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만성전립선염, 절박한 마음에 섣부른 민간요법 조심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7.30 09:00

수정 2022.07.30 09:00

만성전립선염, 절박한 마음에 섣부른 민간요법 조심


[파이낸셜뉴스] 여름 더위가 절정에 이르며 평소 만성질환을 앓고 있으면 건강관리에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 남성들의 고질병인 만성전립선염이나 비대증 환자들도 마찬가지다. 급한 마음에 민간요법에 의존하거나 면역력이 떨어지고 찬 음식, 냉기에 지나치게 노출되면 빈뇨 잔뇨 등 소변증세나 배뇨통이 심해질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

■곤충가루 약재 '반묘' 조심해야
만성전립선염 환자는 오랜 기간 극심한 통증과 빈뇨, 잔뇨, 급박뇨, 야간뇨와 같은 배뇨증세에 시달린다. 재발하거나 증상이 나타나면 마음이 조급하고 불안해 인터넷에 암암리에 떠도는 민간요법을 찾거나 뭐 하면 좋아진다는 '카더라 정보'에 귀가 솔깃해질 수 있다.

일중한의원 손기정 원장은 "혼자 끙끙 앓는 질환이고 항생제에 의존해 치료에 한계가 있다 보니 당장 뭐라도 해보고 싶은 환자들의 절박한 마음을 이해할 수 있다"며 "하지만 근거가 없고 입증되지 않은 자가 요법은 병을 더 깊게 하거나 예기치 않은 부작용과 위험에 노출될 수 있어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대표적인 것이 반묘(班猫)라는 곤충 가루 약재다. 전립선염증을 녹여 소변으로 배출해 완치한다는 광고가 나오는 이 약재는 문헌에 있지만 치명적인 독성이 있다. 피를 토하거나 요도 출혈을 일으킬 수 있고 신장이 망가져서 응급실에 실려 가는 사례도 있다. 자칫 생명을 잃을 수도 있는 아주 위험한 약재이다. 전립선염 환자들이 꼭 기억하고 경계해야 한다.

생마늘을 항문 안에 넣는 것도 절대 삼가야 한다. 마늘의 매운 맛이 항문 안쪽에 인접한 전립선 부위에 영향을 줘 하복부에 묵직한 느낌이 줄거나 또는 배뇨 시 불쾌감이 사라진다는 경험담을 소개하는 인터넷 글이 있다. 물론 항산화, 항염 성분이 많은 마늘을 음식으로 먹는 것은 전립선 건강에 분명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생마늘을 까서 몸 안으로 직접 넣는 것은 위험하다. 세균 감염의 우려와 대장이나 직장 점막을 직접 자극해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마찬가지로 마사지 봉을 항문에 넣는 행위도 하지 말아야 할 것 중 하나다. 나무나 플라스틱을 구부려 만든 도구를 항문을 통해 전립선 부위까지 넣어 직접 자극하려는 시도 역시 감염 위험이 있고 특히 대장 내부 점막에 상처를 낼 수 있어 절대 삼가야 한다. 이 밖에도 회음부나 성기에 직접 벌침을 맞거나 항문과 생식기 사이 회음부에 파스나 물파스를 사용하는 일, 분말 소금을 계란 노른자로 반죽한 계란 고약을 붙이는 사례 등도 근거가 없거나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이다.

손기정 원장은 "만성전립선염, 전립선비대증으로 인한 통증과 소변 문제는 민간 자가 요법으로 해결할 수 없는 질환이기 때문에 안전성이 충분히 검증된 치료법으로 소변증세와 통증을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여름철, 전립선질환자 면역력 높여야
무더운 여름철에는 수면의 질이 나빠지고 찬 음식과 식욕저하로 면역력이 떨어지면 방광염이나 전립선염과 같이 만성 염증성 질환이 악화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병력이 긴 환자일수록 폭염 속 에너지 소모가 많아져 피로와 무기력에 시달릴 가능성이 크다. 특히 전립선염 환자에게 찬 기운은 독이다. 피로와 무기력을 가중시켜 면역력을 떨어뜨리고 방광 주변 근육을 과도하게 긴장시킨다. 하복부가 당기고 회음부 긴장이 함께 동반되면서 뻐근함과 빈뇨, 잔뇨 등이 악화되기도 한다.

전립선염, 전립선비대증 환자들이 여름철 면역력이 떨어지지 않게 하려면 무엇보다 양질의 수면, 따뜻한 건강식을 자주 섭취해야 한다. 그리고 일상에서 가볍게 몸을 자주 움직이면 몸의 활성도와 방어력을 높일 수 있다. 실내 온도를 26~28℃로 유지하고 그 이하로 내려가지 않게 하는 것이 좋다. 찬 맥주 또는 카페인이 들어 있는 탄산음료나 아이스커피를 지나치게 섭취하는 것도 좋지 않다. 빈뇨와 잔뇨 등 소변 증상을 부추길 수 있다.

대신, 삼백초와 어성초를 1:1 비율로 섞어 끓인 후 음료처럼 자주 마시면 갈증 해소는 물론 소변기능을 안정시키는데도 도움을 준다. 여름철 냉기로 인한 소변 ·통증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섭씨 35~40℃의 따뜻한 물로 하루 10~20분씩 좌욕을 하면 면역력을 높이고 회음부 이완에도 좋다.


손 원장은 "환자들이 소변증상과 통증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삶의 질이 급격히 떨어지고 일상생활이 무너지는 등 악순환에 시달리고 항생제나 소염진통제에 의존하면 호전되는 듯 하다 재발이 반복돼 근본 치료가 필요하다"며 "전립선 자체의 염증 치료와 더불어 방광기능 회복, 신장·간장 등 배뇨 관련 장기의 기능을 높이는 통합 한방 치료가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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