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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청산 우려"…둔촌주공, 급매 늘고 호가 4억 뚝

김희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8.02 12:38

수정 2022.08.02 12:38

7월 둔촌주공 호가 하락 사례 /그래픽=정기현 기자
7월 둔촌주공 호가 하락 사례 /그래픽=정기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지난달 기존 집행부 사퇴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듯 했던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이 오는 23일 7000억원 규모의 사업비 대출 만기를 앞두고 4억원 가량 떨어진 가격에 입주권이 속속 매물로 나오고 있다.

연대 보증을 선 시공사업단이 조합을 대신해 변제하는 대신 조합측에 구상권을 청구하기로 하면서 현금 청산을 우려한 조합원들이 급매도에 나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전용 84㎡ 입주권 24억→20억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현장의 모습. /뉴스1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현장의 모습. /뉴스1

1일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올림픽파크포레온) 인근 공인중개소 관계자에 따르면 전용 84㎡를 배정받은 대지지분 83㎡의 조합원 입주권은 지난 7월22일부터 5일 동안 3차례에 걸쳐 호가가 4억5000만원 내렸다. 현재 가격표는 20억원이다.

동일 면적이 배정됐지만, 더 적은 대지지분의 조합원 입주권은 등록 당시 21억원에서 4억원 하락한 17억원에 매매가가 형성되고 있다. 이날에도 호가는 5000만원 떨어졌다.


4억원 가량의 호가 하락은 둔촌주공에서 전방위로 발생하고 있다. 전용 84㎡가 배정된 대지지분 84㎡의 또 다른 조합원 입주권은 지난달 28일에만 호가가 4억5000만원으로 떨어져 현재 20억원으로 시장에 나와 있다.

전용 95㎡를 받은 조합원 입주권은 지난달 23일부터 이틀에 거쳐 4억원 내려 22억원의 호가가 형성 중이다.

둔촌주공 인근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최근 조합과 시공단의 갈등으로 호가가 많이 내리고 있다"며 "구체적인 가격은 배정받은 면적과 대지지분 등에 따라 매물별로 다르다"고 말했다.

현재 둔촌주공 거래는 토지거래 형식으로 이뤄지지만, 실질은 조합원 입주권 거래다. 현행법상 둔촌주공이 위치한 투기과열지구 내 재건축 조합원 지위 양도의 경우 조합 설립 이후부터 불가능하지만 예외가 있다. 대표적으로 5년이상 거주 및 10년이상 보유한 1세대 1주택자의 매물이 해당된다.

둔촌주공 매물은 오는 12월3일 이후 잔금 납입 조건도 상당수 올라와 있다. 착공일로부터 3년 이내 준공되지 않으면 3년 보유자의 매물도 조합원 지위가 양도되기 때문이다. 둔촌주공은 오는 12월 3일이 착공 후 3년이 되는 날이다.

조합원 1인당 분담금 2억 늘어

수억원 호가 하락은 현금 청산 위기가 이유로 꼽힌다. 오는 23일 조합은 7000억원 규모 사업비 대출 만기를 앞두고 있다. 연대 보증을 선 시공사업단이 갚을 능력이 없는 조합을 대신해 7000억원을 변제할 예정이다.

시공사업단은 공사가 재개되지 않으면 7000억원에 대한 구상권을 청구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이 경우 조합이 소유한 둔촌주공 사업부지는 경매절차에 돌입해 조합원들은 토지지분만큼 경매대금을 받고 모든 권리를 잃게 된다. 재건축 사업의 핵심인 조합원 입주권을 받지 못하게 되는 셈이다.

최근 재건축 조합, 정상화위원회, 시공사업단, 강동구청 4자 대면에서 10월 새 집행부 선입 및 11월 공사 재개를 합의했지만, 세부사항은 아직 미정이다. 특히 공시 중단 예상 기간인 4~11월 동안 발생한 1조원 이상의 추가 공사비를 누가 부담할지 협상이 관건이다.

시공단 관계자는 "추산되는 1조원 이상의 추가 공사비는 발생 원인이 조합에 있는 만큼 조합이 감내해야 한다"며 "6068명 조합원 1인당 분담금이 2억원 가량 추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갯속 상황 만큼 둔촌주공 호가에 대한 평가도 갈리고 있다.

둔촌주공 인근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지난달 28일 합의 이후 공사 중단 사태가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돌기 시작했다"며 "조합과 시공단의 갈등으로 호가가 내린 만큼 지금이 둔촌주공의 최저점"이라고 말했다.


반면, 주변 대단지인 송파구 헬리오시티(2018년 준공·9510가구) 인근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전용 84㎡ 기준 헬리오시티 실거래가가 21억원"이라며 "둔촌주공은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는 피했지만, 기존 예상과 달리 조합원 분담금이 생길 것으로 전망되고 현금청산 위기도 남은 점을 볼 때 저렴한 가격은 아니다"고 말했다.

heath@fnnews.com 김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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