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국내 부동산 전문가들은 가팔라진 금리 인상으로 부동산 시장이 '변곡점'을 맞게 될 것으로 예측했다. 한은의 '빅스텝'(기준금리 한 번에 0.50%p 인상) 이후 대출 이자 부담이 커졌고, 집값 고점 인식이 확산하고 있는 영향이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은 "이달 한은의 빅스텝 때 3% 이상의 금리인상은 이미 예고돼 있었던 만큼 하반기에도 부동산 시장 관망세를 이어질 것"이라며 "급매물 위주로 간간히 거래가 이뤄지면서 지표상 집값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 소장은 "금리 인상과 맞물려 정부의 250만가구 주택 공급 계획 등도 부동산 시장 관망세를 강화시킬 수 있는 요인"으로 꼽았다.
연준은 27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75%p 올린 2.25∼2.50%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미국 기준금리는 한국 기준금리(2.25%)를 추월했고 한미 금리는 2020년 2월 이후 약 2년 반 만에 처음 역전됐다. 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 등에 따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과 한미 기준금리까지 역전돼 한은도 연말 2%대 후반에서 3%까지 기준금리 상승이 불가피해졌다.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는 "기준 금리는 부동산 시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며 "금리 뿐만 아니라 경제 상황도 좋지 않은 만큼 향후 부동산 시장은 급속도로 얼어 붙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금리 인상 폭도 문제지만 발걸음이 빠른 점도 큰 문제"라며 "금리 인상 속도에 따라 시장 참여자들의 체감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금리 인상에 따른 지역별 양극화가 심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송 대표는 "계속된 금리인상으로 경기 침체가 유발되면 부동산 시장에 더 큰 충격이 올 수 있다"며 "직접적으로는 영끌 세대가 많이 몰린 지역의 타격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금처럼 대출 규제가 강화된 상황에서 금리가 더 오르면 부동산 시장의 매매 위축으로 이어지면서 민간 건설 투자도 위축될 가능성 다분하다"며 "선호도가 높은 지역은 수요가 몰리겠지만, 영끌 밀집 또는 외곽 지역 위주로 타격이 불가피해지면서 지역별 양극화 현상도 뚜렷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김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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