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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강달러·위안약세 이중 악재 직면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8.06 04:42

수정 2022.08.06 04:42

[파이낸셜뉴스]
금이 당초 예상과 달리 올해 달러 강세, 위안 약세라는 이중 악재를 맞아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13일 스위스 멘드리시오의 금괴 제조업체 아르고-헤라에우스에 쌓여 있는 1kg 금괴들. 로이터연합
금이 당초 예상과 달리 올해 달러 강세, 위안 약세라는 이중 악재를 맞아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13일 스위스 멘드리시오의 금괴 제조업체 아르고-헤라에우스에 쌓여 있는 1kg 금괴들. 로이터연합

금이 이중 악재에 노출돼 있어 당분간 계속해서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속에서 가치보존 수단으로 각광받는 금은 올들어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를 것으로 기대됐지만 실제로는 3% 가까이 하락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일(이하 현지시간) 금 선물 가격이 수개월째 하락세를 타고 있다면서 미국 달러 강세, 중국 위안 약세가 그 이유로 지목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달러·미국채 강세
금 가격이 하락하는 원인은 우선 미국의 금리인상에 따른 달러 강세를 들 수 있다.


위험을 피하고, 인플레이션에 대한 헤지를 위해 금을 살 가능성이 높았던 투자자들이 금리가 뛰자 금 대신 미국 국채를 사고 있다는 것이다.

미 국채 투자는 2가지 매력이 있다.

우선 달러 강세에 편승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아무런 수익이 없는 금과 달리 안정적인 금리 수입을 가져다준다는 매력까지 있다.

기준물인 10년물 미 국채 수익률은 올들어 1.1%p, 연방준비제도(연준) 기준금리에 민감히 반응하는 2년물 국채 수익률은 2.3%p 올랐다.

6월 정점을 찍고 하강하던 국채 수익률은 최근 다시 뛰고 있다.

이날은 10년물 수익률이 2.85%를 돌파했다.

미국의 7월 신규고용이 예상치 25만8000명의 2배가 넘는 52만8000명으로 집계되고, 평균 시급은 전월비 0.5%, 전년동월비 5.2% 급등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연준의 금리인상 폭이 확대될 것이란 예상으로 국채 수익률이 뛰었다.

위안 약세
골드만삭스 최고상품전략가 제프 커리는 여기에 더해 중국 악재가 금 가격 약세의 추가 배경이라고 지적했다.

커리는 중국 소비자들이 전세계 금 소매 거래의 약 3분의1을 차지한다면서 위안화 약세가 이들의 구매력을 약화시켜 금 수요를 위축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커리에 따르면 위안은 주요국 통화 가운데 금 가격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통화다. 그 뒤를 태국 바트화가 잇고 있다.

커리는 "중국 위안이 약세를 보이면서 금 가격 역시 하락했다"고 말했다.

위안은 지난달 말까지 5개월 내리 하락했다. 2018년 10월 이후 최장 하락세다.

중국 역내, 역외 외환시장 모두에서 위안은 올들어 미국 달러에 대해 5% 넘게 가치가 하락했다.

코로나19 봉쇄, 주택 가격 급락세 충격으로 중국 성장률이 둔화되면서 위안은 약세를 보이고 있다.

금, 넉 달 내리 하락
금은 지난 4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가장 활발히 거래되는 선물은 4일 온스당 1788.50달러로 마감했다. 3월 최고치에 비해 12% 넘게 급락했다.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금에 몰렸던 헤지펀드들과 투기적 투자자들은 이제 금에서 발을 빼고 있다.

연준이 어떤 수를 쓰든 인플레이션 오름세를 꺾을 것이란 예상에 따른 것이다.

골드만삭스는 금 가격 전망치도 하향조정했다.

올해 말 온스당 250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했지만 지금은 전망치를 2300달러로 낮췄다.


다만 커리는 미 경제 성장둔화와 내년 경기침체 우려가 고조되면서 결국 금이 다시 오름세를 탈 것이라고 전망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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