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14만 전국 경찰회의 불발.."위헌 가려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7.27 08:10

수정 2022.07.27 08:10

국가공무원노조 경찰청지부와 경찰청주무관노조 조합원들이 지난 26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류삼영 총경 대기발령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사진=뉴스1
국가공무원노조 경찰청지부와 경찰청주무관노조 조합원들이 지난 26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류삼영 총경 대기발령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정부의 경찰국 신설을 막기 위해 30일로 예정됐던 전국 14만여명의 경찰회의가 전격 취소됐다. 지난 26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경찰국 신설을 사실상 확정하면서 더 이상 경찰들이 나서기 어려워졌다는 게 이유다. 또한 같은날 윤석열 대통령까지 경찰의 집단 반발을 '국가 기강문란'이라고 강하게 몰아붙이면서 경찰들의 입지가 더욱 좁아졌다.

14만여명 경찰회의에 참여한 서울 광진경찰서 김성종 경감은 27일 경찰 내부망에 '전국 14만 전체 경찰회의 자진철회'라고 공지했다. 김 경감은 "어제 국무회의 통과로 경찰국 설치가 확정됨에따라 어떠한 사회적 해결방법이 없어진 현실에서 전체 경찰 이름의 사회적 의견 표명은 화풀이는 될지언정, 사회적 우려와 부담을 줘 경찰 전체가 사회적 비난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철회 배경을 밝혔다.



김 경감은 "지금까지 14만 동료경찰들의 피땀 흘린 노력들로 우리 국민, 국회, 사회는 경찰국 설치가 '검수완박'에 대한 추잡스럽고 국민의 안전을 담보로 한 위험한 보복행위이자 권력남용 행위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인식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국회가 이러한 불법적인 경찰국 설치에 대해 입법적으로 반드시 시정해주실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 국회가 위헌 여부를 직접 가려 달라는 것으로 풀이된다.

법조계의 의견은 다소 엇갈리고 있다. 우리나라 1호 헌법연구관이자 이명박 정부 시절 법제처장(2008~10년)을 지낸 이석연 전 처장(68·사법연수원 17기)은 “상위법인 정부조직법을 개정하지 않는 한 명백한 법 체계 위반”이라는 의견을 보였다. 그는 또한 “로스쿨 초년생한테 물어봐도 명백한 헌법 위반”이라고 밝혔다.

반면 윤석열 대통령의 서울대 법대·사법연수원 동기인 검찰 출신 이완규 법제처장은 ‘시행령으로도 경찰국 신설이 가능하다’며, 국무회의 의결을 앞두고 시행령 입법예고 기간을 40일에서 4일로 크게 줄이면서 논란을 빚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 26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부처 업무보고를 한 뒤 업무보고 내용 브리핑에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 26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부처 업무보고를 한 뒤 업무보고 내용 브리핑에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경찰국 도입을 위한 사실상 최종 관문인 국무회의가 통과함에 따라서 예정대로 다음달부터 시행에 들어간다.

윤석열 대통령을 대신해 한덕수 국무총리가 주재한 전날 국무회의에서 행안부 내 경찰국 신설을 위한 시행령 개정안이 논란 속에 의결됐다. 윤 대통령은 법무부 업무보고를 받는다는 이유로 이날 국무회의에 불참했다.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관보 게재 등을 거쳐 오는 8월 2일 공포·시행된다.

하지만 신설 경찰국이 향후 경찰 조직을 장악할 것이라는 우려감이 적지 않다. 또한 31년 전 폐지된 정권유지 수단이었던 치안본부를 다시 부활시킨다는 비난이 여전하다.

경찰국 신설 이후 행안부 장관은 경찰 조직에 대한 인사와 사실상 지휘권 행사가 가능해진다. 개정안에 따라서 경찰청장은 국무회의에 상정할 사항 등은 행안부 장관에게 미리 보고해야 한다. 대통령·총리·장관 지시 추진실적, 대통령, 국회, 감사원 등에 보고·제출하는 중요자료, 감사원 감사 결과, 예산에 관한 중요자료 및 법령해석에 관한 회신 사항 등도 장관에게 보고해야 한다.
그뿐만 아니라 행안부 장관이 중요 정책에 대한 업무협의를 위해 필요하면 청장과 정책협의회를 열 수 있도록 했다.

이상민 장관은 또한 지난 26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8월 중으로 국무총리 소속의 '경찰제도발전위원회'를 출범시키기로 했다.
이어 6개월 내 권고안 발표를 목표로 사법·행정경찰 구분, 경찰대 개혁, 국가경찰위원회·자치경찰제 개선 등을 논의한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