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보험

병원 자주 가는 나, 4세대 실손으로 갈아탈까

이병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8.06 05:00

수정 2022.08.06 05:00

4세대 실손보험 계약전환 건수 추이 /그래픽=정기현 기자
4세대 실손보험 계약전환 건수 추이 /그래픽=정기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 A씨(60세)는 최근 4세대 실손보험으로 갈아탔다. 기존에 2세대 실손보험(선택형1, 자기부담비율 10%)을 갖고 있던 그는 4세대 실손보험으로 전환하면서 매월 6만원 보험료를 절약하게 됐다. 기존 9만 2000원 내던 것이 3만 4100원으로 줄어든 것. 연간 평균적으로 상해 통원 치료비로 200만원 정도를 지출하고 있는 A씨의 경우, 간편 계산기를 이용해보니 4세대 실손보험으로 갈아타면서 보험료와 보험금을 합쳐 연평균 67만원(5년간 335만원)을 아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7월 출시된 4세대 실손의료보험 전환건수과 신규 가입자 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올해 평균 달마다 2만~3만 건의 전환율을 보였던 것이 지난 6월에는 7만건까지 상승했다. 실손 보험 상품 구조를 급여와 비급여로 분리하고 필수 치료인 급여에 대해서는 보장을 확대하는 반면 선택 사항인 비급여에는 보험료가 할인, 할증되도록 한 4세대 실손보험이 합리적 소비자들에게 선택을 받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상반기 27만명…4세대 실손 전환 빨라져

6일 손해보험협회 등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기존 실손 보험 가입 고객들이 4세대 실손 보험으로 갈아타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지난해 7월 출시 당시만해도 전환건수는 1만 건 수준에 불과했다. 실손보험 가입자들이 새로운 제도에 대한 확신이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실손보험의 경우 국민의 75%(3900만명)가 가입해 있어 '국민보험'으로 불린다. 신규 가입보다는 전환건수가 중요한 이유다.

그러나 이후 전환 건수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지난해 7월에는 1만 1000건이었던 것이 지난해 12월에는 2만 3000여건으로 증가했다. 올해 1월에는 3만건으로 증가하며 2020년 실손보험 3세대 평균 전환건수(2만 3645건)을 넘어섰다. 3월에는 4만건이 넘었고 6월에는 7만 5946건으로 크게 상승했다.

6개월 동안 1~3세대 가입자 중 26만 8345명이 4세대 실손보험으로 갈아탄 것이다. 그 결과 올해 상반기(1~6월) 월평균 4세대 실손보험 전환 건수는 4만4724건에 달했다. 이는 1만7292건을 기록한 2021년 하반기보다 2.6배 높은 수치다.

업계 관계자는 "5~6월 4세대 전환에 대한 뉴스와 혜택 등이 집중 소개되면서 고객들이 많이 신청했다"면서 "특히 젊은 층을 중심으로 기존 실손보험 고객들이 4세대로 이동하고 있다. 가입 조건 등을 따져보면 4세대가 유리한 고객들이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급여 진료 많은 사람 4세대 실손 유리

4세대 실손보험 상품은 보험사 손해율을 낮추고 가입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출시됐다. 과잉진료 등을 막기 위해 조치였다. 실손상품은 100만원 보험료를 받아 130만원의 보험금을 내주는 '적자 상품'이다. 해마다 수 조원씩 적자가 누적되면서 병원에 거의 가지 않는 가입자들의 보험료까지 오르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적자 주범으로 비급여 과잉진료와 보험사기 등을 지목하고 있다.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4세대 실손보험에 가입하면 병원에 자주 갈수록, 비급여 진료를 많이 받을수록 많은 비용을 내게 된다. 즉 건강보험이 보장하지 않는 이른바 '비급여 진료'를 많이 이용한 사람은 보험료를 더 내고 덜 이용한 사람은 덜 내는 구조다. 재가입주기도 15년에서 5년으로 단축됐다. 도수치료나 백내장 수술 등 보험금을 과다하게 청구한다는 논란이 있는 항목에 대해서는 일부 보장이 제한되며 진료비 가운데 고객이 부담하는 자기 부담금 비율이 다소 높다.

유불리 계산기로 따져보세요
보험다모아 홈페이지의 실손의료보험 계약 전환 간편계산기 화면 캡처 /손보협회 제공
보험다모아 홈페이지의 실손의료보험 계약 전환 간편계산기 화면 캡처 /손보협회 제공

보험사들은 기존 고객들이 4세대 실손보험으로 갈아탈 수 있도록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대표적인 게 보험료 반값이다. 올해 연말까지 실손의료보험 가입자가 4세대 실손보험으로 전환하면 연말까지 보험료 50% 할인 혜택 준다.

그러나 당장 보험료가 낮다고 전환을 하면 안된다. 본인에게 맞는 혜택을 꼼꼼이 체크해야 한다. 이를 위해 손해보험협회와 생명보험협회는 4세대 실손보험 전환을 고려하는 가입자가 간편하게 보험료와 서비스를 비교할 수 있는 '계약전환 간편 계산기'를 선보였다.
이 계산기는 본인의 연간 의료 이용량 등의 정보를 입력하면 기존 보험과 비교해 보여준다. 온라인 보험슈퍼마켓 보험다모아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4세대 실손보험이라고 모든 사람에게 좋은 것은 아니"라며 "반드시 비교해보고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