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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의 여왕' 황연주 "언니라서가 아닌, 더 잘해서 코트에 들어가야죠"

V리그 원년부터 활약한 베테랑 공격수 황연주 (한국배구연맹 제공) ⓒ 뉴스1
V리그 원년부터 활약한 베테랑 공격수 황연주 (한국배구연맹 제공) ⓒ 뉴스1


현대건설 황연주 (한국배구연맹 제공) ⓒ 뉴스1
현대건설 황연주 (한국배구연맹 제공) ⓒ 뉴스1


현대건설 황연주(한국배구연맹 제공) ⓒ 뉴스1
현대건설 황연주(한국배구연맹 제공) ⓒ 뉴스1


(용인=뉴스1) 이재상 기자 = "언니라서 들어가는 게 아니고 잘해서 들어간다는 말 들어야죠."

여자 프로배구 현대건설의 베테랑 아포짓 스파이커 황연주(36)는 자신의 19번째 V리그 시즌을 앞두고 있다. 전성기만큼 호쾌한 백어택과 강서브는 아니지만 황연주는 팀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선발은 아니지만 중요한 고비마다 세터 이나연과 코트를 밟아 세트 후반에 팀에 활력을 불어 넣는 '소방수 역할'을 하고 있다.

4일 경기도 용인의 현대건설 훈련장에서 만난 황연주는 무더운 날씨에도 KOVO컵대회를 앞두고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었다.

최근 점점 출전 시간이 줄었던 황연주였지만 2021-22시즌 현대건설이 28승3패의 엄청난 성적을 내는데 힘을 보탰다. 야스민 베다르트 대신 교체로 들어갈 때마다 자기 몫을 충분히 해냈다.

2019-20시즌 8경기, 2020-21시즌 19경기 출전에 그쳤던 황연주는 지난 시즌 26경기 56세트에 나가 76득점, 공격성공률 38.82%를 기록했다.

2021-22시즌을 앞두고 도쿄 올림픽에서 방송 해설위원을 하며 "은퇴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왔지만 오히려 그는 씩씩하게 코트를 누비며 건재함을 자랑했다.

지난 시즌을 돌아본 황연주는 "팀이 워낙 잘 나갔고, 좋은 성적을 내는데 도움이 돼서 기쁘다"면서 "팀에서 고참으로 끌고 가는 것도 중요한데 그런 역할을 잘 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황연주는 방송 해설위원으로도 기대 이상의 말솜씨를 뽐내 "은퇴 후에도 걱정 없겠다"는 주변의 농담도 들을 수 있었다.

그는 "국제 대회 해설을 준비한 것이 배구 적으로도 도움이 많이 됐다"면서 "주변 분들의 도움도 많이 받았다. 처음이라 부족한 점도 있었지만 좋은 경험을 했다"고 웃었다.

2005년 1라운드 2순위로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은 그는 V리그 원년부터 쉴 새 없이 뛰어온 선수 중 한 명이다. 신인선수상, 서브상, 올스타 MVP, 정규리그 및 챔피언결정전 MVP 등 안 받아본 상이 없을 정도다.

최다 서브 에이스, 후위 득점 등 황연주가 걷고 있는 길이 곧 V리그의 역사이기도 하다.

황연주가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것은 스스로를 꾸준히 채찍질하기 때문이다.

그는 "스스로에게 관대해지는 순간 나태해진다"며 "항상 더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고 말했다.

황연주는 "내가 (코트에)들어가면 어린 선수들보다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면서 "언니라서, 나이가 많아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더 낫기 때문에 들어간다는 것을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후배들에게 나이 먹고도 할 수 있고 '저 언니처럼 오래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선수가 되는 것이 나의 목표"라고 각오를 다졌다.

스타팅 멤버가 아니라 웜업존에서 대기하다 들어가야 하는 어려움도 있지만 이 또한 황연주는 받아들이며 자신이 투입될 시간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중간에 들어가서 100%를 보여주지 못하고 나올 때마다 항상 아쉽다"면서 "그것 또한 내 숙명이다. 힘들지만 모든 교체 선수들이 그렇게 하고 있다. 내가 더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 번 더 들어갈 수 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베테랑 황연주는 여전히 욕심이 많다.
그는 "나이를 먹었기 때문에 떨어진다는 생각을 바꾸고 싶다. 저 선수는, 아니 '저 언니는 아직도 잘하는 구나'라는 말을 듣겠다. 이전 시즌보다 더 나은 모습을 보여 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