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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하의 현인' 버핏도 심각한 투자 손실...2분기 68.8조원 평가손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8.07 04:23

수정 2022.08.07 04:23

[파이낸셜뉴스]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인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이 2019년 5월 4일(현지시간) 버크셔 본사가 있는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연례 주주총회에 도중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인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이 2019년 5월 4일(현지시간) 버크셔 본사가 있는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연례 주주총회에 도중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도 2·4분기 주식 투자에서 심각한 손실을 경험한 것으로 확인됐다. 주식시장 급변동 속에 버핏조차 소나기를 피하지 못한 것이다.

버핏의 투자회사 버크셔해서웨이는 6일(이하 현지시간) 2·4분기 실적발표에서 소속 업체들은 장사를 잘 했지만 버크셔가 투자한 종목들의 주가가 급락해 상당한 평가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장사는 잘 했는데...
CNBC,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버크셔의 2·4분기 영업이익은 좋았다.


보험사 가이코, 철도회사 벌링턴노던산타페(BNSF), 유틸리티 업체들, 캔디업체 등에 이르기까지 버크셔 소속 자회사들은 탄탄한 실적을 냈다.

영업이익은 1년 전보다 38.8% 급증한 92억8300만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나 가치투자의 대가인 버핏이 투자에서는 큰 손실을 냈다.

버크셔의 2·4분기 투자 평가액은 530억달러(약 68조8200억원) 손실을 기록했다.

주식시장이 요동치는 가운데 '오마하의 현인'도 충격을 피하지는 못했음을 보여준다.

분기 평가손 의미 없어
그렇지만 버핏은 예전처럼 분기 평가액에 일희일비하지 말라고 투자자들에게 충고했다.

버크셔는 성명에서 "특정 분기의 투자 평가익이나 평가손은 대개 의미 없다"면서 "이같은 주당순익 숫자들은 회계규정에 관해 완전히 무지하거나 잘 모르는 투자자들을 오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주식시장 2·4분기 약세장 진입
뉴욕증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잡기 위해 대대적인 금리인상에 나서면서 추락해 2·4분기에는 약세장에 진입한 바 있다.

시황을 가장 잘 보여주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이 기간 16% 넘게 급락해 팬데믹 충격으로 주식시장이 붕괴됐던 2020년 3월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한 바 있다.

상반기 전체로는 20.6% 폭락해 1970년 이후 최대 상반기 낙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탄탄한 버크셔
버크셔 주식도 2·4분기에는 고전했다. 보통주(A주) 낙폭이 22%를 넘었다.

실적 발표 전날인 5일에도 전일비 2620.08달러(0.59%) 하락해 43만9528.92달러(약 5억7000만원)를 기록했다.

그러나 주식시장 흐름에 비하면 탄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S&P500지수가 올들어 13% 하락한 반면 버크셔 주가 낙폭은 2.47%에 그친다.

투자 줄고, 보유현금 늘고
버크셔는 투자에 계속해서 소극적이다.

버핏이 2020년 팬데믹 당시 폭락장에서 투자를 멈췄다가 이후 투자를 재개하기는 했지만 신중한 태도를 지속하고 있다.

버크셔는 2·4분기 자사주매입에 10억달러를 투입했다. 그렇지만 이는 1·4분기 자사주매입 규모 32억달러에 비해 크게 줄어든 수준이다.

대신 보유 현금은 늘었다.

6월말 현재 버크셔의 보유현금은 1054억달러에 이르렀다.

버크셔가 올해 석유 업종에 올인해 석유메이저 셰브론 지분을 상당량 확보하고, 독립 석유업체 옥시덴털페트롤리엄 최대 주주가 되는 등 대규모 투자에 나선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보유 현금 규모에 비해 투자액이 크지 않다는 것을 방증한다.

버핏은 3월부터 옥시덴털 지분을 늘리기 시작해 지금은 옥시덴털 전체 지분의 19.4%를 확보했다. 시가로 약 109억달러 규모다.

비록 버핏이 막대한 투자손실을 보였다고는 하지만 옥시덴털 투자는 그의 혜안이 아직 녹슬지 않았음을 재확인시켜주고 있다.

옥시덴털은 올해 S&P500지수 편입 종목 가운데 최고 수익률을 기록하는 종목이다.

비록 최근 유가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상승세가 꺾이기는 했지만 올들어 주가가 2배 넘게 뛰었다. 연초 대비 주가 상승률이 103.55%에 이른다.

5일에도 전일비 1.55달러(2.70%) 뛴 59.01달러로 마감했다.

한편 올해 버핏의 최대 기업인수는 옥시덴털이 아닌 보험사 앨리개니이다.


버크셔는 3월 21일 앨리개니를 116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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