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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상장 2주만에 256배 폭등한 이 종목? 이름없는 핀테크업체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8.05 06:00

수정 2022.08.05 06:00

AMTD디지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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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AMTD디지털 주가 추이
최근 AMTD디지털 주가 추이

[파이낸셜뉴스]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된 홍콩 핀테크 회사가 상장 2주 만에 주가가 200배 넘게 폭등해 눈길을 끌고 있다. 특별한 호재없이 주가가 치솟자 시장에서는 '밈주식(온라인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투자자가 몰리는 주식)이다' '작전세력이 있다'는 등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3일(현지시간) 전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AMTD디지털(HKD)은 장중 한때 전거래일 대비 19% 이상 오른 2000달러에 거래됐다. 지난달 18일 상장 당시 공모가(7.8달러)의 256배에 달한다. 주가는 이후 하락세로 돌아서 전거래일 대비 34.48% 하락한 1100달러로 장을 마쳤다.

AMTD디지털은 전날에도 주가가 126% 급등했다.
당시 시가총액 4000억달러 이상으로 불어나며 메타플랫폼과 알리바바 등을 제쳤다.

홍콩 AMTD, 맥도날드·나이키 시총 제쳐

3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도 2035억달러로 월트디즈니(1985억달러), 맥도날드(1938억달러), 나이키(1792억달러), 골드만삭스(1158억달러), 보잉(989억달러) 등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기업들의 시총을 뛰어넘었다.

지난 2019년 설립된 신생 핀테크 회사가 전세계 시총 상위 기업들보다 비싼 몸값을 받게 되자 시장에서는 '미스터리'라는 반응이다. 비즈니스모델(BM) 역시 명확치 않다는 평가다.

경제전문지 포춘은 "회사 홈페이지에 올라와있는 짧은 기업소개 영상에는 스타워즈와 같은 느낌을 사용해 '아시아의 원스톱 디지털 솔루션 플랫폼이자 디지털 시대 최고의 기업가 및 아이디어를 위한 복합 업체'로 홍보하고 있다"며 "비즈니스 모델이 거의 드러나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공시 서류에 따르면 AMTD 디지털의 지난해 매출은 2500만달러에 불과하다. '스파이더넷 에코시스템 솔루션'에 판매하는 클럽 멤버십 매출이 전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모회사는 홍콩 대기업 AMTD그룹으로 투자은행, 호텔 서비스, 고급 교육, 미디어 및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포춘은 "AMTD디지털이 뉴욕증시에 상장한 이유는 명확치 않다"고 언급했다.

"제2의 밈 주식" "작전세력 있다" 의구심
지난 3월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한 중개인이 주식 시세를 지켜보고 있다. /AP뉴시스
지난 3월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한 중개인이 주식 시세를 지켜보고 있다. /AP뉴시스

뉴욕증시에 상장돼있는 AMTD의 또다른 자회사인 AMTD아이디어도 최근 덩달아 주가가 뛰었다. 이날까지 7거래일동안 주가가 265% 급등했다. AMTD아이디어는 AMTD디지털의 지분 88.7%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AMTD아이디어의 지분 가치 역시 상장 당시 12억8000만달러에서 2297억8000만달러로 200배 가까이 급증했다.

일각에서는 게임스톱에 이은 제2의 밈 주식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드러내고 있다. 밈 주식 열풍의 진원지인 커뮤니티 사이트 레딧 월스트리트베츠에서는 최근 AMTD 디지털에 대한 언급이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가 급등 배후에 작전세력이 있다는 의심도 제기됐다. 미 공매도업체 힌덴버그리서치의 네이트 앤더슨 창업자는 "확실히 ‘펌프 앤드 덤프’(pump-and-dump)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펌프 앤드 덤프'란 인위적으로 수요를 만들어 주가를 끌어올린 뒤 주식을 매도해 수익을 챙기는 행위를 말한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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