시간이 조금 지나야 식사가 가능하다고 안내했다"고 설명했다.
서울 용산의 'OOO삼계탕' 가게 앞은 영업 시작 30분 전부터 20여명의 손님이 줄을 서기 시작했다.
이날 가게 앞에서 아이스 커피를 들고 대기한 20대 직장인 B씨는 "초복에도 삼계탕을 먹으러 왔었는데, 야외 대기를 오래해 너무 더웠던 기억이 있다"며 "중복에는 좀 더 수월하게 기다리기 위해 오늘은 차가운 음료를 들고 왔다"고 말했다.
가게는 이날 준비한 삼계탕 물량의 약 50%를 한 시간만에 소진했다. 가게 사장 함씨는 "복날 찾아오는 손님들이 맞아 가족뿐만 아니라 주변 세탁소 사장님까지 모두 가게에 동원됐다"고 전했다.
이어 "브레이크 타임인 오후 2시30분부터 또 저녁 장사 준비를 해야 한다"며 "중복인 만큼 저녁에도 손님이 많은 편"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삼계탕 가게 수입 상황은 예년과 비교하면 많이 다른 상황이다. 코로나19 재확산에 손님이 평년보다 줄어든 데 이어 재료 수급부터 인력난까지 3중고에 시달리고 있어서다.
앞선 25일 기준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당 닭고기 도매가는 3689원으로 지난해 같은 날의 3099원보다 19% 올랐다. 이렇다보니 삼계탕 가격도 인상될 수밖에 없었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삼계탕 가격은 전국 평균 1만4356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9% 뛰었다. 이날 삼계탕 집 가격도 대부분 평균 1만8000원이었다.
을지로에 소재한 삼계탕 전문점 주인 C씨는 "중복이기 때문에 오늘은 손님이 많기는 하지만 말복을 지나 가을·겨울이 돼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줄어들 매출이 걱정되기도 한다"며 "얼른 물가가 안정돼 원재료비 부담이 조금이나마 줄었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