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훨훨 나는 닭값에 사장님 한숨…"30개월 적자에 복날 기대 접어"

5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닭한마리 골목 ⓒ 뉴스1 한병찬 기자
5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닭한마리 골목 ⓒ 뉴스1 한병찬 기자


5일 오후 서울 경동시장에 닭고기 도매상점 모습 ⓒ 뉴스1 한병찬 기자
5일 오후 서울 경동시장에 닭고기 도매상점 모습 ⓒ 뉴스1 한병찬 기자


(서울=뉴스1) 조현기 한병찬 기자 = "말복 기대도 안 되네요"

지난 5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골목에서 만난 지경자씨(76·여)는 한숨을 쉬며 이같이 말했다. 이 골목에는 닭 한 마리를 통째로 끓여 파는 일명 '닭 한 마리' 음식점들이 즐비하다.

이곳 음식점 사장 지씨는 "예전에는 여름에 더우니까 장사 안될 때 적자가 났지만 그래도 초복, 중복, 말복 같은 날에 적자를 메꿨다"며 "그런데 올해는 기대가 안 된다"고 고개를 저었다.

이어 "예전에는 (이때쯤) 하루 200마리 정도 팔았는데 어제 86마리, 그저께 90마리로 판매량이 반 토막 났다"며 "빨리 물가가 잡혀야 한다"고 말했다.

지씨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전 닭 한 마리 도매가는 2500원 정도였는데 이제는 약 4200원으로 껑충 뛰었다.

코로나 여파가 지속하는 와중에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져 물가가 급격히 올랐는데 최근 닭농장에서 무더위에 따른 폐사 급증으로 닭고기 공급량까지 대폭 감소한 데 따른 영향이다.

음식점주들은 코로나 여파와 인건비, 닭고기 가격 폭등이라는 3중고를 겪고 있다.

닭 한마리 집 사장 김하균씨(63)는 "코로나19 전에는 종업원이 5명이었는데 이제는 우리 부부 2명이 한다"며 "30개월째 적자"라고 호소했다.

이어 "예전에는 복날 준비하려면 며칠 전부터 준비했는데 이제는 복날인데도 손님도 없고 닭고기 가격도 비싸다"고 했다.

골목에서 식사를 마치고 나온 50대 남성 손모씨는 "여기 닭골목이 유명하다고 해서 멀리서 왔다"며 "그래도 여기는 프렌차이즈 업체들보다는 훨씬 싼 것 같다"고 말했다.

인근 경동시장에서 만난 닭고기 도매업자는 "지난해보다 닭고기 가격이 2배는 오른 것 같다'며 "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에 닭 농장에 사료가 안 들어오고 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다른 도매업자는 "올해 초 한 브랜드의 농장에서 닭들이 집단 폐사하면서 예년보다 닭 물량이 많이 줄어들었다"며 "가령 하림의 올품에서는 지난달 적어도 16만 마리 정도 잡았어야 했는데 11만 마리 정도만 잡은 것으로 안다"고 거들었다.

그는 "화물연대 참프레 지부에서 파업까지 겹치면서 올해 올품 토종닭 물량이 박살이 났다"며 "여기에 더해 폭염까지 심해 닭이 많이 죽었다"고 덧붙였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기온이 30도 이상으로 오를 경우 닭의 면역력이 저하되고 식욕이 떨어지며 질병에 걸리는 등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