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희곡의 연극 '빈센트 리버' 재공연
신유청 연출 "혐오를 발견해가는 깨달음의 과정 그려"
![[서울=뉴시스]강진아 기자=연극 '빈센트 리버' 프레스콜이 26일 서울 종로구 드림아트센터에서 진행됐다. 배우 정재은과 강승호. 2022.07.26. akang@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age.fnnews.com/resource/media/image/2022/07/26/202207261830249785_l.jpg)
[서울=뉴시스] 강진아 기자 = 영국 동부 베스날 그린에 사는 중년 여성 아니타의 아들 빈센트가 살해를 당한다. 아니타는 사랑하는 아들을 잃은 절망과 함께 그가 숨기고자 했던 성 정체성을 마주하게 된다.
아들의 죽음과 동성애 사실은 지역의 큰 이슈가 되고, 아니타와 빈센트를 향한 시선은 동정이나 연민이 아닌 비난이 된다. 견디다 못한 아니타는 살던 곳을 떠나 낡은 아파트로 도피하듯 이사한다. 그곳에서 빈센트의 죽음 이후 그녀의 주변을 맴도는 17살 소년, 데이비를 마주한다.
혐오를 둘러싼 묵직한 주제를 던지는 연극 '빈센트 리버'가 지난해 국내 초연한지 1년여 만에 재공연에 올랐다. 영국의 작가 필립 리들리가 쓴 희곡으로, 2000년 영국 햄프스테드 극장에서 초연했다.
올해 다시 작품을 맡은 신유청 연출은 26일 서울 종로구 드림아트센터에서 진행된 프레스콜에서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하면 놓칠 수 있는 부분이 있기에 처음 한다는 마음으로 작업했다. 초연 때 다 풀지 못한 아쉬움도 있었고, 배우들과 처음 모였을 때 모두 백지 상태라고 생각하며 접근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강진아 기자=연극 '빈센트 리버' 프레스콜이 26일 서울 종로구 드림아트센터에서 진행됐다. 배우 우미화, 김현진. 2022.07.26. akang@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age.fnnews.com/resource/media/image/2022/07/26/202207261830268402_l.jpg)
또 "작품에서 특별히 성소수자에 집중하진 않았다. 동성애 혐오 범죄로 죽음을 맞이한 빈센트와 그에 따른 괴로움을 겪는 데이비 그리고 아니타가 혐오를 발견해가는 깨달음의 과정을 그리고 있다"며 "동성애뿐만 아니라 사회에서 상처입고 고통스러워하는 사람들의 아픔에 공감하고 반응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작업했다"고 덧붙였다.
영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우리 주변에서도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는 일이라고 했다. 신 연출은 "작가가 그 지역과 분위기를 자세히 묘사한 이유가 중요하다. 작년엔 인터넷 지도로 그 길을 따라가봤고, 올해는 남기애 배우 지인이 직접 찍어줘서 참고했다"며 "이 일이 대학로에서 일어났다고 상상해봤다. 우리 주변에서도 만날 수 있는 일이고 이를 목격했을 때 나의 위치는 어디일까 하는 질문이 전달되길 바랐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강진아 기자=연극 '빈센트 리버' 프레스콜이 26일 서울 종로구 드림아트센터에서 진행됐다. (왼쪽부터) 배우 남기애, 김현진, 정재은, 이주승, 우미화, 강승호. 2022.07.26. akang@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age.fnnews.com/resource/media/image/2022/07/26/202207261830265476_l.jpg)
2인극인 작품에서 아니타 역엔 남기애, 정재은, 우미화가 나서며 데이비 역엔 이주승과 김현진, 강승호가 번갈아 연기한다.
지난해 초연에 출연한 우미화는 "작품이 쉽지 않지만 재공연에서 또다른 면을 찾고자 집중했다. 작년엔 아니타의 고통과 슬픔에 몰두했다면 올해는 관계를 좀더 깊숙이 들여다봤다"고 했다. 이주승은 "초연에서 찾지 못한 부분을 새롭게 만나고 싶다고 생각했다. 빈센트 리버의 향기가 그리웠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강진아 기자=연극 '빈센트 리버' 프레스콜이 26일 서울 종로구 드림아트센터에서 진행됐다. (왼쪽부터) 신유청 연출과 배우 우미화, 정재은, 남기애, 이주승, 김현진, 강승호. 2022.07.26. akang@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age.fnnews.com/resource/media/image/2022/07/26/202207261830279667_l.jpg)
김현진도 "극에 등장하지 않는 빈센트 리버가 왜 제목인가 스스로 질문을 던졌다. 무대에서 아니타와 데이비가 보여줘야 하는 인물이 빈센트 리버이기에 그렇지 않나 싶다. 또 더 나은 방향으로 나갈 수 있는 힘이 바로 불편함이라고 생각한다. 이 극을 봤을 때 무언가에 대한 불편함이 있고, 좀더 나은 사회로의 작은 시작이 됐으면 하는 생각에 무대 위에서도 그 점에 집중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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