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면세한도 상향의 경제효과](https://image.fnnews.com/resource/media/image/2022/07/27/202207271820107352_s.jpg)
최근 기획재정부는 여행자 휴대품의 면세한도를 600달러에서 800달러로 상향하기로 했다. 이는 관세법 제96조에 의해 여행자가 반입하는 물품의 관세를 면제해주는 최대한도를 말한다. 이번 상향은 2014년 400달러에서 600달러로 인상한 이후 8년 만에 이루어졌다. 이로써 면세점에서 물품을 구매할 때 800달러까지는 세금을 감면받을 수 있게 됐다.
현재 우리나라 면세업계가 처한 경제적 상황과 소비자 후생 측면에서 이번 기재부의 결정은 환영할 일이다.
이와 함께 중국 면세산업의 급성장과 정책지원은 우리 면세업계의 국제경쟁력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 한 예로 2020년 7월 중국 정부는 하이난 지역의 면세점을 아시아 최대 면세복합시설로 키우기 위해 면세한도를 연간 3만위안(약 4470달러)에서 10만위안(약 1만4900달러)으로 대폭 상향하는 파격적 조치를 단행했다. 이로써 우리 면세업계의 주요 고객인 중국 대리구매상의 수요를 하이난 면세점이 흡수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최근 온라인 쇼핑의 급부상도 우리나라 면세산업의 시장경쟁력에 큰 위협이 된다. 일부 제품은 해외직구가 면세점보다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다양한 종류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는 이러한 비대면 대체 소비 방식을 더욱 일반화해 국내 면세산업의 시장경쟁력 저하에 촉매제가 되고 있다.
소비자 후생 측면에서도 면세한도 상향은 여러모로 유리하다. 600달러의 면세한도는 우리나라의 경제력에 비해 낮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총소득은 2021년 4025만원으로 2014년 3085만원과 비교해 약 30% 증가했다. 국민의 생활수준에 발맞춰 면세한도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
상품 다양성 증가 또한 소비자 후생에 중요한 요소이다. 면세한도를 초과하는 일부 제품의 경우 면세점 제품과 백화점 제품에 각각 부과되는 상이한 세율체계로 인해 면세점 제품 가격이 백화점보다 비싸지는 경우도 발생한다. 이로 인해 일부 브랜드가 국내 면세점에는 입점하지 않는 등 부작용이 나타났다. 이번 조치로 이들이 입점할 수 있다면 국내 면세업계의 브랜드 경쟁력 강화와 함께 소비자는 더 다양한 종류의 상품을 선택할 수 있다.
대내외적 환경변화로 인해 면세산업은 더 이상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아니라 정책적 측면에서 점검하고 관리해야 하는 대상이 되고 있다. 면세산업의 성장은 국내 관광산업 활성화와 직결되는 등 경제적 파급효과가 크다. 이번 조치가 국민 소비 활성화와 더불어 우리나라 면세산업이 가격경쟁력을 갖춰, 탄탄한 내수 소비를 바탕으로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중요한 기폭제가 되기를 희망한다.
장용준 경희대 무역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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