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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배터리 ‘中 아성’ LFP 개발 뛰어들었다

구자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8.02 18:05

수정 2022.08.02 18:05

K배터리 올 상반기 점유율 25.8%
저가 LFP 수요 늘며 점유율 하락
LG엔솔, 美·中에 LFP 라인 구축
SK온도 연내 개발 완료할 계획
보급형에 적용… 삼원계와 투트랙
K배터리 ‘中 아성’ LFP 개발 뛰어들었다
니켈코발트망간(NCM) 등 이른바 삼원계 배터리에 집중해왔던 국내 배터리 3사가 최근 들어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중국 업체들이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앞세워 시장 점유율을 늘리자 국내 업체들도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대응에 나선 것이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2·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보급형 제품으로 LFP 배터리를 적용한다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은 "파우치 기반 방식으로 개발하고 있다"며 "2023년 중국 난징 생산라인을 LFP로 전환해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북미 시장 대응을 위해 2024년 미국 미시건 공장에 신규 LFP 라인을 구축할 것이라고 했다. LFP 배터리 사업을 에너지저장장치(ESS)에 우선 적용한다는 기존 입장에서 선회해 차량용 배터리로 활용한다는 계획을 구체적으로 발표했다.


SK온도 "올해 중 LFP 배터리 개발을 완료할 계획이며 고객사와 공급 관련 협의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동안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중국 업체들이 주도하는 LFP 배터리에 거리를 둬왔다. LFP 배터리는 가격이 저렴하고 열 안정성 면에서 유리하지만 NCM 등 삼원계 리튬 이온 배터리보다 주행거리가 짧기 때문에 전기차 시장이 궤도에 오르기 전 과도기적 제품이라는 인식이 짙었다.

다수의 완성차 업체들도 이 같은 생각이었으나 최근에는 달라진 양상이다. 배터리 원자재 가격이 많이 오른 데다 배터리 공급량이 수요 대비 부족하다는 판단이 서자 LFP 배터리 도입에 나선다. 실제로 테슬라는 올해 1·4분기 생산 차량 가운데 LFP 배터리 비중을 50%까지 확대했고 폭스바겐, 포드 등 다른 완성차 업체들도 LFP 배터리 적용을 추진 중이다.

중국 배터리 업체들은 LFP 배터리를 앞세워 시장 점유율을 점차 늘려가고 있다. 반면 올 상반기 한국 배터리 3사의 총 점유율은 25.8%로 작년 동기보다 9.1%p 하락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점유율은 14%.4로 작년 동기보다 9.4%p 내려갔다. SK온은 5.3%에서 6.5%로 1.2%p 상승했지만 삼성SDI는 5.8%에서 4.9%로 0.9%p 떨어졌다.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투트랙 전략으로 접근하는 모습다.
전기차 보급형 모델에는 LFP 배터리를, 고급형 모델에는 NCM 배터리를 공급하는 방식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가격 때문에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LFP를 안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며 "다만 중국 배터리사들의 가격 경쟁력을 감안하면 국내 업체들이 얼마나 더 뛰어난 LFP를 선보일지, 시장 점유율을 가져올 수 있을지 관건"이라고 말했다.


현대차증권 강동진 연구원은 "셀투팩(모듈을 생략하고 셀에서 바로 팩으로 이어지는 설계) 기술 개발로 LFP 단점이 보완되고 있고 인플레이션으로 비용이 중요해진 상황"이라며 "공급망 관리에서도 삼원계 배터리 대비 강점을 갖춰 LFP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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