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2년 뒤 파리 올림픽에서는 반드시 금메달을 따겠다."
대한민국 근대5종의 간판 전웅태(광주광역시청)의 표정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지난해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에서 근대5종 사상 첫 메달(동메달)을 따냈던 전웅태는 1년 사이 세계 최고 레벨의 선수로 발돋움 했다.
2018년 7월부터 가동된 대한근대5종연맹의 '골드 프로젝트'는 서서히 결실을 맺으며 2024 파리 올림픽에서의 장밋빛 미래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한국은 지난달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에서 열린 2022 국제근대5종연맹(UIPM)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 2개를 포함해 4개의 메달(금 2, 은 1, 동 1)를 수확하며 최고의 성과를 냈다.
전웅태를 포함해 정진화(한국토지주택공사), 김선우(경기도청), 김세희(BNK저축은행), 성승민(대구광역시청), 장하은(경기체고) 등 남녀 선수들 모두 고른 활약을 펼쳤다. 남녀 국가대표 14명의 기량이 상향평준화 됐다는 평가다.
한국은 아쉽게 개인전 메달을 수확하진 못했지만 전웅태가 2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전웅태는 정진화와 남자 계주에서 첫 금메달을 합작했고, 혼성계주에서도 김선우와 금빛 질주에 성공했다.
나아가 여자 선수들의 선전도 돋보였다. 김선우의 혼성계주 금메달 외에도 여자 계주(김선우, 김세희) 동메달, 여자 단체전(김선우, 성승민, 장하은)에서 은메달을 차지했다.
특히 남자 선수들에 비해 세대교체가 이뤄지지 않아 국제 경쟁력이 우려됐던 여자 근대5종은 경기체고 3학년인 장하은과 올해 대구체고를 졸업한 성승민 등 어린 선수들의 활약으로 기대감을 높였다.
지난해 도쿄 올림픽에서 전웅태가 사상 첫 동메달을 수확한 한국 근대5종은 1년 사이 꾸준히 성장했다. 줄곧 유럽세에 밀려 세계 변방에 머물렀지만 이제는 세계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는 2018년 7월부터 실시했던 골드 프로젝트의 효과가 빛을 봤다는 평가다. 골드 프로젝트는 연맹이 도쿄 올림픽 메달 획득을 목표로 가동한 전략으로, 지난 4년 간 국제 대회 출전을 비롯해 꾸준한 투자와 지원으로 선수들의 경쟁들을 높여왔다.
국가대표 남녀 선수 7명씩 14명 중 도쿄 올림픽에서 메달이 유망한 남자 3명과 여자 선수 2명 등 5명에 대해 별도의 펜싱과 승마 등 취약종목 지도자를 증원했고, 체력과 의무담당 트레인, 심리상당 요원 등 전담팀을 꾸려 훈련을 진행했다.
1985년부터 연맹 회장사를 맡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매년 10억원 이상의 후원으로 종목 발전에 기여했다.
대표팀 맏형 정진화는 "기존 코칭스태프와 선배들이 잘 만들어줬고, '원 팀'으로 똘똘 뭉치면서 부족한 것을 채웠다"며 "밀어주고 끌어주는 것이 잘 됐다. 지금과 같은 기세를 이어간다면 올림픽에서 금메달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진천국가대표선수촌에 5종 훈련장이 갖춰져 있지 않아 선수들이 입촌을 못하자, 문경 소재 국군체육부대를 훈련장으로 활용한 것도 호재가 됐다.
고교 시절 승마를 제외한 펜싱, 수영, 사격, 육상만 했던 어린 선수들은 문경에서 본격적인 승마 훈련을 받으며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
최은종 근대5종 대표팀 감독은 "국가대표로 발탁돼 승마를 시작한지 불과 몇 개월 만에 세계선수권대회 결승전 진출에, 단체전 메달 획득까지 힘을 보탠 어린 선수들의 앞으로의 활약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전웅태는 "혼자서 잘해서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라며 "(코치)선생님들과 선수들의 합이 잘 맞아서 플러스가 됐고 시너지 효과가 났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에 있을 항저우 아시안게임뿐 아니라 파리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딸 수 있도록 더 갈고 닦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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